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뉴스] 그룹 총수 44명 주식가치 60% 하락…1년 새 6조6000억원↓
한국CXO연구소, 2025년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결과 발표 두산 박정원, 주식가치 180% 넘게 상승…에코프로 이동채, 50% 이상↓
[데일리인베스트=권민서 기자] 대기업 총수 44명의 주식가치가 최근 1년 새 6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원 두산 회장은 주식가치가 180% 넘게 상승했지만, 이동채 에코프로 전(前) 회장은 50% 이상 감소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주식재산 1위를 유지했다.
6일 한국CXO연구소는 ‘2024년 대비 2025년 연초 기준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44개 그룹 총수의 올해 초 전체 주식평가액은 58조1584억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연초 64조7728억원 대비 6조6144억원 감소했다. 감소율로 보면 10.2% 수준이다.
44명의 그룹 총수 중 28명(63.6%)은 주식가치가 하락했고, 16명(36.4%)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에만 8.2% 수준으로 떨어져 지난해 2·3분기 때보다 하락 폭이 더 컸다.
최근 1년 새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는 박정원 두산 회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정원 회장의 올해 주식재산은 3456억원으로 지난해 연초 대비 2244억원 넘게 증가했다. 1년 새 주식재산 증가율만 해도 185.1%로 눈에 띄게 상승한 것이다. 두산의 주가가 186.2% 뛴 것이 주효했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장형진 영풍 고문의 주식평가액도 7023억원으로 82.8%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고려아연의 주가가 경영권 분쟁 이슈로 96.9%나 크게 오르면서 장형진 고문의 주식재산도 1년 새 3000억원 넘게 우상향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주식재산도 지난해 2038억원 수준에서 올해 3725억원으로 80% 이상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1년 새 주식재산 감소율 폭이 가장 큰 그룹 총수는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채 전 회장은 지난해 3조1995억원에서 올해 1조3841억원으로 1년 새 주식재산이 56.7%나 크게 낮아졌다. 에코프로 주식가치 추락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용한 원익 회장도 2390억원에서 1297억원으로 45.7%(1092억원↓) 내려앉았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CA협의체 공동의장(35.4%↓)과 김홍국 하림 회장(31.7%↓)도 이번 조사 대상 그룹 총수 중 최근 1년 간 주식평가액 하락률이 30%를 넘어섰다.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16명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초 15명에서 한 명 더 늘었다.
지난 2일 기준 주식재산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1조9099억원)이 차지했다. 이재용 회장의 주식재산은 지난해 초 14조8673억 원에서 출발했다. 올해 초에는 11조원대로 주식평가액 하락 국면을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난해 7만9600원에서 올해 5만3400원으로 32.9%나 하락한 영향이 컸다.
이재용 회장에 이어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넘버2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자리를 지켰다. 서정진 회장은 주식재산 10조4308억원으로 10조 클럽에 합류했다. 톱3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차지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3조7377억원으로 4위였는데, 올해는 4조2912억원으로 한 계단 상승했다. 이와 달리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지난해 주식재산 3위에서 올해 4위로 한 계단 주저앉았다. 김범수 창업자의 올해 초 주식평가액은 3조9527억원이다.
이어 △5위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2조5816억원) △6위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2조4917억원) △7위 구광모 LG 회장(1조8119억원) △8위 정몽준 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1조7985억원) △9위 최태원 SK 회장(1조7163억원) △10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1조5642억원)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11위 김남정 동원 회장(1조5347억원) △12위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1조3841억원) △13위 조현준 효성 회장(1조2649억원) △14위 이재현 CJ 회장(1조2370억원) △15위 이해진 네이버 GIO(1조1879억원) △16위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1조489억원)도 올해 초 기준 주식재산 1조 클럽 명단에 포함됐다. 이동채 전 회장은 지난해만 해도 그룹 총수 중 주식평가액 5위였는데, 올해 초에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1년 새 주식평가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주인공은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다. 장병규 의장의 주식재산은 최근 1년 새 9502억원 이상 늘었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조9574억원 이상 감소하며 가장 많이 줄었고, 김범수 창업자 역시 2조1659억원 이상 감소했다. 이동채 에코프로 전 회장도 1조8153억원 이상 주식가치가 하락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2024년 국내 주식시장은 1분기 시점까지는 맑음을 보였지만, 2~4분기에 연속 흐린 날씨를 보였다”며 “특히 4분기에 국내 주식시장의 하락폭이 더 커지면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도 상승보다 하락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44개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종목은 140곳 정도 되는데, 이중 70% 정도가 최근 1년 새 주식가치가 하락하면서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도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