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주 핵심체크] 천보, 내년 본격 외형 성장 기대감으로 주가 하락세 멈출까
신영증권 "FEOC 적용 따른 경쟁 심화 제한적…목표가 8만3000원" 삼성증권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올해 매출 역성장 불가피…목표가 6만원" 키움증권 "본격적인 실적 개선 시점은 2025년 이후…목표가 9만1000원"
[데일리인베스트=한은정 기자] 2차전지 소재기업 천보는 지난 2분기에 매출액이 2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이 37% 증가하며 수익성이 호전됐다. 증권가에서는 천보가 기존 새만금 신규 라인에 대한 목표 가동 캐파(CAPA) 하향 조정으로 중장기 성장에 대한 눈높이는 낮아졌으나 2025년 기점으로 본격적인 외형 성장 기대감은 유효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하향각을 그리고 있는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주목된다.
2007년 10월 설립된 천보는 전자소재 2차전지 전해질 등의 개발, 제조 및 판매를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다. 사업 분야는 크게 전자소재(LCD 식각액 첨가제, OLED 소재, 반도체 공정 소재 등), 2차전지 소재(전해질, 전해액 첨가제), 의약품 소재(의약품 중간체), 정밀화학 소재이다. 2019년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전자소재 액정표시장치(LCD) 식각액 첨가제는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공정 중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액상 정밀 화학제품으로, 식각 공정상 속도를 조절하거나 미세 패턴을 구현하는 기능을 하며, 고화질 LCD 패널 제조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아미노테트라졸(ATZ)은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세계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차세대 제품인 메틸테트라졸(MTZ)을 판매하고 있다.
2차전지 소재 전해액은 리튬이온을 이동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로서, 전해액에 첨가제를 투입하여 성능(에너지밀도, 수명, 충·방전시간) 및 안정성(폭발 방지)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전해질은 용매에 해리되어 이온으로 전류를 흐르게 하는 물질로서, 2차전지의 충·방전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소재다.
2016년 말에 중대형 리튬전지용 전해질인 F전해질(LiFSi)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 공장을 가동하였으며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지속적으로 LiFSi, P전해질(LiPO₂F₂), B전해질(LiBOB), D전해질(LiDFOP) 공장을 증설해 왔다. 현재 LiPO₂F₂는 원가절감을 위해 신규공법을 적용한 공장 증설을 완료해 시생산 중에 있고 LiFSi와 2차전지 전해액 첨가제인 플루오르에틸렌카보네이트(FEC·Fluoroethylene Carbonate) 및 비닐렌카보네이트(VC·Vinylene Carbonate)는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전자소재 32.6%, 2차전지소재 54.4%, 의약품소재 2.6%, 정밀화학소재 4.7%, 기타 5.7%다.
지난해 7월말 19만원 안팎에서 거래되던 천보는 하향각을 그리며 11월초 9만70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이후에는 반등하며 12월초 13만원대로 올라섰다. 그러나 바로 내림세로 돌아서며 올해 4월초 7만3000원대로 추락했다. 이후에는 7만5000원 안팎을 오르내리다가 7월초부터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5일에는 5만400원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소폭 상승해 5만3000원을 넘어섰다. 지난 13일에는 전일 대비 5.35%(2900원) 상승한 5만7100원에 장을 마쳤다.
천보는 지난 2분기에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359억2855만원으로 전년 동기 472억9191만원 대비 24.0%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4억37만원으로 전년 동기 10억2510만원 대비 36.6% 증가했다. 당기순손실은 223억4955만원으로 전년 동기 328억728만원 대비 31.9% 줄었다.
2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756억7819만원으로 전년 동기 942억8953만원 대비 19.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62억3512만원 손실로 전년 동기 26억6214만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489억901만원으로 전년 동기 285억8604만원 대비 71.7% 증가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천보에 대해 엇갈린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신영증권은 내년 성장 기대감이 유효하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이에 비해 삼성증권은 올해 역성장이 불가피한데다 실적 개선 가시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31% 하향 조정했다. 키움증권도 내년에나 수익성 정상화가 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7% 낮췄다.
