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뉴스] 대기업 총수 주식재산 2조6000억원↓…정의선 현대차 회장 톱3 진입
한국CXO연구소, 46개 그룹 총수 2분기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결과 발표 조현준 효성 회장, 주식가치 60%↑…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30%↓ 올해 상반기, 정의선 현대차 회장 9000억원↑…김범수 카카오 의장 1조8000억원↓
[데일리인베스트=권민서 기자] 국내 대기업 총수 46명의 올해 2분기 주식평가액이 2조6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주식가치가 60% 이상 늘었으나 이동채 에코프로 전 회장은 30% 가까이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로 범위를 넓혀보면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9000억원 가까이 주식평가액이 불었지만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CA협의체 공동의장은 1조8000억원 이상 줄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4일 ‘2024년 2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88개 대기업집단 중 지난 6월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넘는 그룹 총수 46명이다. 주식재산은 총수가 상장사 지분을 직접 보유했거나 지분 50% 이상 보유한 비상장사, 우선주 등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주식평가액은 지난 3월29일과 6월28일 종가 기준이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46개 대기업 총수의 2분기 주식평가액은 65조8542억원으로, 지난 1분기 68조5096억원에서 3.9% 감소했다. 2조6554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조사 대상 46명 중 20명은 주식평가액이 상승했으나, 26명은 감소세를 보였다.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는 1조3541억원을 보유한 조현준 효성 회장이다. 지난 1분기 8378억원에서 61.6% 증가한 수치다. 이는 고(故) 조석래 회장이 보유한 주식을 조 회장이 물려받은 영향이 크다. 조 회장은 현재 △효성중공업(4083억원) △효성(3988억원) △효성티앤씨(3033억원) 등 7개 종목 주식을 보유 중이다.
박정원 두산 회장은 2051억원에서 2887억원으로 40.8% 증가했다. 박 회장은 두산, 두산 우선주, 두산에너빌리티, 두산퓨얼셀(우선주) 종목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두산 주가가 21만7000원으로 39.5% 상승한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특히 박 회장은 지난 1월과 비교하면 주식평가액이 138.3% 퀀텀점프해 상반기 기준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주식재산이 20%대로 상승한 그룹 총수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27.9%) △구자은 LS 회장(26.8%) △정의선 현대차 회장(22.5%)이 더 있다. 서경배 회장은 1조9333억원에서 2조4727억원으로, 구자은 회장은 1552억원에서 1968억원으로 증가했다. 정의선 회장은 3조8048억원에서 4조6618억원으로 증가해 4조원대에 진입했다.
이외에도 주식재산이 10% 넘게 증가한 총수는 △정몽진 KCC 회장(18.9%) △김준기 DB 창업회장(16.4%) △신동원 농심 회장(14.7%)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14%)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13.1%) △이해욱 DL 회장(12.4%) △김남정 동원 회장(11.3%) △장형진 영풍 회장(11.2%)이 있다.
주식재산 감소율이 가장 큰 총수는 이동채 에코프로 전 회장이다. 지난 1분기 3조1744억원에서 2분기에는 2조2592억원으로 28.8% 하락했다. 이는 지난 4월 기존 주식을 5분의 1로 액면분할한 이후 주가가 하락한 요인이 크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주식평가액이 5조6738억원에서 4조2973억원으로 24.3% 떨어졌다. 카카오의 주가가 1분기 5만3700원에서 2분기 4만650원으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10% 이상 주식재산이 줄어든 그룹 총수는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13.5%) △권혁운 아이에스지주 회장(-13.2%) △이호진 태광 전 회장(-12.8%)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12%) △이명희 신세계 총괄 회장(-11.7%) △최태원 SK 회장(-11.4%) △허창수 GS 회장(-11.1%) △김홍국 하림 회장(-11%)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10.9%) △이순형 세아 회장(-10.1%)이 있다.
2분기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16명이 이름을 올렸다. 주식재산 1위는 15조7541억원을 보유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 회장의 주식재산은 지난 1월 14조8673억원에서 지난 3월 16조5864억원으로 증가했으나, 지난 6월에는 5% 감소하며 15조원대로 내려왔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에서 최근 3개월 새 주가가 하락한 영향이 작용했다.
2위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3위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다. 서 회장은 주식재산이 11조614억원에서 8.8% 감소해 10조837억원으로 내려온 반면, 정 회장은 3조8048억원에서 4조6618억원으로 22.5%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제치고 주식재산 톱3에 진입했다.
이어 △5위 방시혁 하이브 의장(2조6631억원) △6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2조4727억원) △7위 이동채 에코프로 전 회장(2조2592억원) △8위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2조2162억원) △9위 최태원 SK 회장(2조579억원) △10위 구광모 LG 회장(2조227억원)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 기준 주식평가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주인공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3조7377억원에서 6개월 새 9241억원 이상 주식평가액이 증가했다. 반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지난 1월 6조1186억원에서 6개월 새 1조8213억원 넘게 주식재산이 줄어들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2분기 기준 46개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140여개나 되는 주식종목 중 주가가 오른 곳보다 내린 곳이 다소 많았다”며 “자동차·식품 관련 주식종목은 상승세가 많았지만, 유통·IT 업종에서는 하락한 곳이 많아 업종별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