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주 핵심체크] 리가켐바이오, 자체 임상 파이프라인 확대로 주가 고공행진?
하나증권 "확보한 실탄으로 공격적인 개발…신규 파이프라인 주목" 이베스트투자증권 "5년 이내로 계열 내 최고·최초신약 후보 10~20개 확보 목표" 메리츠증권 "콘쥬올 플랫폼 통해 추가 기술수출 지속 전망…적정가 10만원"
[데일리인베스트=권민서 기자] 신약 개발 기업 리가켐바이오(옛 레고켐바이오)는 최근 제과기업 오리온이 최대주주로 변경되면서 유상증자와 구주대금 납입 등으로 약 7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증권가에서는 리가켐바이오가 오리온 유상증자·존슨앤드존슨 기술이전 등으로 확보된 자금을 통해 공격적인 파이프라인 확보 및 임상 진행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초순부터 상향각을 그리다가 최근 주춤하고 있는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리가켐바이오는 합성신약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2006년 5월2일 설립됐다. 의약화학(Medicinal Chemistry)을 기반으로 글로벌 신약 연구개발(R&D)에 주력하고 있는 연구중심형 제약회사다. 코스닥시장에는 2012년 12월10일에 상장됐다.
주력사업으로는 자체 개발한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Antibody-Drug Conjugates) 원천기술과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구축된 ADC 항암제를 연구·개발하고 기술이전하는 글로벌 사업화가 있다. 현재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기존 ADC 원천기술과 접목한 비욘드(Beyond) ADC를 연구 중이며 이중항체 ADC와 면역항암제인 면역조절 항체결합체(AIC)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의료기기 및 의료용 소모품 판매사업을 영위한다.
ADC는 높은 치료효과를 보유한 약물(페이로드)을 항체에 결합(링커)한 바이오의약품이다. 화학요법과는 달리 정상세포가 아닌 종양세포만을 표적하고 사멸시키도록 설계돼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차별화 장점을 보유한 자체 링커 및 결합기술을 지녔다. 리가켐바이오가 사용하는 링커기술은 2세대 기술이다. 1세대 링커와는 달리 2세대 기술은 같은 위치에 동일한 양의 링커를 결합시킬 수 있다.
또한 리가켐바이오는 톡신(Toxin)을 포함한 ADC 플랫폼 원천기술을 발굴함으로써 다양한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순 3만5000원 안팎에서 움직이던 리가켐바이오는 10월 하순부터 상향각을 그리며 12월 하순 6만5000원대로 올라섰다. 이후에는 하락 반전하며 올해 2월초 4만7000원대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바로 오름세로 돌아서며 3월 초 7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최근에는 6만5000원대로 내려왔다. 지난 4일에는 전날보다 1.66%(1100원) 하락한 6만51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월29일 리가켐바이오는 오리온이 주식대금 5485억원을 납입하며 지분 25.73%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변경되었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리가켐바이오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5만9000원에 796만3283주를 배정받았고, 김용주 리가켐바이오 대표와 박세진 사장에게 기준가 5만6168원에 구주 140만주를 매입해 총 936만3283주를 확보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유상증자 등 자금유입과 기존 보유현금을 합해 약 7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같은 날 리가켐바이오는 제18회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리가켐바이오에서 리가켐바이오로 사명을 변경한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완구회사 레고(LEGO)가 제기한 상표권 소송에서 최종 패소한 데 따른 것이다. 변경된 사명은 정기주주총회를 결의한 당일부터 적용되었다.
지난 2018년 리가켐바이오가 특허청에 ‘레고켐파마’라는 상표를 등록하자 레고가 무효소송을 제기하며 분쟁이 시작됐다. 2020년 12월 특허법원이 레고 승소 판결을 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대법원이 원고 승소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사명을 변경했으나 기존 사명으로 상용화된 제품이 없고, 약칭인 ‘LCB’를 유지하면서 LCB84 등 보유한 파이프라인에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21일에는 마이크로바이오틱스와 박테리오파지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양사는 다제내성 녹농균을 표적으로 하는 박테리오파지 치료제 공동 개발을 수행하며, 다수의 파지를 활용한 칵테일 치료제와 기존 항생제와의 병용투여 등 포괄적인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3월11일에는 에스티팜과 링커의 제조 공정을 공동 연구하고 위탁생산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에스티팜은 리가켐바이오의 ADC 플랫폼에 필요한 링커 일부분에 대해 공정 최적화 연구부터 생산까지 위탁개발생산(CDMO)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 협력을 통해 리가켐바이오는 ADC 링커의 핵심 구성품 국내 조달이 가능해졌다.
