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e종목] 에이프로젠, CDMO 업황 업사이클 수혜 전망…주가 향방은?
KB증권 "대규모 캐파·생산 레퍼러스 모두 확보…글로벌 기업에 매력적" 하나증권 "올해 글로벌 규모의 CDMO 계약 기대…상업 물량 가시화로 기업가치↑"
[데일리인베스트=권민서 기자] 바이오신약 및 바이오시밀러 기업 에이프로젠은 지난 2분기에 매출액은 5% 감소했지만 영업손실이 24% 줄어드는 등 수익성은 개선됐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올해 하반기 위탁개발생산(CDMO) 업황이 업사이클에 진입하며 에이프로젠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하순부터 하락세를 보이는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주목된다.
1971년 설립된 에이프로젠은 동물 세포 대량 배양 기술을 기반으로 자가면역 치료제 및 단백질 치료제 중심의 항체 바이오신약 및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및 판매하는 기업이다. 설립 초기 금속 가공 사업에서 지난 2021년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유통업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이후 2022년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생산 기업 에이프로젠을 흡수합병하며 바이오 사업부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는 1995년 7월8일 상장했다.
바이오의약품 사업부는 독보적인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전통 배양 방식인 유가식(Fed-Batch) 대비 세포주의 높은 생산성과 생존율을 지닌 연속 배양 기술인 관류(Perfusion) 배양 방식의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2500리터 규모의 관류 방식 배양기 총 4기를 보유 중이며, 11만리터의 배양액 회수가 가능하다. 이는 유가식 방식을 사용하는 경쟁사가 1만5000리터 배양기로 1회 배치 시 회수 배양액이 약 1만2000리터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압도적인 생산 수율이다. 에이프로젠은 4기 풀가동 시 44만리터의 배양액 회수가 가능하다.
에이프로젠의 매출 캐파(CAPA)는 휴미라 바이오시미러의 연간 매출액으로 파악할 수 있다. 에이프로젠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기준 연간 1029㎏을 생산 가능하며, 글로벌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연간 약 1000㎏이 사용되고 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연간 매출액은 약 50억달러에 달한다.
지난 3월 초 700원대였던 에이프로젠은 상향각을 그리며 3월 하순 1800원대로 치솟았다. 이후 160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5월 중순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6월 하순 1000원대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바로 상승세로 전환되며 8월 말 1700원대로 올라섰다. 이후에는 하향각을 그리며 최근 1200원대로 내려왔다. 지난 26일에는 전날보다 6.70%(76원) 오른 1211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9일 에이프로젠은 자회사 에이피헬스케어와 항체치료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AP096’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상업화를 통해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은 양사가 공유할 예정이다. AP096의 총 개발비 추정 금액은 약 1483억원(에이피헬스케어 부담 700억원)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에이프로젠은 △AP096 개발, 상업화를 위한 임상·허가 등 제반 업무 △공동개발위원회 구성(3인 참여), 공동개발위원회 통한 개발 및 상업화 진행 과정 공유 △제품 출시 후 에이프로젠이 판매한 제품 수량에 따라 에이피헬스케어에게 판매 수익 배당금 지급 등 의무를 갖는다.
지난 7월16일에는 계열사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와 144억원 규모의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AP096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에이프로젠이 제공한 세포주와 생산 공정을 활용해 AP096 임상 시료를 생산할 예정이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2000리터 규모의 관류식 배양 생산 공정에서는 1회 가동으로 200㎏ 이상의 AP096 원액을 생산할 수 있다.
지난 7월4일에는 의약품도매 계열사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에 300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 투자 및 지배구조 개선 목적이다. 출자 후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지분율은 62.2%가 된다.
에이프로젠은 지난 2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355억9152만원으로 전년 동기 373억7760만원 대비 4.78%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76억6401만원으로 전년 동기 233억274만원 대비 24.20%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187억7684만원으로 전년 동기 218억4613만원 대비14.05% 감소했다.
