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종목 체크] 툴젠, 美 유전자가위 특허 저촉심사 본격화…주가 향방은?
LS증권 "선발명자 인정 확률 75% 수준이지만 지속적 모니터링 필요" 한국투자증권 "유전자 가위 플랫폼 기술수출…내년 파트너사 임상 초기 결과 확인 가능"
[데일리인베스트=권민서 기자] 생명공학 전문기업 툴젠은 지난 21일 호주연방법원에서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가위 특허 최종 승인 판결을 받았다. 호주연방법원은 지난해 12월 툴젠의 특허를 취소했던 호주 특허청 결정을 인정했으나, 툴젠이 청구항을 정정해 대응하자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툴젠이 올해 하반기 미국에서 유전자가위 2단계 특허 저촉심사가 예정되어 있다며 승소할 시 특허 등록 완료 및 상업화 제품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중순부터 6만5000원 안팎에서 횡보하는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99년 10월8일 설립된 툴젠은 유전자교정 연구개발 및 유전자교정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특허 수익화 사업과 치료제·동식물 제품 개발 사업을 영위한다. ZFN(Zinc Finger Nuclease) 유전자가위, TALEN(TAL Effector Nuclease) 유전자가위 개발에 이어 2012년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개발에 성공했다. 2021년 12월10일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했다.
유전자교정은 유전질환 및 암 등 치료제 개발, 유전자원 한계를 극복한 고부가가치 동식물 품종개량 등 개발에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기술이다. 향후 유전자교정 기술 발달에 따라 건강, 웰니스·웰빙, 디지털 유전체, 기술 연결 및 융합, 미래인프라 개발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툴젠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전자교정의 핵심 도구인 유전자가위 3종을 모두 개발했다. 특히 툴젠의 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전달자 역할을 하는 리보핵산(RNA)에 절단 효소인 ‘Cas9’을 결합해 디옥시리보핵산(DNA)을 교정하는 기술이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학계 및 생명과학 산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툴젠은 관련 특허를 가장 빠르게 출원했으며 세계 최초로 사업화했다.
2024년 1분기 기준 특허수익화 사업은 전체 매출액의 83.72%를 차지한다. 툴젠의 특허 및 상표 등 산업재산권은 총 350건이다. △등록은 특허 103건과 상표 48건으로 총 144건 △출원은 특허 195건과 상표 4건으로 총 199건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하순 2만7000원대였던 툴젠은 가파른 상향각을 그리며 12월 초 8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이후에는 내림세를 보이며 올해 2월초 4만70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3월 중순에는 급등하여 9만2000원대까지 솟구쳤다가 곧바로 하락 반전하여 4월 중순 6만원대로 내려왔다. 이후 오름세를 보이며 5월초 8만원을 넘어섰으나 하락세로 전환되며 5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6만500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전날보다 1.04%(700원) 내린 6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툴젠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에 대해 호주연방법원은 지난달 특허권을 최종 승인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특허를 취소한 호주 특허청의 손을 들어줬으나, 툴젠이 청구항을 정정해 다시 대응하자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이에 따라 호주에 등록한 툴젠의 유전자가위 기술 관련 특허 문제가 해결됐다.
앞서 지난해 7월 호주 특허청은 2013년 10월23일 툴젠이 특허 등록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에 대해 등록을 취소했다. 툴젠이 임시 출원 일자인 2012년 10월23일을 특허권 우선 순위 날짜로 지정했으나 호주 특허청이 이를 기준일로 인정하지 않았고, 2013년 10월23일 이전에 발표된 논문들과 비교했을 때 신규성과 진보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호주연방법원도 특허청의 결정을 인정해 툴젠에 패소 판결을 내렸고, 툴젠은 호주 특허청과 법원이 지적한 청구항을 정정해 대응했다.
지난 5월24일 툴젠은 담배 제조판매 기업 KT&G와 고부가가치 담배교정체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유전자교정 기술을 이용해 특정 성분이 저감된 담배, 풍미가 우수한 담배 등의 신품종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툴젠과 KT&G는 새로운 유전자원의 개발과 품종육성을 통해 신품종을 확보하고 상업화하기 위해 협력한다.
지난 3월22일에는 미국 특허청이 유전자가위 복합체(RNP)에 대한 특허 등록을 승인하는 특허허여통지서(NOA·Notice of Allowance)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툴젠은 RNP 기술 일부를 승인받으며 최종단계인 특허등록증 발급만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미국 특허청이 해당 특허가 유전자가위 원천특허에 저촉되는지 심사하기 위해 NOA를 철회한 것이다.
이는 툴젠과 CVC그룹, 브로드연구소가 진행 중인 유전자가위 원천특허에 대한 소송 때문이다. 소송의 핵심은 인간을 포함한 진핵생물에서 사용할 수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선발명한 기관을 가려내는 것이다. 해당 소송에서 툴젠은 선출원자인 시니어 파티(Senior Party·선순위 권리자)로, 주니어 파티(Junior Party·후순위 권리자)인 CVC그룹과 브로드연구소는 선발명자라는 근거를 툴젠에 입증해야 한다.
지난 3월13일에는 한독, 제넥신과 함께 차세대 혁신 신약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3사는 차세대 선천 면역세포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생산기술 및 공정을 확립한 후 연구결과에 따라 임상단계로 개발할 계획이다. 긴밀한 연구협력체계를 통해 면역세포 활성화에 적합한 후보유전자를 도출하고 유전자편집 최적화를 통해 세포치료제 공정개발 및 전임상 분석하는 등 전방위적인 협력을 하게 된다.
