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뉴스] 대기업 총수 주식재산 2조3000억원↓…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1조원↑
한국CXO연구소, 대기업 46개 총수 3분기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결과 발표 장형진 영풍 고문 주식가치 30% 상승…이용한 원익 회장 40%↓
[데일리인베스트=권민서 기자] 국내 주요 46개 그룹 총수의 올해 3분기 주식평가액이 2조3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그러나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홀로 1조원 이상 주식가치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형진 영풍 고문은 주식가치가 30% 이상 상승했으나 이용한 원익 회장은 40% 가까이 하락세를 보였다.
3일 한국CXO연구소는 ‘2024년 3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도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올해 9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넘는 대기업 총수 46명이다. 주식평가액은 지난 6월29일과 9월30일 종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46개 그룹 총수의 지난 9월 말 주식평가액은 63조4149억원이다. 지난 6월 말 65조7409억원 대비 2조3269억원 이상 감소한 것이다. 감소율은 3.5% 수준이다. 올해 1분기 3조5135억원(5.4%), 2분기 2조6460억원(3.9%) 하락세를 이어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는 것이다. 46개 대기업 총수 중 26명은 주식평가액이 하락한 반면 20명은 주식재산이 불었다.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는 장형진 영풍 고문이다. 지난 6월 3955억원에서 지난 9월에는 5331억원으로 주식재산이 증가했다. 1376억원 이상 불은 것이다. 증가율만 해도 34.8% 수준이다. 장형진 고문이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 영풍정밀, 코리아써키트, 영풍 등의 종목 중 고려아연의 주가가 3분기 33.6% 상승하며 주식가치가 증가했다. 최근 장형진 고문과 경영권 분쟁으로 대립각을 보이고 있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주식재산도 지난 6월 2144억원에서 9월 2755억원으로 30% 가까이 증가했다.
조원태 한진 회장의 주식재산도 27.6% 증가했다. 지난 6월 주식가치는 2499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 9월 3189억원으로 늘었다. 조원태 회장은 한진칼, 대한항공, 한진 등 종목을 보유 중이며 한진칼 주가가 최근 3개월 새 27.7% 오른 바 있다.
정몽규 HDC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3027억원으로 26.3% 상승했으며,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역시 2조6964억원으로 21.7% 증가했다.
주식평가액 상승률 톱5에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 말 10조837억원이던 주식재산이 9월 말에는 11조3044억원으로 12.1% 우상향했다. 3개월 간 늘어난 주식평가액만 1조2206억원이다.
반면, 주식재산 감소율 폭이 가장 큰 대기업 총수는 이용한 원익 회장이다. 주식재산 1657억원으로 39.8% 하락했다. 원익홀딩스, 원익QNC 등 주가 하락과 보유 중이던 원익 주식을 처분한 것이 주요 요인이다.
이외에도 구본준 LX 회장은 2404억원으로 34.6% 하락했으며, 박정원 두산 회장은 2236억원으로 22.6% 감소했다. 이순형 세아 회장(19.6%↓)과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16.6%↓)도 하락률 하위 5명에 포함됐다.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16명이 이름을 올렸다. 1위는 13조7956억원을 보유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어 11조3044억원을 보유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분기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켰다. 이재용 회장과 서정진 회장의 2분기 주식재산 격차는 36%였지만, 3분기에는 18.1%까지 좁혀졌다. 3위는 정의선 현재차 회장이다. 주식재산 4조3258억원을 보유 중이다.
이어 △4위 김범수 카카오 의장(3조8219억원) △5위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2조6964억원) △6위 이동채 에코프로 전(前) 회장(2조2215억원) △7위 방시혁 하이브 의장(2조2199억원) △8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2조1994억원) △9위 최태원 SK 회장(1조9915억원) △10위 구광모 LG 회장(1조9851억원)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룹 총수는 아니지만 지난 9월 기준 주식재산이 5조 원이 넘는 주요 주주 중에서는 △조정호 메리금융지주 회장(9조4912억원) △홍라희 전(前) 리움미술관장(6조2859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5조4583억원) 세 명이 포함됐다.
지난 1월 초 대비 9개월 새 주식평가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주인공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다. 서 회장은 올해 초 9조9475억원에서 1조3568억원 이상 증가했다. 반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6조1186억원에서 2조2975억원 넘게 주식재산이 가장 많이 줄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해 3분기 기준 46개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140여개나 되는 주식종목 중 주가가 내린 곳이 오른 곳보다 2배 더 많아 국내 주식 시장은 이미 추운 겨울을 보냈다”며 “특히 국내 산업을 대표하고 주식시장을 이끌어가는 대장주들이 많은 전자, 자동차, 석유화학 업종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