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주 핵심체크] 펄어비스, '붉은사막' 개발 지연으로 매출↓…주가 향방은?
KB증권 "2024년에도 영업 적자 기록할 것…목표가 3만8000원" 한화투자증권 "기대작 구체적 정보 나올 때까지 보수적 접근 필요…목표가 4만원"
[데일리인베스트=임유나 인턴기자] 게임 개발사 펄어비스는 지난 3분기에 매출액은 12.7%, 영업이익은 82.2% 감소하는 등 실적이 악화됐다. 증권가에서는 펄어비스에 대해 ‘붉은사막’의 개발 완료 시점 지연과 ‘검은사막’의 매출 하락세로 올해에도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초부터 하향각을 그리는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0년 9월10일에 설립된 펄어비스는 온라인 게임 및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다. 게임사업부문의 주요 매출원은 ‘검은사막’ 및 ‘이브(EVE)’ 지식재산권(IP) 등 PC, 콘솔, 모바일 게임의 글로벌 서비스로 구성돼 있다. 또 검은사막 IP의 서비스 지역 확장과 현재 개발 중인 ‘붉은사막’, ‘도깨비(DokeV)’, ‘플랜8’의 신작 3종 개발을 통해 IP 확장, 신규 IP 확보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진행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는 2017년 9월14일 상장됐다.
검은사막은 한국 오픈베타테스트(OBT) 시 150만명 회원가입과 PC방 점유율 역할수행게임(RPG) 1위, 전체 4위를 기록했으며 10만명에 육박하는 최고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했다. 2016년 3월 북미와 유럽에서 게임을 출시하면서 패키지 판매가 성공을 거두었다. 그 이후 유료 아이템 판매도 호조를 보이며 한 달 동안 유료 가입자 40만명, 동시 접속자 10만명을 기록한 바 있다. 대만의 경우에는 최초로 별도의 퍼블리셔 없이 자체 서비스에 성공했다. 대만을 시작으로 터키·중동, 태국·동남아 지역도 자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초 4만3000원대에서 거래되던 펄어비스는 상향각을 그리며 7월 하순 5만7000원대로 올라섰다. 이후 5만5000원 안팎에서 거래되다 8월 하순 급락하며 4만8000원대로 주저앉은 뒤 4만6000원 안팎을 오르내렸다. 11월초부터는 내림세로 전환되며 최근 3만20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지난 30일에는 전날보다 0.15%(50원) 오른 3만37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9일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이 대만 ‘타이페이 게임쇼 2024’의 ‘게임 스타 어워드 2023’에서 PC게임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타이페이 게임쇼는 매년 PC, 콘솔,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의 인기 게임을 뽑는 ‘게임 스타 어워드’를 진행하고 있다. 이용자 투표로만 수상작이 결정된다. 올해 총 99개의 PC게임이 후보에 올랐다.
검은사막은 게임 스타 어워드에서 2018년부터 올해까지 여섯 번째 수상했다. 검은사막은 2017년 1월 대만 서비스를 시작해 현지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화려한 그래픽과 박진감 넘치는 액션, 빠른 업데이트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펄어비스는 대만 이용자와의 접점을 높이고 있다. 검은사막 개발진이 직접 찾아가 소통의 장을 열기도 하고, 운영진이 대만 북부, 중부, 남부 곳곳으로 찾아가 오프라인 행사 ‘검사동락회’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19일에는 검은사막과 ‘검은사막 모바일’이 북미 최대 게임 미디어 ‘MMORPG.com’의 게이머가 뽑은 ‘최고의 MMO’, ‘최고의 모바일 MMO’로 각각 선정됐다고 밝혔다.
검은사막 신규 콘텐츠 ‘아침의 나라’도 ‘최고의 MMO 확장팩에 이름을 올렸다.