지난 13일 신영증권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2027년 이전까지 해외우려기관(FEOC) 적용 유예로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우려가 부각됐지만 이 영향으로 기존 고객과의 계약 변동은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8만3000원을 유지했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매출액 359억원(직전 분기 대비 -10%), 영업이익 14억원(직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으로 영업이익 시장 기대치(-43억원)및 신영증권 직전 추정치(-19억원)을 상회했다”며 “2차전지 소재, 전자 소재 제품의 판가 하락에 따라 1분기 반영한 충당금 215억원(2차전지 소재 185억원)에 대한 영향이 제거되었으며, 2분기 주요 제품 P전해질 판매 증가에 따른 가동률 상승이 흑자 전환의 주요인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2분기 부문별 매출액은 2차전지 소재 190억원(직전 분기 대비 -4%, 영업이익률(OPM) 6.4%), 전자소재 125억원(직전 분기 대비 +4%, OPM 3.6%), 의약품 및 상품 45억원(직전 분기 대비 -17%, -6.4%)을 기록했다”며 “2차전지 소재 매출 중 73%를 차지한 P전해질과 첨가제 매출액은 각각 전 분기 대비 -5%, -25%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P전해질은 2분기 유럽 고객사 향 납품 증가로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첨가제의 경우 TDT 제품의 유럽 향 물량이 증가하는 추세였지만, 2분기 일시적으로 납품량이 감소한 영향으로 판단한다. 한편 F전해질(2500톤), FEC·VC(각각 1000톤) 첨가제 군산 신규 라인은 5월말 시가동을 시작했으며 4분기 매출화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하반기 실적과 관련, “3분기 매출액 408억원(직전 분기 대비 +14%), 영업이익 28억원(직전 분기 대비 +98%)으로 영업이익 기준 시장 기대치(-15억원)를 상회할 전망”이라며 “3분기에는 북미 고객향 신규 납품에 힘입어 전사 매출액은 1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영업이익의 경우 P전해질 및 첨가제 라인의 가동률 상승에 힘입어 2분기 대비 98% 증가할 전망이지만, 4분기에는 새만금 신규 라인(F전해질 2500톤, FEC·VC 각 1000톤) 가동에 따른 감가비 및 초기 비용이 반영되어 재차 적자전환(-13억원)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기존 새만금 신규 라인에 대한 목표 가동 캐파 하향 조정으로 중장기 성장에 대한 눈높이는 낮아진 바 있으나 2025년 기점의 본격적인 외형 확대를 예상하는 기존의 시각은 유지한다”며 “2024년 1분기 제품 관련 충당금 반영으로 2024년 연간 영업이익은 –247억원(전년 대비 적자 확대)을 예상하나 2025년에는 319억원(흑자 전환)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IRA 최종안에서 전해질 및 첨가제는 추적이 어려운 소재로 분류되어 2027년 이전까지 FEOC 적용이 유예되었으며 이에 따른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우려가 부각된 바 있으나 해당 영향으로 인한 기존 고객과의 계약 변동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목표주가와 관련, 그는 “2025년 예상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 1080억원,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V/EBITDA) 16배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올해 실적으로 매출액 1712억원(전년 대비 –6.3%), 영업이익 –247억원(전년 대비 적자 지속)을 각각 추정했다.
