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뉴스] 1970년대생 '젊은 오너' 회장 30명 이상…부회장도 50명↑

한국CXO연구소, 197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오너가(家) 임원 318명 분석 결과 발표 70년대생 회장·부회장 83명…80년대생 MZ세대는 15명 사장급 젊은 오너 160명 육박…여성 오너 임원은 20% 미만에 그쳐

2024-09-04     권민서 기자
1970년 이후 출생 주요 오너가 직위별 분포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데일리인베스트=권민서 기자] 1970년대생 주요 오너 320여명 중 회장과 부회장 타이틀을 단 젊은 임원은 83명으로 지난해보다 19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장급은 30명을 넘어섰으며 부회장급도 80명을 돌파했다. 

4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家) 임원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지정한 88개 대기업 집단을 포함한 국내 주요 200대 그룹과 60개 중견·중소기업 중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임원이다. 조사는 정기보고서 및 지난 8월20일 이전에 임원으로 승진한 현황을 기초로 분석이 이뤄졌다.

1970년대생 오너가 중 임원 타이틀을 보유한 인원은 318명이다. 공식적으로 명함에 회장 직위를 기재하고 있는 오너 경영자는 30명이다. 회장 타이틀을 사용하지 않지만 공정위 지정 대기업 집단의 동일인(총수)에 해당하는 경영자까지 포함하면 31명이다. 

이번에 조사된 젊은 오너가 임원 318명을 경영 세대별로 구분해보면, 2세 경영자가 175명(55%)으로 최다였다. 3세 경영자는 109명(34.3%)으로 뒤를 이었고, 4세 기업가는 23명(7.2%)이다. 창업가는 11명(3.5%)으로 파악됐다. 직위별로 보면 ‘사장급(대표이사·의장 포함)’이 최다를 기록한 가운데 부회장급(52명), 회장(총수 포함)(31명), 부사장급(19명), 전무급(15명), 상무급(12명)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이사·고문·경영리더 등) 임원도 32명으로 파악됐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970년에서 1974년에 출생한 오너가 젊은 임원이 116명(36.5%)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75년~79년생 102명(31.8%) △80~84년생 66명(20.8%) △85~89년 24명(7.5%) △90년대생 11명(3.5%) 순으로 나타났다.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1974년생 오너가 임원이 2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1972년생과 1973년생도 각각 26명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300명이 넘는 젊은 오너가 임원 중 1980년 이후에 태어난 MZ세대도 올해 조사에서 101명(31.8%)으로 처음으로 100명을 넘어섰다. 그만큼 젊은 임원들이 재계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얘기다. 

300명이 넘는 젊은 오너 중 여성 임원은 57명(17.9%)이었고, 남성은 261명(82.1%)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오너가 임원 그룹 중에서도 10명 중 8명 넘게 남성으로 채워져 성비 차이는 여전히 컸다. 

1970년 이후 출생한 젊은 회장 혹은 총수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공정위가 지정한 대기업 집단의 동일인에 해당하는 총수는 7명이다. 나이 순으로 살펴보면 △정의선(54세) 현대차그룹 회장 △조현범(52세)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정지선(52세)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장병규(51세) 크래프톤그룹 의장 △김남정(51세) 동원그룹 회장 △조원태(48세) 한진그룹 회장 △구광모(46세) LG그룹 회장이 포함됐다. 

그룹 총수는 아니지만 88개 대기업 집단 중 회장 타이틀을 사용하는 이는 4명이다. △김남호(49세) DB 회장 △최윤범(49세) 고려아연 회장 △송치형(45세) 두나무 회장 △서준혁(44세)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88개 대기업 집단을 제외한 중견기업의 1970년대생 회장은 2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나이 53세인 1971년생은 4명으로 △윤호중 에이치와이(hy) 회장 △이인옥 시알홀딩스 △이해영 대림비앤코 △허준 삼아제약 회장이 있으며, 1972년생은 정지선 회장과 조현범 회장을 비롯해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박창호 SG △이종원 HS화성 회장으로 5명이다.