지난 2월7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ADC 치료제 개발을 위한 위탁개발(CDO)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물질 생산까지 CDO 관련한 전반적인 서비스를 리가켐바이오에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28일에는 신탁계약기간 만료로 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해지 후 신탁재산 반환방법은 현금 및 실물 반환이다.
지난해 12월26일에는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텍과 2조2400억원(약 17억달러) 규모의 ADC 후보물질 ‘LCB84’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단일물질의 기술 거래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계약으로 리가켐바이오는 얀센에 LCB84의 전세계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권리를 부여하게 된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1상·2상 임상시험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이후 얀센이 단독 개발 권리를 행사할 시 얀센에게 임상 개발 및 상업화 권한이 부여된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에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매출액은 341억4564만원으로 전년 동기 334억1204만원 대비 2.19%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808억2234만원으로 전년 동기 503억7509만원 대비 60.44% 늘었다. 당기순손실은 737억357만원으로 전년 동기 450억9179만원 대비 63.45% 증가했다.
증권가는 리가켐바이오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3일 하나증권은 리가켐바이오가 올해부터 자체 파이프라인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LCB97, LCB02 등 신규 파이프라인에서 타깃이 다양해지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플랫폼 중심에서 파이프라인 중심으로, 확보한 실탄으로 공격적인 개발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가켐바이오는 콘쥬올(ConjuAll) 이라고 명명된 자체 ADC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ADC 플랫폼은 베타 글루쿠로니드(β-glucuronide) 링커, Caax 기반의 위치 특이적 결합방법(Site Specific Conjugation), PBD(Pyrrolobenzodiazepine) 프로드럭(Prodrug)과 개발 중인 신규 약물(Payload)”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표적의 ADC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파트너들과 12건의 라이선스 딜을 체결하며 기술력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DC 파이프라인의 가치는 초기 임상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리가켐바이오는 기존의 초기 기술이전 전략에서 자체 임상 개발 전략을 통해 파이프라인 가치를 높이고 있다”며 “존슨앤드존슨 기술이전과 오리온 유상증자로 확보된 약 7000억원의 현금을 활용한 공격적인 파이프라인 확보와 임상 진행이 기대된다”고 짚었다.
박 연구원은 “2024년부터는 자체 파이프라인의 성과가 확인되기 시작한다”며 “LCB84(Trop2 MMAE ADC)는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가장 빠른 파이프라인으로, DS-1062, 트로델비(Trodelvy) 등 기존 트롭2(Trop2) ADC와 차별화된 항체 에피토프(Epitope), 톡신을 적용했다”고 전했다.
이어 “LCB84는 지난해 10월 임상 1상의 환자 모집을 개시했다. 2024년 1상을 종료하고 2025년 2상 진입을 목표하고 있으며, 연내에 임상 중간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외에도 다수의 신규 파이프라인의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신규 파이프라인은 2024년 4분기~2025년 1분기에 임상 1상 임상시험 계획 승인신청(IND)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요 신규 파이프라인으로는 LCB97(L1CAM ADC), LCB02(Claudin18.2 ADC), LCB41(B7-H4 ADC), LCB67(DLK1)이 있다”며 “주목할 부분은 리가켐바이오 파이프라인의 타겟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L1CAM은 세포 표면에 발현된 단백질로 세포 증식과 암의 전이와 관련된 EMT(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신경모세포종, 췌장암, 난소암, 폐암 등의 타깃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시스톤(Cstone)에 기술 이전한 LCB71(ROR1, pPBD ADC)는 지난해 3월 임상 1상에 진입해 중국, 미국,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클리니컬트라이얼즈(ClinicalTrials.gov) 기준 올해 말 임상 종료 예정으로, 2024년 상반기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중간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익수다(Iksuda)에 기술 이전한 LCB73(CD19, pPBD ADC)는 지난해 9월 임상에 진입했다. 클리니컬트라이얼즈 기준 임상 예상 종료는 2025년 9월”이라며 “익수다에 기술 이전한 LCB14(HER2, MMAF ADC, 코드명 IKS014)는 지난해 10월 임상 1상의 첫 환자 투여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a상은 2024년, 1b상은 2025년 하반기에 종료될 예정이며, 2024년 1a상의 중간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3월27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리가켐바이오가 5년 이내로 계열 내 최고신약(Best-In-Class)과 계열 내 최초신약(First-In-Class) 후보를 10~20개 확보를 목표하고 있다며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파이프라인 딜의 비율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짚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신지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리가켐바이오는 지금까지 누적 기술 수출 규모 8조원을 달성한 ADC 선도 기업”이라며 “특히 2023년 12월 얀센사와 LCB84(TROP2-ADC)를 대상으로 한 2조24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주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계약 규모는 국내사의 글로벌 기술 수출 규모에 있어서 최대일뿐만 아니라 2022~2023년 동안 있었던 글로벌 ADC 기술 계약 규모 중 상위권을 차지한다”며 “몇 년간 이어져온 ADC에 대한 빅파마들의 관심과 더불어 리가켐바이오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계약 규모”라고 평가했다.
