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현미경 분석] '전장 부문 진출' 비에이치, 주가 재반등 모멘텀 찾을까

증권가, 실적 둔화로 목표가 잇달아 하향…상반기 저점 매수 권유도

2024-02-27     이상용 편집위원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부문 국내 1위 업체 비에이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55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줄었다. 순이익은 854억으로 39% 감소해 전년 성장세와 사뭇 다른 실적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사진출처=비에이치]

[데일리인베스트=이상용 편집위원]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부문 국내 1위 업체 비에이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55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줄었다. 순이익은 854억으로 39% 감소해 전년 성장세와 사뭇 다른 실적 감소세를 보였다.

비에이치 주가도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하락세다. 지난해 4월까지 2만원대를 머물던 비에이치 주가는 5월 말 들어 급등하며 6월 2만원대 후반까지 올라 지난해 7월6일 2만935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로는 하락세로 전환돼 8월 2만원대 초반으로, 10월 들어서는 1만원대로 내렸다. 올해 들어서도 부진한 주가가 계속돼 지난 19일에는 장중 1만731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저가를 찍었다.

증권가에서도 잇따라 비에이치 목표주가를 내려잡았지만, 대체로 비에이치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됐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매수를 권하는 의견도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했다며 목표주가를 3만4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내렸다. BNK투자증권도 주당순이익(EPS)을 21%로 내리며 목표주가를 3만원에서 2만6000원으로 하향했다. 비에이치 북미 모바일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라며 하이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3만원에서 2만6000원으로, NH투자증권은 3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각각 내렸다.

다만 대신증권은 비에이치 실적이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 2만7000원을 유지했다.

비에이치의 사업은…

1999년 설립된 비에이치는 첨단 정보기술(IT) 산업 핵심부품인 FPCB 부문 국내 1위 회사다. 비에이치의 FPCB는 삼성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에 모두 적용되고 있다.

2022년부터는 모바일 부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차량용 무선충전 사업도 양수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LG전자 전장사업부의 무선충전사업부를 인수해 비에이치EVS를 설립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1차 협력사 및 차량용 무선충전기 시장 점유율 1위 지위를 확보했다.

비에이치는 현재 국내외 IT 선도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과 공급계약을 맺고 다양한 PCB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공급할 수주 잔액만 2조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일본 무라타제작소가 독점해온 5G 이동통신용 안테나 소재를 국산화하면서 통신사업 분야 성과도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 위축…영업이익 34%, 순이익 39% 감소

비에이치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5919억원으로 전년 1조6810억원 대비 5.3% 줄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전년 대비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55억6113만원으로 전년 1312억6754만원 대비 34.8%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854억4516만원으로 전년 1406억6472만원 대비 39.2% 줄었다.

한편 비에이치의 지난 2022년 매출액은 1조6810억원으로 전년 1조369억 대비 62.1% 늘었다. 영업이익은 1312억6754만원으로 전년 710억8542만원 대비 84.6%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406억6471만원으로 전년 817억3553만원 대비 72% 증가했다.

나이스 기업정보에 따르면 비에이치는 동종 산업 내에서 △활동성-중위 △수익성-최상위 △안정성-상위 △성장성-상위 △규모-최상위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서 전장으로 영역 확대 도모…CES서 ‘무선 전기차 충전’ 기술 공개

비에이치는 최근 전기차 분야 시설투자 및 기술개발로 영역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비에이치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스마트폰 무선 충전처럼 전기차를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모듈을 공개했다. 비에이치EVS(BH EVS)가 개발한 무선충전 코일은 11㎾급 코일세트를 이용해 완속 충전으로 전기차를 최소 5시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주차장 바닥에 송신부 충전용 코일을 매립하고 차량에는 수신부 코일을 부착해, 무선으로 충전하는 방식이다.

비에이치EVS는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전기차 무선충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비에이치EVS에 따르며  현재 22㎾급까지 기술 개발을 마친 상태로, 상용화가 되면 더 빠른 속도로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다. 

비에이치는 지난해 10월10일 글로벌 완성차 OEM 고객사 물량 확대를 위해 베트남 빈푹성 빈옌시에 600억원 규모의 신규시설 투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시설투자는 2024년 10월까지 이뤄진다.

그간 비에이치는 연성PCB 기반 모바일용 제품을 주력으로 삼아왔으나 최근 전장 분야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전장용 PCB는 모바일 PCB 대비 10배 이상 규모가 큰 제품을 사용하는만큼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활용할 여지가 크다. 