2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736억7250만원으로 전년 동기 733억3217만원 대비 0.46%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356억4293만원으로 전년 동기 405억1382만원 대비 12.02%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370억3127만원으로 전년 동기 396억142만원 대비 6.49% 줄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에이프로젠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26일 KB증권은 에이프로젠이 5조원 규모의 대규모 캐파와 생산 레퍼런스를 모두 확보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한제윤 KB증권 연구원은 “CDMO 업황의 업사이클이 2024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본격화되려 한다”며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성장이 이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2023년 약 211억달러에서 2031년 약 690억달러로, 연평균 약 16% 성장할 것”이라며 “특히, 지금부터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확대가 CDMO 시장을 이끌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우선, 2024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다수의 신약 특허가 만료된다”며 “이는 결국 바이오시밀러 생산량 증가로 이어지게 되는데, 제약사가 모든 바이오시밀러의 생산까지 담당하게 되면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하다. 바이오시밀러는 투하자본수익률(ROIC)이 신약에 비해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바이오텍 입장에서 전략적 품목 등은 자체적으로 인하우스 캐파를 활용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품목은 CDMO를 통해 생산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에 기존 신약의 특허 만료는 CDMO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포인트”라며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신규 임상 건수의 지속적인 증대, 바이오의약품의 블록버스터화 등 전방 산업의 내재된 성장 동력이 탄탄하기 때문에 CDMO 산업은 전방의 수혜를 직간접적으로 누릴 공산이 크다”고 판단했다.
한 연구원은 “휴미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맘) 바이오시밀러를 기준으로 한다면, 에이프로젠은 5조원 규모의 대규모 캐파를 확보하고 있다”며 “물질마다 단가가 다르기 때문에 실제 캐파에는 일부 차이가 있겠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상당한 수준의 생산 능력을 보유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생물보안법의 등장 등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새로운 생산 기지가 필요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 에이프로젠의 캐파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의미”라며 “더불어, 에이프로젠은 과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GS071’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일본 기업에 납품했던 이력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즉, 대규모 캐파와 생산 레퍼런스 모두 확보되어 있는 상태로, CDMO 업황 업사이클 진입에 따른 수혜를 충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스크 요인과 관련, 한 연구원은 “CDMO 업황의 업사이클과는 별개로, 수주 관련 타임라인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이기 때문에 꾸준한 트래킹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11일 하나증권은 에이프로젠이 국내 톱티어 바이오의약품 기업과 CMO·CDMO 생산 테스트를 완료했다며, 올해 글로벌 규모의 CDMO 계약이 기대되는 등 생산 배정이 확정될 시 추가 수주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이프로젠은 국내에서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이어 3번째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GS071 개발을 완료해 일본에서 품목 승인 허가 및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후 상업화를 가장 빠르게 기대해 볼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는 허셉틴”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이프로젠이 개발 중인 유방암 표적 항암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AP063은 지난 2월 인도 중앙 의약품 표준국으로부터 임상 3상 승인이 났으며, 지난 3월에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임상 3상 시험을 승인받은 상태”라며 “현재 유럽 154개의 병원에서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외에 류머티스 관절염 등에 쓰이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AP096은 공정검증 생산 및 임상시료 생산을 진행 중이고, 리툭산·아바스틴·키트루다 등 총 10종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는 승인 6종, 개발 및 임상 8종 품목이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는 승인 8종, 개발 및 임상 3종 품목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따라서 에이프로젠 역시 총 10종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의 지속적인 상업 물량 생산 가시화에 따라 점진적으로 기업가치 및 경쟁력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미국 대선 양당의 공통적인 약가 인하 기조 및 올해 초부터 시작된 미국 생물보안법 제정 움직임에 따른 탈중국 현상 가속화로 국내에서 높은 생산 수율을 갖추고 세포주 개발부터 상업화까지 가능한 CDMO 기업들에게는 기회 요인”라며 “따라서 독보적인 생산 능력과 배양, 정제, 완제까지 원스톱(One-Stop)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에이프로젠의 수혜 강도가 높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당장 올해부터 글로벌 규모의 CDMO 계약을 기대해볼 수 있다”며 “현재 국내 톱티어 바이오의약품 기업과 총 3개 품목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CMO·CDMO 테스트 프로세스를 완료한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초도 물량 및 공급에 대한 계약 가시화로 생산 배정이 확정되면, 성공적인 레코드 달성으로 추가적인 CDMO 수주 기대감이 점증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톱티어 기업들과의 CMO·CDMO 계약, 중장기적으로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전방 시장 상황에 수혜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 본 기사는 투자를 권유하거나 주식을 매수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는 본인의 판단 하에 하는 것이며 데일리인베스트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