신 연구원은 “리가켐바이오의 콘쥬올 기술은 항체에 위치 특이적 결합방법을 할 수 있는 효소 반응 기반의 기술이다. 이를 통해 균일한 DAR(Drug Antibody Ratio)을 가진 물질 생산이 가능하다”며 “또한 베타 글루쿠로니드에 의해 분해되는 링커를 사용, 혈중에서는 안정하고 암세포 내에서 효율적인 약물유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리가켐바이오의 LCB14와 LCB84는 경쟁 약물 대비 높은 수치의 치료지수(Therapeutic Index)를 확보했다”며 “해당 플랫폼의 장점은 LCB14(HER2-ADC)의 임상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경쟁약물 대비 낮은 부작용을 보여주었으며 특히 LCB14와 동일한 MMAF(Monomethyl auristatin F) 페이로드를 가진 블렌렙(Blenrep)이 시장에서 퇴출된 이유였던 안구 독성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추가로 독성이 강한 PBD 페이로드를 프로드럭 형태로 암세포에 전달하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적용한 LCB71(ROR1-ADC)은 경쟁약물 대비 낮은 부작용이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신 연구원은 “리가켐바이오의 비전(VISION) 2030 전략에서 기존 연간 2개 도출에서 연간 4~5개 수준까지 후보물질 개발 속도를 가속화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계열 내 최고신약, 계열 내 최초신약 후보를 5년 내 10~20개 확보를 목표로 한다”고 짚었다.
이어 “최근 ADC 글로벌 딜은 후기 개발 단계의 파이프라인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리가켐바이오 또한 가치를 높게 인정 받을 수 있는 파이프라인 딜의 비율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이를 토대로 자체 임상 개발 파이프라인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3월20일 메리츠증권은 리가켐바이오가 보유한 콘쥬올 플랫폼과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발표할 전임상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기술수출을 할 수 있다며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적정주가는 10만원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했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3년 12월 리가켐바이오는 존슨앤드존슨과의 LCB84 기술이전 계약을 공시했다. 계약 금액은 2조원를 넘어섰으며 선급금만 1300억원을 수령하는 대형 계약”이라며 “이전 기술이전 계약까지 포함하면 총 10건의 기술수출을 달성할 정도로 콘쥬올 플랫폼의 가치는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효능과 긍정적인 안전성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는 콘쥬올 플랫폼을 통해 추가적인 기술수출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2019년부터 매년 기술수출을 해왔기에 2024년 또한 기술수출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파이프라인은 △전임상 단계인 CLDN18.2를 타깃하는 LCB01A △B7H4를 타겟하는 LCB41A △임상 1상 단계인 CD19를 타겟하는 LCB73”이라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약 4700억원이 오리온 측과의 계약을 통해 확보할 현금”이라며 “이는 기존 보유하고 있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약 1000억원의 4배 이상에 달하는 규모이며 이를 통해 지지부진했던 임상 속도를 공격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또한 추가적인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무리가 없는 현금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밸류에이션과 관련, 그는 “4월 예정된 AACR을 통해 6개의 파이프라인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6개의 파이프라인 중 CLDN18.2, B7H4를 타깃하는 파이프라인은 전세계적으로 관심이 많은 타깃이기에 글로벌 빅파마들의 관심이 높을 것이라 판단하며 추가적인 기술수출을 통한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적정주가는 LCB14, LCB84, 그 외 파이프라인 등 신약 가치와 플랫폼 가치를 합산하여 산출했다. 신약가치 산출 시 현금흐름할인법(DCF) 밸류에이션을 반영했다”며 “주요 가정은 무위험 이자율 국고채 3년물 금리 3.34%, 시장 위험 프리미엄은 5.32%, 베타(Beta) 0.9 등을 활용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