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진의 PICK] 이수페타시스- 김상범 회장, 제이오 인수 철회로 자산 불릴까

유상증자 발표후 주가 하락으로 유증가 2만7800원으로 확정

2025-04-29     조호진 객원기자
지난해 11월 주가가 급락하자, 김 회장을 비롯한 주요 주주들은 싼 값에 이수페타시스의 유상증자를 참여할 수 있었다. 이들의 유상증자 발행가는 2만7800원이다. 지난 28일 종가는 3만3050원이다. 상당히 싼 가격에 유상증자에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사진은 이수페타시스 주봉. [사진출처=네이버 증권]

[데일리인베스트=조호진 타키온뉴스 대표]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64) 일가가 이수페타시스의 유상증자로 700억원대의 자산을 불릴 기회를 잡았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 25일 유상증자로 발생한 주요 주주의 주식 변화를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의 모든 취득단가는 2만7800원이다. 모기업이자 최대주주인 이수는 유상증자로 235만3542주가 늘었다. 김 회장은 8만8999주, 차남 김세현씨(27)는 311주가 증가했다. 

이수는 비상장이다. 이수의 최대주주는 이수엑사켐으로 73.4%이고, 나머지는 김 회장이 보유하고 있다. 이수엑사켐의 주주는 오직 김 회장뿐이다. 이수와 이수엑사켐의 주주 구성은 올해 각사의 감사보고서 기준이다.  

결국 김 회장 일가가 이번 유상증자로 증가한 이수페타시스의 보통주는 총 244만2852주이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해 11월8일 제이오 인수금액을 포함한 5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공시했다. 제이오는 탄소나노튜브로 주식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자가 당선된 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차를 싫어하고 내연기관차를 지지한다. 캐즘(chasm·대중화 이전 기술과 단가의 차이)과 중국 전기차 공세로 난관을 겪는 전기차 업종에게 트럼프 당선은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그런데도 이수페타시스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서 제이오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시장은 매도로 화답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메리츠증권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키움증권 역시 “이수페타시스와 제이오의 시너지는 단기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이수페타시스의 주가는 급락했다. 결국 이수그룹은 지난 1월23일 제이오 인수를 철회했지만, 주가는 잠시 반등했다가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최근 3만원 안팎을 움직이고 있다. 유상증자 이전인 4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주가가 급락하자, 김 회장을 비롯한 주요 주주들은 싼 값에 이수페타시스의 유상증자를 참여할 수 있었다. 이들의 유상증자 발행가는 2만7800원이다. 지난 28일 종가는 3만3050원이다. 상당히 싼 가격에 유상증자에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수페타시스의 주가가 5만원에 이르면 김 회장 일가는 약 680억원의 평가 차익을 거둔다. 이수페타시스는 인공지능(AI) 서버에 필요한 초고다층기판(MLB·Multi Layer Board)을 생산한다. 일반 인쇄회로기판(PCB)을 10층으로 쌓으면 고층 MLB로, 18층을 쌓으면 초고층 MLB로 분류한다. AI 시대를 맞아 일반 디램이 아닌 고대역폭메모리(HBM)3가 각광을 받듯이, 대용량으로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초고다층 MLB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이수페타시스도 AI 종목으로 분류됐다.

초고다층기판에서 이수페타시스의 적수는 중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약대로 중국에 관세 폭탄을 안겼다. 결국 세율이 낮아지기는 하겠지만, 이전보다 중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은 희석될 전망이다. 이는 고스란히 이수페타시스의 매출·이익·주가 상승으로 귀결될 전망이다. SK증권은 “미·중 분쟁으로 MLB의 공급 부족은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수페타시스의 주가가 5만원에 이른다는 전망은 설득력을 얻는다. 결국 이수페타시스의 황당한 제이오 인수로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으로 속앓이를 알았지만, 김 회장 일가는 수백억원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게 된 셈이다 

이수페타시스의 목표주가로 SK증권은 5만9000원을, 한국투자증권은 7만원을 각각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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