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뉴스] 대기업 88곳 고용 인원, 쿠팡 3만2000명 늘어…SK는 9500명↓

한국CXO연구소, 88개 대기업 집단 2023년 고용 변동 분석 결과 발표 88개 그룹 고용 일자리 5만5919곳 늘어…전년 대비 0.6%p 증가 삼성, 6년 연속 고용 증가세 기록…SK는 7.7% 감소

2024-06-05     권민서 기자
2022년 대비 2023년 기준 88개 그룹 고용 변동 현황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데일리인베스트=권민서 기자] 대기업 88개 그룹의 2023년 고용 증가율은 전년 대비 5만5000명 이상 증가한 3.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쿠팡은 1년 새 3만2000곳 넘게 일자리가 증가한 반면 SK는 9500곳 넘게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6년 연속으로 고용 증가세를 기록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5일 ‘88개 그룹 대상 2022~2023년 고용 변동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 88곳이다. 고용 인원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계열사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기재된 공정위 공시 자료를 참고했다.

올해 공정위가 지정한 88개 대기업 집단 중 국내 계열사는 3318곳으로, 2023년 직원 수는 183만7324명이다. 2022년 178만1405명 대비 5만5919명 늘었으며 고용 증가율은 3.1%다. 이는 2022년에 2021년 대비 82개 그룹에서 2.5%(4만2981명) 수준의 고용 증가율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고용 규모가 0.6%포인트(P) 증가한 것이다. 

현재 고용보험 가입 기준으로 대기업 및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을 포함한 전체 고용 인원 중 88개 대기업의 고용 인원 비율은 12.1%다. 한국에서 고용의 상당수인 87.9%가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등이 책임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고용 일자리를 크게 늘리려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등에서 고용이 확대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2022년 대비 2023년 기준 88개 대기업 집단별 고용 증가 상위 톱10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88개 대기업 중 43곳이 고용 증가세를 보였으며, 36곳은 감소세를 보였다. 9곳은 올해 대기업 집단으로 신규 편입되었거나 직원 수 변동이 없었다. 고용 증가세를 보인 대기업 중 인원이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쿠팡이다. 쿠팡은 2022년 5만2551명에서 지난해 8만4702명으로 전체 직원 수가 3만2151명 증가했다. 

특히,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88개 대기업 중 개별 그룹 기준 3만명 이상으로 최다 고용 인원 증가를 보였다. 쿠팡 다음으로 한화가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한화는 4만2555명에서 5만5009명으로 1년 새 1만2454명 고용 인원이 늘었다. 한화오션 등이 한화그룹으로 편입된 영향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고용 인원이 1000명 넘게 증가한 대기업 집단은 8곳 더 있다. △현대차(8836명) △포스코(6353명) △삼성(4282명) △CJ(3554명) △이랜드(2319명) △한진(1668명) △LS(1137명) △HD현대(1015명) 그룹 등이다.

반면, SK그룹은 일자리가 9000곳 넘게 감소했다. SK그룹의 고용 인원은 11만4950명으로 2022년 12만 4499명 대비 9549명 줄었다. 고용 감소율만 해도 7.7% 수준이다. 이는 2022년까지 SK그룹 계열사였던 SK쉴더스(6827명)와 캡스텍(4848명)이 다른 회사로 매각된 원인이 컸다. 매각된 2개 기업을 제외하고 계산해 보면, 나머지 SK 그룹의 고용은 2100명 정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SK 이외에 1000명 이상 고용이 줄어든 그룹은 △KG(2711명↓) △신세계(2209명↓) △LG(1834명↓) △롯데(1751명↓) 등 4개 기업이 있다.

 

88개 그룹 내 개별기업 중 2023년 기준 고용 톱10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고용 1만명 클럽에는 28개의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88개 그룹 중 3300곳이 넘는 개별 기업별 고용 현황을 규모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고용 인원은 11만 8725명으로 단일 기업 중 유일하게 직원 수가 10만 명을 넘어서며 고용 1위 왕좌 자리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2023년 직원 수가 전년 대비 2893명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2위 현대자동차(7만3267명) △3위 쿠팡풀필먼트서비스(6만4109명) △4위 기아(3만6884명) △5위 LG전자(3만6363명)가 대기업 집단 계열사 중 고용 톱5에 포함됐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1년 새 3만 2869명이나 증가하며 우리나라 단일 기업 중 고용 톱3에까지 이름을 올렸다. 고용 증가율은 105.2%에 달해 쿠팡풀필먼트서비스가 국내 대기업 집단의 고용 증가 견인차 역할을 한 셈이다. 

△6위 SK하이닉스(3만1751명) △7위 LG디스플레이(2만8168명) △8위 이마트(2만5060명) △9위 SCK컴퍼니(2만1883명) △10위 삼성디스플레이(2만1201명) 순으로 지난해 기준 고용 규모가 큰 상위 10개 대기업군이 꼽혔다.

그룹별 고용 증가율로 보더라도 쿠팡그룹이 61.2%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화(29.3%) △이랜드(18.1%) △포스코(16.7%) △유진(13.6%) △BGF(12.6%) △에코프로(12.3%) 그룹 순으로 최근 1년 새 그룹 고용 인원이 10% 이상 상승했다. 

 

2023년 기준 88개 대기업집단별 고용 상위 톱10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그룹 전체 고용 규모별 순위는 삼성이 27만8284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삼성그룹은 지난 2017년 24만2006명에서 지난해까지 6년 연속 고용 성장세를 보여 주목된다. 삼성에 이어 △현대차(19만7727명) △LG(15만4941명) △SK(11만4950명)가 지난해 고용 10만명 클럽에 가입했다. 다음으로 △롯데(8만6244명) △쿠팡(8만4702명) △신세계(7만1530명) △CJ(6만1901명) △KT(5만8485명) △한화(5만5009명) 그룹이 고용 규모 순으로 탑10에 속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에서 대기업 집단이 차지하는 경제 비중은 상당하지만 자동화 시스템 등이 지속적으로 도입됨에 따라 고용 증가 속도는 더뎌 실질적인 고용은 중소기업 등에서 책임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장기적으로 국내 고용을 확대하려면 30~100명 사이 직원 수를 둔 중소기업에 고용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