대신증권 “비에이치 밸류에이션 저평가…목표주가 2만7000원”

지난 21일 BNK투자증권은 비에이치 EPS를 21% 하향 조정하면서 목표주가를 3만원에서 2만6000원으로 13.3% 내렸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수요 부진과 IT OLED용 FPCB 초기 양산에 따른 비용 발생 및 저수익성을 고려할 때 올해 상반기 매출 및 수익성은 작년 동기와 비슷할 전망”이라며 “그러나 하반기에는 모바일용 FPCB의 경우 고객사 내 점유율 상승이 기대되고 IT OLED용 FPCB 매출이 본격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비에이치 현재 주가에 대해서는 “주가는 역사적 밸류에이션 저점에 있으며 지나친 저평가 상태다. 하반기 모멘텀을 대비한 상반기 저점 매수를 권유한다”고 제언했다.

지난 20일 하나증권은 비에이치 주당순이익(EPS)를 기존 대비 24% 하향하면서 목표주가를 3만4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20.6% 하향하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비에이치의 지난해 4분기 실적과 관련 “하나증권의 추정치 및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시현했다”며 “북미와 국내 고객사향 매출액 모두 전분기 대비 증가하긴 했지만 예상보다는 적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미 고객사는 프로 라인업의 판매량은 양호했지만 시리스 전체 물량은 전년 동기를 소폭 하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실적 관전 포인트로는 전지 케이블로 주목했다. 김 연구원은 “차량용 무선 충전 모듈은 전사 매출에서 이미 20%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에 향후에는 이익의 기여도가 중요하다”며 “이는 비에이치의 상저하고 실적 패턴 완화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T용 OLED향 매출액은 400억원 이상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고개사 및 당사의 점유율 변동성이 상존하고 최근 수율 이슈도 있어 불확실성이 높다. 하나증권은 해당 매출액을 현재 추정치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2021년 사업을 개시한 전기차용 2차전지 케이블의 연간 매출액은 270억원에서 2023년 470억원으로 증가하긴 했지만 당초 예상 및 기대보다는 더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하이투자증권은 북미 모바일 수요가 부진한 상황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기존 3만원에서 2만6000원으로 13.3% 하향했다. 다만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에이치 4분기 실적과 관련 “매출 5166억원, 영업이익 163억원으로 3개월 컨센서스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 63% 하회했다”며 “IT OLED 관련 외주가공비가 예상보다 크게 발생했으며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직 IT OLED 신규 라인 셋업에 시간이 필요하므로 상반기까지 외주가공과 관련된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아쉬운 실적이나 BH EVS가 3%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시현하며 완연하게 자리를 잡은 점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주가 흐름과 관련해선 고 연구원은 “연초 대비 주가는 –18% 조정 받았다”며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이폰 판매부진뿐 아니라 AI 전략이 뚜렷해 보이지 않는 애플에 대한 우려, 2024년 아이패드 패널 출하 전망치 800만대로 하향, IT 관련 초기 수율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 관점 포인트를 제시하며 “애플과 관련된 우려는 AI에 대한 방향성이 구체화될 iOS18 공개로부터 완화될 것이고 IT OLED향 매출과 이익기여도는 라인 셋업과 수율이 안정화될 2024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돼 2027년까지의 장기 성장 사이클을 만들어낼 것이며 BH EVS의 영업이익이 2023년 –45억원, 2024년 103억원으로 크게 개선되며 2024년의 전사 증익을 주도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날 NH투자증권은 북미 고객사 스마트폰 판매 둔화 상황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기존 3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20% 하향했다. 다만 중장시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과 관련 “영업이익 161억원을 기록하며 당사 추정치 및 컨센서스를 대폭 하회했다”며 “상반기까지는 실적 둔화가 이어지겠으나 OLED를 탑재한 태블릿의 성공적 출시와 북미 고객사가 신모델에 AI 기능을 확대 적용시키는 경우 주가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비에이치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직전 전망치 대비 32.3% 내려잡은 899억원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북미 스마트폰 업체 판매는 중국에서의 경쟁 심화, 온디바이스AI 기능 부재 등으로 인해 2024년까지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며 “볼륨 감소 및 고객사 원가 절감 노력 영향으로 마진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대신증권은 비에이치의 현재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됐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 2만7000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매출은 1조6600억원, 영업이익은 101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 18.1%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애플 아이폰향 R/F PCB 공급 증가, 신규로 아이패드향 경성PCB 매출 반영, 또한 BH EVS 매출은 14%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

박 연구원은 “2024년 애플 아이패드향 HDI부문에 투자 및 생산설비 구축 관련한 선제적인 비용,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지난해 수익성 부진으로 연결됐다”며 “2024년 하반기에 초점을 맞춘 비중확대 시기로 판단하며 아이폰16 관련한 하반기 실적 개선 및 차량용 무선충전기 수익성이 정상화돼 밸류에이션 저평가로 반등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