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뉴스] 100억원 이상 '비오너 주식부자' 27명…크래프톤 1~2위 차지

한국CXO연구소, 시총 2조원 이상 종목 비(非)오너 임원·주주 주식평가액 조사 결과 조사 대상자 3500명…크래프톤·시프트업, 100억 넘는 주식부자 각 4명씩 배출

2024-09-12     권민서 기자
주식재산 100억원 넘는 비오너 임원 및 주요 주주 현황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데일리인베스트=권민서 기자] 시가총액 2조원 이상의 주식종목에서 100억원 넘는 주식재산을 보유한 비(非)오너 주식부자는 2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평가액 1~2위는 크래프톤 그룹 계열사 임원으로, 이들은 주식재산 규모만 1000억원을 넘겼다.

12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24년 국내 주식종목 중 비오너 임원 및 주주 주식평가액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지난 6일 기준 시가총액 2조원 이상의 149개 주식종목 중 오너 및 오너가를 제외한 비오너 출신 임원과 주주다.

조사에 따르면 1주 이상 주식을 보유한 비오너 출신 임원은 3448명이다. 이 중 주식재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임원은 165명으로 집계됐다. 10억원대가 7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20억원대 34명, 30억원대 8명, 40억원대 10명, 50억~100억원 미만이 14명이다. 

100억원 이상의 주식부자는 27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조사 당시 100억 클럽에 가입한 비오너 주식부자 22명보다 5명 증가한 것이다. 비오너 중 주식부자 1위는 김정훈(49세) 라이징윙스 대표이사, 2위는 김창한(50세) 크래프톤 대표로 1~2위가 모두 크래프톤 그룹에서 나와 주목을 끌었다.

김정훈 대표는 크래프톤 주식을 84만3275주 보유해 주식평가액 2723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307억원 대비 2배가량 불어난 것이다. 이는 크래프톤 주가가 지난해 대비 108.3%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창한 대표는 55만4055주로 1771억원의 주식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크래프톤 계열사 임원 중 100억원 이상의 주식재산을 보유한 비오너 임원은 2명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식가치 1000억원 이상을 보유한 비오너는 이정호(47세)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도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가 10% 넘게 지분 투자를 한 기업이다. 이정호 대표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주식 132만5060주를 보유 중이며 주식평가액은 1731억원이다. 이정호 대표는 지난해 조사 당시 1428억원으로 비오너 중 가장 많은 주식재산을 보유했으나, 올해는 세 번째로 다소 밀려났다. 이외에 허정우(42세) 기술이사(509억원)와 임정수(35세) 기술이사(437억원)도 400억~500억원대 주식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500억~1000억원 사이 주식가치 갖고 있는 비오너 임원 등은 5명 더 있다. △손인호(55세) 실리콘투 부사장(956억원) △지희환(52세) 펄어비스 CTO(756억원) △윤재민(58세) 펄어비스 부의장(721억원) △스콧 사무엘 브라운(43세) 하이브 사내이사(599억원) △민경립(35세) 시프트업 부사장(562억원)이다. 

지난 7월에 상장한 시프트업은 민경립 부사장을 포함해 비오너 임원 중 4명이나 주식재산 100억 클럽에 입성했다. △이형복(47세) 정보보호 최고책임자(315억원) △조인상(43세) 최고인사책임자(174억원) △이동기(42세) 테크니컬 디렉터(101억원) 등이다. 

지난해 매출 100대 기업 중, 주식재산 100억 클럽에 가입한 비오너 임원은 김정남(72세) DB손해보험 부회장이 121억원으로 대기업 전문경영인의 체면을 유지했다. 김정남 부회장은 지난해 83억원이었으나 올해 주식재산은 100억원을 넘겼다. 금융권에서는 김용범(61세)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3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64억원에서 올해는 300억원대를 보였다. 

제약·바이오 업종군에서는 △유헌영(63세) 셀트리온홀딩스 대표이사(478억원) △김형기(59세) 셀트리온헬스케어 부회장(393억원) △기우성(63세) 셀트리온 부회장(352억원) △박세진(62세) 리가켐바이오 사장(151억원)은 주식재산 1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 주식재산100억원 넘는 비오너 임원 및 주주 연령대별 분포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주식재산이 100억원 넘는 27명 중 7명은 1980년 이후 출생한 MZ세대에 속했다. △스콧 사무엘 브라운·조인상(각 81년생) △허정우·이동기(82년생) △신재하(83년생) 에이피알 부사장(304억원) △민경립·임정수(89년생) 주주 등이 젊은 주식부자 클럽에 포함됐다. 주식재산 100억 클럽에 가입한 30~40대는 12명으로 전체의 44.4% 수준이다.

2차전지 제조사인 에코프로비엠에서도 △최문호(50세) 에코프로비엠 사장(192억원) △김병훈(62세)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이사(142억원) △허태경(54세) 에코프로에이피 대표이사(122억원)도 지난 6일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최문호 사장은 지난해 417억원 이상에서 1년 새 100억원대로 주식재산이 감소했다. 김병훈·허태경 대표도 지난해 각각 200억~300억 원대에서, 올해는 100억 원대로 내려앉았다. 이는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34만2500원에서 지난 6일 15만8100원으로 떨어진 이유가 컸다.

지난해 조사에서 4명이나 비오너 중 주식가치가 100억원을 넘었던 HPSP는 올해 조사에서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00억원 넘는 주식부자를 1명 배출했던 알테오젠도 올해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HPSP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요인이 컸다면, 알테오젠은 주가가 크게 뛰었지만 지난 3월까지 400억원대 주식재산을 보유했던 이상미 전무가 퇴사했기 때문이다. 

국내 매출 1위 기업인 삼성전자에서 비오너 주식부자 1위는 박학규 사장이 19억원(2만8000주)으로 가장 높았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17억원(2만5000주)대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SK하이닉스는 박정호 부회장이 주식평가액 34억원(2만2114주) 이상으로 해당 종목에서 비오너 중 주식가치가 가장 컸다. 호세 무뇨스(Jose Munoz) 사장은 22억원으로 현대차 내에서 주식평가액이 가장 높았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과거에는 국내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와 같은 주요 대기업에서도 주식재산이 100억원 넘는 전문경영인 등이 등장했지만, 근래에는 50억원을 넘기는 경우도 드물어졌다”며 “이와 달리 최근에는 게임업체 등에서 활약하는 30~40대 중에서 100억원 넘는 신흥 주식부자들이 다수 배출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