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주 핵심체크] HPSP, 하반기 본격 실적 턴어라운드 전망…주가 날개 달까
현대차증권 "2㎚ 수주로 HPA, HPO 적용처 확대…목표가 8만1000원" KB증권 "선단공정 침투율 확대로 신규 고객사, 신규 장비 기대" 한화투자증권 "중장기 성장 모멘텀 여전히 유효…목표가 5만6000원"
[데일리인베스트=한은정 기자] 반도체 전공정 장비업체인 HPSP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액은 30%, 영업이익은 36% 각각 감소하는 등 실적이 악화됐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HPSP가 올해 하반기부터 캐파(CAPA) 증설에 따른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가파른 상향각을 그리는 주가가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17년 3월 설립된 HPSP는 고압 수소 어닐링(HPA) 반도체 장비 제조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한다.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및 메모리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전공정 중 수소 어닐링에 필요한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를 판매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는 2022년 7월15일 상장됐다.
HPSP의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는 반도체 소자 계면상의 결함을 제거하는 장비다. 고압 수소 어닐링 공정 효과로 인해 반도체 소자 계면의 결함이 감소되면 전자 이동량이 향상되므로 트랜지스터 성능이 높아지게 된다. 반도체 기술의 발전에 따른 고집적화, 고전력화, 고속화에 따라 게이트(Gate)에서 낮은 누설 전류가 요구되며 이러한 반도체 소자의 특성상 계면의 안정성 확보에 많은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소자 계면의 문제점 개선을 위한 시장 수요는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
지난해 4월 하순 2만원 안팎에서 움직이던 HPSP는 상향각을 그리며 8월초 3만4000원대로 올라섰다. 이후 하향세를 보이며 9월 하순 3만1000원대로 내려왔다가 바로 반등하며 12월 중순에는 4만8000원대로 치솟았다. 12월 하순부터 내림세로 돌아섰으나 올해 1월 중순부터 다시 상승 반전하며 지난 15일에는 장중 6만3900원까지 솟구쳤다. 지난 16일에는 전날보다 7.29%(4600원) 내린 5만8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1월25일 HPSP는 경기 화성시에 신사옥을 완공하고, 지난 1월15일 사무실 이전을 마쳤다고 밝혔다. 기존 사옥의 생산 설비를 차례대로 옮기는 중으로 램프업(Ramp-up·장비 설치 후 대량 양산까지 생산 확대)을 진행, 오는 6월부터 최대 생산능력을 달성하는 것이 HPSP의 목표다.
HPSP는 2022년 7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면서 공모 자금으로 750억원을 조달했다. 이 가운데 385억원을 신사옥 건설 등 시설자금으로 쓰기로 했다. HPSP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시설자금 222억원을 썼다. 시설 투자 기간이 당초 계획보다 7개월가량 밀리긴 했지만, 남은 자금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집행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지난 1월15일 HPSP가 HPA와 고압산화공정(HPO)에 관한 연구개발(R&D)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HPSP는 국내에 신규 연구개발 센터 개관을 통해 HPA와 HPO 기술을 기존 공정 이외에 타 공정으로 확장할 수 있는 공정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선단 공정에서 필수 공정으로 채택되고 있는 고압수소어닐링 공정을 기반으로 다른 가스를 활용한 HPA와 HPO에 대한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신규 고압 공정 장비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HPSP는 벨기에 연구기관 아이맥(IMEC)과 함께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했다. 공동연구개발 협약식은 지난 1월10일 벨기에 루벤에 위치한 IMEC 본사에서 열렸으며, HPSP와 IMEC의 주요 임원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용운 HPSP 대표는 “IMEC의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HPSP의 고압 공정 장비가 차세대 반도체 제조 공정에 확대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PSP는 지난 2015년부터 IMEC과 함께 고압어닐링공정을 다양한 소자에 적용하고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고압어닐링은 IMEC 핵심 파트너사의 반도체 제조 공정에 성공적으로 적용됐으며, 핀펫(FinFET)과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고성능 D램 및 3D 낸드 등 반도체 소자의 성능 향상에 활용된다.