지난 3월4일에는 중국에서 ‘표적 DNA를 절단하기 위한 조성물 및 그의 용도’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진핵세포 또는 유기체에서의 표적화된 유전체 교정에 관한 것으로, 툴젠은 중국 내 식물 유전자 편집 관련 회사 및 연구기관에 특허 라이선스 아웃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툴젠은 지난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억2112만원으로 전년 동기 1억4804만원 대비 18.18%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50억2791만원으로 전년 동기 43억6043만원 대비 15.31% 증가했다. 당기순손실은 49억5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37억9395만원 대비 30.66% 늘었다.
지난해에도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매출액은 11억340만원으로 전년 동기 7억4346만원 대비 48.41%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170억8754만원으로 전년 동기 193억8561만원 대비 11.85%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423억4017만원으로 전년 동기 181억7715만원 대비 130.93% 증가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툴젠에 대해 다소 중립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25일 LS증권은 툴젠이 미국 특허 저촉심사에서 시니어 파티 지위를 인정받으며 선발명자로 인정될 확률이 높지만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 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신지훈 LS증권 연구원은 “툴젠은 2021년 이전 상장 당시 라이선스 수입을 2023년 165억원, 2024년 660억원으로 추정한 바 있으나 2023년 매출액은 11억원으로 이에 미치지 못했다”며 “당시 추정치는 CVC그룹과 브로드그룹으로부터 치료제 권리를 받아간 당사자들과 2022년 하반기 협의를 완료하여 2023년 전체 수익 공유금액의 20% 수령, 2024년 나머지 금액 80% 수령을 기반으로 추정된 수치”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다수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는 CVC와 브로드의 특허 저촉심사 지연으로 인해 툴젠의 협의가 예상만큼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곧 툴젠의 특허 이슈에도 진전이 있을 전망이다. 지난 5월7일 CVC와 브로드그룹의 구두심리(Oral hearing)가 진행되었고 이는 최종 판결 결과가 임박했음을 뜻한다. 항소심에 패소한 그룹은 90일 이내에 연방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툴젠은 앞선 모션페이즈(Motion Phase)에서 CVC그룹과 브로드그룹에 대해 선출원자인 시니어 파티로서의 지위를 인정 받았다”며 “통계에 따르면 시니어 파티가 선발명자로 인정될 확률이 75% 수준이기에 툴젠이 두 그룹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유리한 위치를 기반으로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존재하나 크리스퍼의 권한이 상당하기에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존재하고 파생 특허 또한 복잡하게 얽혀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신 연구원은 “원천기술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도 보유 중”이라며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TGT-001은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의약품제조관리품질기준(GMP) 생산 최적화 단계로 2025년 전임상(IND enabling) 단계 진입을 계획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혈우병 치료제로 개발중인 TG-202는 간세포 고발현 프로모터 위치에 부근 타깃 유전자를 삽입하는 리버 바이오팩토리 플랫폼(Liver Biofactory Platform)을 적용했다”며 “다수의 유전자 교정 종자를 개발 중에 있으며 라이선스 아웃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지난 24일 한국투자증권은 툴젠이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특허 저촉심사 2단계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것이며, 내년에는 19개 기관에 비독점적으로 기술 수출한 유전자 가위 플랫폼 기술에 대한 파트너사의 임상 중간 결과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툴젠은 미국에서 유전자가위 특허 저촉심사 중”이라며 “하반기 중 CVC(발명가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측, CRISPR 테라퓨틱스)가 제기한 브로드연구소(사람세포에서 게놈 교정 입증, MIT·에디타스 메디신)와의 항소 결과가 선고되면 승소한 기관과 2단계 저촉심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단계 저촉심사에서 툴젠이 승소할 경우 미국 특허 등록을 완료할 수 있으며, 본 특허를 활용해 개발된 상업화 제품에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된다”며 “툴젠은 유전자가위 기술을 발명하지는 않았지만, 가장 먼저 진핵세포에서의 실시 예와 도면을 포함한 특허를 출원했기 때문에 미국 저촉심사에서는 선출원기관인 시니어 파티 자격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전자가위는 그린바이오에도 적용 가능하다”며 “특히 유전자가위를 활용한 특정 유전자의 교정은 자연 발생적으로도 나타날 수 있는 것이라 비유전자변형식품(Non-GMO) 종자로도 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툴젠은 현재 고함량 올레익산 콩을 개발 중이며 2020년 7월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규제 면제 승인을 받았다”며 “올해부터는 사업 파트너를 확보해 1500억달러 대두 시장에서의 상업화 계획을 마련할 전망이다. 갈변 억제 감자도 개발했다. 현재 2단계 개발 중이며 2022년 9월 GMO 규제면제를 승인받았다”고 전했다.
위 연구원은 “2024년 1분기 기준 598억원의 현금을 보유 중”이라며 “연 190억원 수준의 판관비가 소요된다는 점을 바탕으로 약 3년간의 운영 자금은 충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툴젠은 현재 몬산토,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을 포함한 19개 기관에 유전자 가위 플랫폼 기술을 비독점적으로 기술 수출했다”며 “이들 기관이 툴젠의 기술을 활용해 상업화할 경우 계약된 마일스톤을 수령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특히 호주 카세릭스(CARTherics)의 속도가 가장 빠르다”며 “유전자가위 키메릭 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고형암 임상 1상을 준비 중이라 이르면 내년에는 툴젠의 유전자가위 기술이 적용된 CAR-T의 임상 초기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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