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포커스] 로보티즈, 휴머노이드 시대 겨냥 유증…AI시대 대비 선제적 투자
AI워커·데이터팩토리 가속화…내후년 액추에이터 300만대 캐파 가동
[데일리인베스트=이상일 객원기자] 로보티즈가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한다. 단기적으로는 주가 희석 우려가 불가피하지만, 액추에이터 캐파(CAPA) 확대와 데이터 팩토리 구축 등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한 선제적 투자라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증설 효과가 2027년부터 본격화하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경쟁자와의 격차를 벌릴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99년 3월25일 설립된 로보티즈는 로봇 부품을 연구, 개발하고 생산 및 판매하는 기업이다. 핵심 기술 및 제품은 서비스 로봇 구축 솔루션이다. 매출은 로봇 전용 액추에이터와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능형 소프트웨어로 구성되어 있다.
로보티즈의 대표 브랜드인 ‘다이나믹셀(Dynamixel)’은 로봇 전용 구동장치인 액추에이터로, 네트워크를 통해 전체 로봇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분산 제어할 수 있다. 2021년부터는 자율주행로봇(AMR)을 상용화하며 ‘집개미’와 ‘일개미’를 개발했다. AMR 사업은 크게 ‘실내 자율주행로봇(집개미)’과 ‘실외 자율주행로봇(일개미)’으로 나뉜다.
이외에도 휴머노이드 작업용 로봇인 ‘AI 워커’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 2대 주주인 LG향으로 이 제품을 납품한 이력이 있다. 연내에 LG 외에도 다수 고객사에 100여대의 AI워커를 공급할 예정이다.
로보티즈는 지난 8월28일 장 종료 후 1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예정 발행가는 7만4100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21% 할인됐다. 신주의 종류와 수는 보통주 134만9528주(발행주식 총수의 10.15%), 신주배정기준일은 9월 30일, 발행가 확정일은 11월4일, 상장 예정일은 12월1일이다.
조달 자금은 시설자금 600억원, 운영자금 400억원으로 나뉜다. 시설자금은 △우즈베키스탄 현지 공장 인수 및 신설 △데이터 팩토리 구축 △정밀 가공·모터 생산 시설 확충 △로봇 부품·완제품 생산에 쓰인다.
연도별로는 2026년 312억5000만원, 2027년 287억5000만원이 투입돼 총 600억원이 집행된다. 데이터 팩토리에 25억원, 정밀 가공시설 확충에 350억원, 모터 생산에 75억원, 완제품 생산에 150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운영자금은 액추에이터·모터 연구개발, 데이터 팩토리 운영, 가공 운영비 등으로 2026~2030년까지 연차적으로 집행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8월29일 리포트에서 “현재 마곡 본사 제조 시설만으로는 내년부터 풀 캐파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액추에이터 출하량이 지난해 15만개에서 올해 22만개, 내년에는 30만개 이상으로 늘어나는 만큼 증설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증설 효과는 2027년 상반기부터 나타날 전망”이라며 “증설 결정 시기는 적절했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도 같은 날 리포트에서 “증자 충격은 단기에 그칠 예정”이라며 “대규모 증자는 강한 전방 수요의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휴머노이드용 액추에이터 캐파 30만대는 향후 초도 양산시장에 턱없이 부족해 증자를 통한 선제적 투자가 경쟁자와의 격차를 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증자로 액추에이터 부문 가치는 신뢰도가 높아졌다”며 “배송로봇 ‘로보이츠(RoboEats)’ 부문은 외부 투자를 유치 중이며, 높아지는 휴머노이드 기업 장외가치를 반영할 때 높은 업사이드 기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보티즈는 지난 3월18일 물적분할 방식으로 자율주행로봇 사업부분을 분리해 분할신설회사 로보이츠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키움증권도 같은 날 리포트에서 “확보된 자금은 3단계로 투입된다”며 “1단계 데이터 팩토리, 2단계 액추에이터, 3단계 로봇 부품·완제품 생산으로 이어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간 30만대 수준에서 2026년 자금 투입 이후 2027년에는 액추에이터 연간 210만~300만대 캐파가 준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10개가 넘는 업체들이 액추에이터 양산 단계로 전환하고 있어 증설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현대차증권은 유상증자 발표전인 지난 8월22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휴머노이드 원가의 70%를 차지하는 액추에이터는 AI 산업의 GPU와 같은 위상”이라며 “로보티즈는 다이나믹셀 시리즈 등 10년 이상 액추에이터를 생산하며 테슬라·유니트리·애질리티 로보틱스 등 글로벌 메이커들과 납품한 이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AI 워커, 자율주행 로봇 ‘개미’ 시리즈, OpenAI향 납품 이력까지 보유해 “액추에이터→로봇→휴머노이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증권은 로보티즈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함께 목표주가 10만원을 제시했다.
또 신한투자증권은 “2분기에 매출액이 감소했지만 3분기부터는 휴머노이드 손가락용 액추에이터, AI 워커 판매로 성장을 재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는 단기적으로는 주가 희석 우려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휴머노이드 시대를 겨냥한 투자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액추에이터 생산능력 확대와 데이터 팩토리 구축, 신제품 AI 워커와 로보틱스 플랫폼이 가시화될 경우 로보티즈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굳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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