같은 날 삼성증권은 전방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인한 주문 감소와 제품 판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올해 매출 역성장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보유(HOLD)’를 유지했고 목표주가는 8만7000원에서 6만원으로 31.03% 하향 조정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 359억원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며 “매출은 시장 예상치(429억원)를 하회한 반면 영업이익은 적자를 예상했던 시장 예상과 달리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어 “매출은 전분기 대비 감소한 것인데, 매출 인식에 대한 회계 적용을 총액법에서 순액법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라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한 것은 1분기까지 제품 가격 인하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 비용을 상당 폭 반영(1분기 276억원 규모)하면서 비용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한다. 부문별로 전자재료는 전년 동기 대비 8.3% 늘어난 반면, 2차전지 소재는 동 기간 38.5% 크게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장 연구원 “P전해질은 주요 고객인 중국 수요가 양호했으나 리튬염(LiPF₆) 가격(2023년 2분기 톤당 12만7900위안 → 2024년 2분기 톤당 6만8700위안으로 46% 하락)에 일부 연동되어 움직이다 보니 전년 동기 대비 45%가 감소했다”며 “D전해질의 경우는 전방 수요 부진에 따라 고객 수요가 위축되며 동 기간 72%가 줄어들게 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기대하고 있는 새만금 공장의 신규 F전해질 라인은 2분기 시운전을 시작했으나 본격 양산 가동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실적과 관련, 그는 “전방 전기차 수요 부진이 일부 거래선의 주문 감소로 이어지는 한편, 제품 판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단기 급등을 기대하기 어렵고, 신공법이 적용되는 F전해질 양산 가동 시점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접근이 타당해 보인다”며 “이에 따라 2024년 연간 실적 전망에 대해 매출 1707억원(전년 대비 –6.6%), 영업적자는 257억원(전년 대비 적자 지속)으로 기존 예상(매출 2418억원, 영업 적자 199억원)보다 하향 조정한다”고 전했다.
장 연구원은 밸류에이션과 관련, “실적 전망 하향 조정에 따라 목표가 산정에 쓰이는 주당순이익(EPS)값 하락(2025년 예상 주당순이익(EPS) 1077원 → 2025-2026년 예상 EPS 평균 883원)과 타깃 멀티플로 쓰이는 2차전지 소재 피어 그룹 평균 주가수익비율(P/E) 배수 하락(62.3배 → 52.2배)을 반영해, 목표가를 기존 대비 31% 낮춘 6만원으로 새롭게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방 수요 회복 및 신공장 캐파의 본격 가동에 따른 실적 모멘텀 개선의 가시성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보유(HOLD)’ 의견을 유지한다”고 부연했다.
지난 7월8일 키움증권은 천보가 높은 재고평가 손실, 낮은 가동률로 인한 고정비 부담 상승, 캐파 증설에 따른 초기 가동비용 발생으로 연간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수익성 정상화는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아웃퍼폼(Outperform·시장 수익률 상회)’을 유지했고 목표주가는 12만5000원에서 9만1000원으로 27.20% 하향 조정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4년 실적은 매출액 1786억원(전년 대비 -2%), 영업이익 –425억원(전년 대비 적자지속)을 기록할 것”이라며 “천보의 수익성 정상화 시기는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 내 전해질·첨가제 재고가 높게 형성되어 있는 가운데, 2차전지 부문 매출의 약 40%가 중국 향 매출로 구성되어 있어 단기적으로는 가격(P)/수량(Q)의 개선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최근 수요 변화를 반영하여 LiFSI(1만톤 > 2500톤)와FEC·VC(5000톤 > 1000톤)의 증설 계획도 축소하였으며, 양산 시점도 당초 올해 상반기에서 4분기~2025년 초로 지연된 만큼, 전반적인 실적 개선 시점도 늦춰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분기 높은 재고자산평가손실, 낮은 가동률로 인한 고정비 부담 상승 및 캐파 증설에 따른 초기 가동비용 발생으로 인해 연간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과 관련, “최근 지속된 천보의 주가 조정 배경은, 실적 부진, 캐파 증설 시점 지연, IRA 최종안 관련 ‘추적이 불가능한 배터리 소재’ 분류에 따른 2년간 중국과의 경쟁 심화에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동안 고밸류를 부여한 가장 큰 이유인 ‘새만금 캐파 증설을 통한 북미 향 출하량 확대’라는 투자포인트가 불확실해진 만큼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 요인이 제한될 것으로 보이나, 결국 2027년 이후 탈 중국 필요성과 그에 앞서 비 중국산 첨가제·전해질 확보에 대한 움직임 강화라는 요인은 여전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단기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며, 주가의 뚜렷한 반등 시점은, 신증설 물량의 본격 양산과 리튬 가격의 상승 전환으로 실적이 턴어라운드 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본 기사는 투자를 권유하거나 주식을 매수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는 본인의 판단 하에 하는 것이며 데일리인베스트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