HPSP는 지난해 4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지난 15일 공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액은 304억7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438억5200만원 대비 30.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21억1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88억7000만원 대비 35.8%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64억2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79억2000만원 대비 18.9%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는 무난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790억8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593억3600만원 대비 12.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52억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851억7400만원 대비 11.8%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804억3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660억600만원 대비 21.9% 증가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HPSP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15일 현대차증권은 HPSP가 2025년 CAPA 확대 및 신규 장비 출시 등으로 본격적인 매출 성장궤도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5만9000원에서 8만1000원으로 37% 상향 조정했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3년 4분기 실적은 매출액 305억원(직전 분기 대비 –27.3%, 전년 동기 대비 –30.5%), 영업이익 121억원(직전 분기 대비 –43.9%, 전년 동기 대비 –35.8%)로 현대차증권 추정치에 부합하는 수준의 실적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국내 업체들의 1b, 1c 공정상 극자외선(EUV) 도입 확대와 2㎚ 수주로 인해 HPA, HPO 적용처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며, 2024년 하반기부터 캐파 증설에 따른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곽 연구원은 “비메모리 고객사들의 자본적지출(CAPEX) 투자는 2024년 선단 공정을 위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어 HPSP의 HPO 장비의 지속 채택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어 “공정을 도입하는 인텔, 라피더스, 삼성전자, TSMC 등이 해당 공정에서 수율 개선을 위해서는 HPSP의 장비가 필수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여진다”며 “특히 2024년 반도체 시장의 턴어라운드와 AI 투자가 엣지 디바이스로 확산됨에 따른 비메모리 수요는 크게 확장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하이브리드 본딩이 향후 개화되는 시점에는 디싱 갭(Dishing gap) 제어를 위한 목적으로 HPSP의 HPA, HPO 장비의 적용 가능성이 높으며, 2025년 HPO 장비가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며 “2024년 실적은 매출액 2102억원(전년 대비 +17.4%), 영업이익 1083억원(전년 대비 +13.8%)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밸류에이션과 관련, 그는 “2025년 캐파 확대 및 신규 장비 출시 등을 통해 본격적인 매출 성장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에 따라 목표주가를 2025년 주당순이익(EPS) 2124원에 해외 글로벌 반도체 장비사 평균 주가수익비율(P/E)를 적용하여 상향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KB증권은 고대역폭메모리(HBM)과 같이 수율 문제를 겪고 있는 반도체 고객사 내에서 고압수소어닐링장비와 같이 수율 개선에 기여하는 장비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HPSP는 지속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 전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박주영 KB증권 연구원은 “HPSP의 2023년 4분기 실적은 매출액 305억원(전년 동기 대비 –31%, 직전 분기 대비 -27%), 영업이익 121억원(전년 동기 대비 –36%, 직전 분기 대비 -44%, 영업이익률 40%)을 기록해 컨센서스(매출액 294억원, 영업이익 125억원)에 부합했다”고 밝혔다.
이어 “4분기 매출액은 파운드리 향으로만 나간 것으로 추정되며, 파운드리·메모리 업계 투자 축소로 매출액이 감소했다. 신사옥 이전에 따른 비용도 발생해 영업이익률도 전년 대비 3%p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023년 1분기 이후 매 분기 감소했던 실적은 이번 4분기를 바닥으로 반등이 예상된다”며 “메모리 고객사들의 투자가 재개되고 있어 2024년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비중이 40%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HPSP의 투자포인트는 크게 3가지로, 선단공정(D램: 1b나노 이하, 낸드: 200단 이상, 파운드리: 7나노 이하)에서의 침투율이 증가하고 있다. 고압수소어닐링 장비가 반도체 회로선폭 미세화에 따른 계면 결함 문제를 감소시켜 수율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반도체가 미세화될수록 고압수소어닐링 장비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신규 메모리 고객사 확보도 기대된다”며 “현재 D램, 낸드 고객사는 각각 1곳이다. 올해 메모리 업체들은 D램 1b나노, 낸드 200단 이상 전환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24년말 낸드, 2025년에는 D램 고객사 확보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올 연말 고압습식산화막장비(신규장비) 초도 물량 출하가 예상된다”며 “다수의 파운드리 고객사향으로 납품을 준비하고 있어 2025년 매출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주가 상승과 관련, 그는 “HPSP 주가는 최근 5일간 38% 급등, 6개월만에 약 2배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5조2000억원을 돌파했는데, 외국인 지분율도 사상 최대(2월15일: 24.8%)를 기록했다”며 “반도체 업계 전반적인 투자 축소로 장비사들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HPSP는 비교적 견조한 실적 흐름과 고마진 구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HBM과 같이 수율 문제를 겪고 있는 반도체 고객사 내에서 고압수소어닐링장비와 같이 수율 개선에 기여하는 장비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HPSP는 장기적으로 기술의 방향성과 함께 갈 전망이다. 따라서 장비업체 내에서 HPSP의 지속적인 수혜를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7일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실적 전망은 하향하나 HPSP의 중장기 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기존 4만3000원에서 5만6000원으로 30% 상향 조정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예상실적을 매출액 2134억원(전년 대비 +21%), 영업이익 1123억원(전년 대비 +18%)로 시장 기대보다 다소 낮게 전망한다”며 “기존 한화투자증권 추정치 대비로도 매출액 기준 약 -22% 하향 조정한다며 반도체 업계의 보수적인 설비투자 기조가 지난해에 이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비메모리에서 메모리로의 장비 확산이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것도 이유로 D램은 1c, 낸드는 300L 이후부터 도입 본격화를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올해 실적 눈높이를 다소 하향했으나 HPSP가 지닌 중장기 성장 모멘텀들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메모리로의 장비 도입 확대는 장비의 역할과 독점성을 고려할 때 시점의 문제일 뿐 정해진 수순으로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신규 장비 고압 산화에 대한 고객사 테스트도 다소 지연되고 있으나 정상 진행 중이며, 하반기 중에는 유의미한 결과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밸류에이션과 관련, 그는 “2024년 예상 EPS에서 신규 성장 모멘텀들이 본격화되는 2025년 예상 EPS로 변경하면서 상향. 목표 P/E는 30배를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성장 잠재력을 고려하면 중기적으로 충분히 도달 가능한 주가 레벨이라 판단한다”며 “다만, 현 주가(올해 실적 기준 P/E 42배)는 그 기대감을 너무 이르게 반영해 나가는 모습으로 업종 내 타 업체들과의 밸류에이션 괴리를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다소 부담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