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진의 PICK] 아스트 – 보잉 737 부품 공급으로 부활 신호탄?

美 스피릿에어로시스템즈와 1조2000억원 공급 계약 체결

2024-06-30     조호진 객원기자
아스트가 미국 스피릿에어로시스템즈와 1조2000억원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7일 공시했다. 계약기간은 내년 1월1일부터 28년 12월31일까지이다. 계약금은 작년 매출 대비 700%에 달하는 대규모이다. [사진출처=아스트]

[데일리인베스트=조호진 타키온뉴스 대표] 아스트가 미국 스피릿에어로시스템즈와 1조2000억원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7일 공시했다. 계약기간은 내년 1월1일부터 28년 12월31일까지이다. 계약금은 작년 매출 대비 700%에 달하는 대규모이다. 아스트는 보잉 737 여객기에 탑재되는 벌크헤드(Bulkhead) 등을 스피릿에어로시스템즈에 납품하게 된다.

아스트는 항공기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동 자체가 봉쇄되다 보니, 여행업, 항공업이 존폐 위기에 섰다. 코로나19로 세계 항공 부품사의 40%가 파산하고 보잉의 737맥스가 사고로 생산이 2년이나 중단됐다. 

항공 산업은 세계화와 맞물려 아스트에게는 기회가 된다. 코로나19가 끝나면 비행기는 재개되고, 항공 부품업 수요도 부활한다. 하지만, 40%가 없어졌다는 점은 생존자에게는 비상의 기회이다. 보잉의 항공기 수요도 여전해 아스트의 매출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이것이 이번 계약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는 아스트에게도 상처를 남겼다. 부채를 짊어진 창업주는 채권단에 경영권을 넘겼다. 창업주인 김희원 아스트 대표는 채권단인 유암코에게 경영권을 지난해 3월 넘겼다. 영남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삼성항공을 거쳐 한국항공우주 이사 등을 거쳤다. 비록 김 대표의 민간항공 여정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유암코가 김 대표의 꿈을 이어 받았다. 

유암코는 시중은행 5개(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와 국책은행 3개(기업은행·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가 출자해 설립한 기업이다. 부실채권(NPL) 매입·관리, 기업 구조조정(CR) 투자를 전문으로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가는 급락했다. 지난해 3월 4000원대에서 최근 500원대로 수직 낙하했다. 

이번에 1조원이 넘는 계약을 체결해서 예전 우량주로 돌아갈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이다. 아스트의 대규모 수주의 기반은 기술력이다. 아스트는 1000분의 1 수준에서만 허용 가능한 공차(公差)를 유지할 수 있다. 공차는 설계와 실제 제작의 차이를 말한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잉 737맥스의 후방 동체를 제작한다. 이번 계약도 보잉737의 후방 동체와 벌크헤드를 납품한다고 공시했다. 벌크헤드는 보잉737의 기체 격막 구조물이다.

또 아스트는 브라질의 엠브레어의 1차 벤더 지위도 갖고 있다. 아스트는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통상 15년이 넘는 여객기는 P2F(Passenger to Freighter·여객기-화물기 개조)가 이뤄진다. 아스트는 2020년부터 싱가포르 ‘ST 엔지니어링 에어로스페이스(STEA)’와 함께 에어버스 A320·A321 여객기에 대한 P2F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이스라엘 국영기업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과 15년간 B777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사업을 수주했다. 

이런 잠재력이 있었기에 아스트는 청산 대신 새로운 주인을 맞을 수 있었다. 최근에는 새로운 거래처로 브라질 군용기 부문에도 진출했다. 엠브레어가 생산하는 군용 수송기 C390의 부품을 향후 7년간 약 740억원 규모로 공급한다. 

이번 계약 이후 주가는 널뛰기이다. 지난 27일 계약 공시 당일 상한가인 695원으로 마감했지만, 지난 28일에는 740원을 찍고, 4.6% 하락한 663원으로 마감했다. 아스트의 올해 수익률(YTD)은 -66.9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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