1973년생 회장에는 김남정 회장과 장병규 의장과 함께 박종호 송원산업 회장까지 3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1974년생 올해 50세인 회장은 △김영진 미래엔 △김준년 삼목에스폼 △김태현 성신양회 회장 3명이다. 내년에 50세를 맞이하는 1975년생도 김남호·최윤범 회장과 함께 장원영 CS홀딩스 회장까지 3명으로 확인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포함해 이수훈 덕산그룹 회장과 이승찬 계룡건설산업 회장은 1976년생으로 나이가 같았다. 올해 46세로 1978년 같은 해에 태어난 회장에는 구광모 회장을 비롯해 이수완 덕산산업 회장과 지현욱 이지홀딩스 회장이 활동 중이다. 1979년생은 송치형 회장과 최성원 동양고속 회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980년대에 출생한 회장도 3명으로 조사됐다. 이들 그룹에는 1980년생 서준혁 회장과 함께 1981년생 허승범 삼일제약 회장, 1983년생 박주환 티케이지휴켐스 회장이 포함됐다. 

1980년 이후 출생 주요 오너가 부회장 현황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최근에는 1970년대생 회장보다 부회장 임원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올해 기준으로 부회장 타이틀을 달고 있는 오너가 임원은 52명이다. 지난해 39명과 비교하면 1년 새 30% 넘게 증가한 셈이다. 

50명 이상의 조사 대상 부회장급 임원 중에서는 올해 50세인 1974년생이 7명으로 가장 많았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임주현 한미약품 △서태원 디아이동일 △윤상현 한국콜마홀딩스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이 포함됐다. 

여성 부회장도 7명 있었다. 앞서 언급된 1974년생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을 비롯해 △정혜승(52세) 인지컨트롤스 △김주원(51세) DB △임세령(47세) 대상홀딩스 △성래은(46세) 영원무역홀딩스 △조연주(44세) 한솔케미칼 △경주선(39세) 동문건설 부회장이다. 이 중 임세령·조연주 부회장은 3세 경영자이고, 나머지 5명은 모두 2세 기업가에 속했다. 이들 중 누가 여성 회장 직위에 먼저 오를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80년 이후 출생자 중 부회장 타이틀을 달고 있는 임원은 12명으로 10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그룹군에는 여성이면서 부회장 타이틀을 달고 있는 경주선 부회장을 비롯해 △구본상(44세) 신성델타테크 △최성욱(44세) 동양고속 △양홍석(43세) 대신증권 △류기성(42세) 경동제약 △정기선(42세) HD현대 △홍정국(42세) BGF △김동관(41세) 한화솔루션 △이규호(40세) 코오롱 △최준호(40세) 패션그룹형지 △승지수(38세) 동화기업 △서준석(37세) 셀트리온 수석부회장이 속했다.

이번 조사에서 대표이사와 의장을 포함해 사장급 최고경영자(CEO)만 해도 157명(49.4%)으로 절반에 근접했다. 이 중 44명은 1980년 이후 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88개 대기업 집단 총수 자녀 중 대표적인 젊은 사장급에는 △정유경(52세) 신세계 △이은백(51세) 삼천리 △박준경(46세) 금호석유화학 △박태영(46세) 하이트진로 △이주성(46세) 세아제강지주 △허윤홍(45세) GS건설 △홍정혁(41세) BGF △김동원(39세) 한화생명 △김대헌(36세) 호반건설 총괄사장 등이 꼽혔다. 

특히 정유경 신세계 그룹 총괄사장을 비롯해 이부진(54세)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51세) 삼성물산 사장 중 향후 누가 먼저 범 삼성가 젊은 여성 임원 중 부회장 타이틀을 달게 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재용 회장과 정용진 회장이 나란히 회장직에 올랐기 때문에 1970년 이후 출생한 여성 임원 중 부회장 승진자는 언제 나와도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일반적으로 전문경영인이 회장과 부회장, 사장 등 CEO급 반열에 오르려면 20~30년 동안 치열한 경쟁을 통해 올라야 하지만 최근의 젊은 오너들은 경영 수업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해 10년도 안 되는 기간에 사장과 부회장까지 오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처럼 초스피드 승진이 이뤄지는 배경에는 나이가 젊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핸디캡을 높은 직위를 통해서라도 조직을 빠르게 장악하고, 사업을 스피드하게 이끌어감과 동시에 대외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연령대인 다른 기업 오너와 인사의 격을 어느 정도 맞추려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