[조호진의 PICK] SK하이닉스 – HBM4 업고, 삼성전자 제치고 시총 1위 등극?

HBM 1등 주자 프리미엄 더해지면 현실화 가능성↑

2025-09-15     조호진 객원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 12일 전날보다 7% 오른 32만8500원(KRX 기준)에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약 240조원에 이르렀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치솟은 원인은 이날 발표한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 준비를 끝냈다는 발표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료출처=네이버 증권]

[데일리인베스트=조호진 타키온뉴스 대표] SK하이닉스가 지난 12일 전날보다 7% 오른 32만8500원(KRX 기준)에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약 240조원에 이르렀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치솟은 원인은 이날 발표한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 준비를 끝냈다는 발표 때문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초고성능 인공지능(AI)용 메모리 신제품인 HBM4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양산 체제를 세계 최초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HBM4는 HBM 6세대 제품이다. 세대별 구분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6세대(HBM4) 등이다. 

HBM4는 5세대인 HBM3E 보다 2배 늘어난 2048개의 데이터 전송통로(I/O)를 적용해 데이터 전송 규모를 2배로 확대했다. 

반도체의 데이터 전송은 전기 신호를 보내거나(on), 끊거나(off) 하는 방식으로만 가능하다. 이를 자릿수로 환산하면 통상 사용하는 십진법이 아니라 이진법에 해당한다. 한 번에 10개의 전기 신호를 활용해 전기를 보내거나, 끊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 이때 보내는 데이터량은 2의 10승인 1024개가 된다. 

챗GPT로 대변되는 생성형 AI는 인류에게 새로운 문(門)을 열었지만, 이제 시작이다. AI가 발전하려면 데이터 전송량도 함께 증가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 5세대 HBM은 한계에 봉착해, 데이터 전송 통로를 두 배 늘리기로 했다. 그래서 HBM4는 1024의 2배인 2048개의 통로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전송 통로가 늘어나면 기존 웨이퍼 공정에서 전송 통로를 두 배로 뚫어야 한다. 여기에는 기계적, 전기적 난관이 있었다. 이를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양산 수준에서 해결했다. 

덕분에 주가가 날았다. 대만의 시장 조사기업 트렌드포스는 이달 중에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HBM4의 가격이 결정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HBM4의 가격이 5세대 제품보다 약 60%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경쟁자는 지금처럼 마이크론이 있다. 하지만, 아직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 수준의 양산 체제를 마쳤다는 발표는 없다. HBM4에서도 SK하이닉스의 시장 과점은 이어질 전망이다. 다올투자증권은 “HBM4에서도 초기 공급 주도권을 확보하며 이전 세대에서와 동일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의 이같은 강점이 지속되면, 내년에는 국내 시총 1위도 가능하다. 호주 금융그룹 맥쿼리는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올해 44조4000억원, 내년 68조8000억원, 2027년 90조7000억원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을 10배로 가정하면 시총은 올해 444조원, 내년 688조원, 내후년 907조원에 달하게 된다. 지난 12일 기준 SK하이닉스의 시총은 239조원으로 PER 8배에 그쳤다. 지난 12일 기준 삼성전자의 시총은 446조원으로 PER은 16배다. PER이 SK하이닉스의 두 배에 이른다.

이처럼 SK하이닉스가 저평가받아 PER이 10배 수준에 머물더라도 맥쿼리 예측이 현실화된다면 내년에는 국내 시총 1위가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스마트폰, 메모리반도체에서도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에 주가가 드라마틱하게 상승하지는 못할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자기자본이익률(ROE)의 경우 올해말 기준(증권사 컨센서스 추정치) SK하이닉스가 35.1%인데 비해 삼성전자는 7.30%로 상대가 되지 않는다. [자료출처=네이버 증권]

물론 여기에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과 주가가 제자리에 머물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HBM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스마트폰, 메모리반도체에서도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에 영업이익이나 주가가 드라마틱하게 상승하지는 못할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자기자본이익률(ROE)의 경우 올해말 기준(증권사 컨센서스 추정치) SK하이닉스가 35.1%인데 비해 삼성전자는 7.30%로 상대가 되지 않는다.

더욱이 HBM 1등 주자에 대한 프리미엄이 더해져 SK하이닉스의 PER이 현재 삼성전자처럼 16배가 적용된다면 내년 시총은 1100조원에 달한다. 이는 현재 삼성전자의 시총 2배를 훌쩍 넘는 것이다. 그러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1위 기업으로 등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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