MMORPG.com은 검은사막을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와 개선 △글로벌 게임쇼 참여 및 커뮤니티 행사 개최 △신규 쌍둥이 클래스 우사와 매구 △한국을 모티브로 한 신규 지역 아침의 나라 등의 이유로 2023년 최고의 MMO라고 꼽았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849억2636만원으로 전년 동기 972억7015만원 대비 12.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1억3374만원으로 전년 동기 119억5677만원 대비 82.2%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48억4269만원으로 전년 동기 213억3412만원 대비 30.4%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2490억3962만원으로 전년 동기 2827억2777만원 대비 11.9% 줄었다. 영업이익은 108억7591만원 손실로 전년 동기 129억2424만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198억292만원으로 전년 동기 591억7408만원 대비 66.5% 감소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펄어비스에 대해 중립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30일 KB증권은 신작 ‘붉은사막’의 개발 완료 시점이 지연되고 ‘검은사막’ 매출이 하락해 영업이익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보유’로, 목표주가는 5만8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34.5% 하향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2023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839억원(전년 동기 대비 -18.5%, 직전 분기 대비 –1.3%), 영업적자 33억원(전년 대비 적자전환, 직전 분기 대비 적자전환, 영업이익률 -4%)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은사막의 모바일&콘솔 플랫폼 매출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PC 매출 역시 11월부터 PC방 점유율 순위가 밀려 차트아웃으로 인해 데이터 확인이 불가한 점으로 미뤄봤을 때 ‘로난민 사태’(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논란으로 게이머들이 다른 게임으로 옮기는 것)에 대한 반사 수혜가 끝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차기 신작 붉은사막 출시일이 올해 연말에서 내년 상반기로 미뤄지면서 2024년 영업이익 추정치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붉은사막에 대한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8월 게임스컴, 11월 지스타, 12월 TGA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24년 검은사막의 매출 하락세와 함께 비용이 증가함을 고려하면 영업이익의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붉은사막의 출시 일정이 2025년 상반기로 연기됨에 따라 DokeV와 플랜8 등 차기 파이프라인 역시 출시 지연이 불가피하다”며 “이에 DokeV의 출시 추정일을 2025년 하반기에서 2026년으로 변경했다”고 짚었다.
이어 “2024년은 신작 없이 검은사막의 매출 하향 및 붉은사막 마케팅 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시기로, 신작 출시 모멘텀은 당분간 부재할 전망”이라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붉은사막의 마케팅이 활발해지는 시기에 신작의 펀더멘털 기여도가 보다 가시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밸류에이션과 관련, 그는 “펄어비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8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34.5%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은 현재 주가와 목표주가의 괴리율을 고려하여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한다”며 “붉은사막의 개발 완료 시점이 지연됨에 따라 붉은사막의 출시 추정 시기를 2024년 4분기에서 2025년 1분기로 변경, 2024년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 목표주가 하향의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로 인해 DokeV와 플랜8의 출시일 또한 지연되어 2025년 영업이익 추정치 역시 36% 하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지난 2일 한화투자증권은 펄어비스에 대해 기대작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나 이벤트가 나타날 때까지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은 ‘보유’을 유지했고, 목표주가는 5만원에서 4만원으로 20% 하향 조정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펄어비스의 2023년 4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869억원, 영업손실 31억원을 추정한다“며 ”PC와 모바일 매출액은 업데이트 효과로 반등한 전분기 대비 각각 1%, 10%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업비용은 특이사항이 없으며 인건비와 광고선전비는 직전 분기 대비 각각 3%, 12%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인원감축과 비용 통제 기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검은사막 IP의 업데이트 유무와 트래픽에 따라 낮아진 이익의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펄어비스의 2024년 실적으로 매출액 3735억원(전년 대비 11.2%), 영업이익 91억원(흑자전환)을 전망한다”며 “지난해 대비 소폭의 흑자전환을 전망하지만, 유의미한 실적 개선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검은사막은 다양한 콘텐츠들이 꾸준히 출시되고는 있지만 기존 유저들의 트래픽을 크게 반등시키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신규 유저가 유입될 가능성도 제한적”이라며 “기대작 붉은사막은 2019년 11월 처음 공개된 이후 출시가 거듭 지연되고 있는데, 구체적인 일정의 공개에 따라 주가 바닥을 확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밸류에이션과 관련, 김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4만원으로 낮춰 제시한다”며 “재차 지연된 신작 일정을 반영해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대비 21%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대작의 출시가 구체화될 때까지 의미 있는 주가 반등 가능성은 낮지만, 주가는 신작 지연 우려를 대부분 반영하고 있다”며 “기대작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와 이벤트가 나타날 때까지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며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검은사막 PC의 판호발급 여부가 주가 변동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