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e종목] 큐알티, 차세대 신기술 수요로 실적 턴어라운드 전망…주가 상향각?

한국IR협의회 "종합 분석에서 유의미한 규모 매출 발생하기 시작"

2024-01-09     조수빈 인턴기자
큐알티는 2014년 4월1일,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에스케이하이이엔지의 반도체 검사 부문이 분할되어 설립됐다. [사진출처=큐알티]

[데일리인베스트=조수빈 인턴기자] 반도체 품질 검사 전문기업 큐알티는 지난해 3분기에 매출액은 1% 줄고, 영업이익은 53% 감소하는 등 실적이 악화됐다. 증권가에서는 큐알티에 대해 2023년에 반도체 업황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등의 이유로 아쉬운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2024년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반도체 신기술 전환기에 고객사 다변화로 실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상향각을 그리고 있는 주가가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큐알티는 2014년 4월1일,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SK하이이엔지의 반도체 검사 부문이 분할되어 설립됐다. 코스닥 시장에는 2022년 11월2일 상장됐다. 큐알티는 국내 및 해외에서 모바일,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장부품, 5G, 인공지능, 우주항공 등의 산업 분야에 적용되는 반도체 및 전자부품에 대한 신뢰성 평가와 종합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며, 최첨단 신뢰성 평가 장비 개발에 힘쓰고 있다.

SK하이이엔지에서 분리된 큐알티는 2015년에 한국나노기술원(KANC)과 협약을 맺었다. 2016년에는 벤처기업 인증을 획득했고, 같은 해에 중국 우시 법인을 설립했다. 2017년에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평가시스템을 구축했다. 2019년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국방용 반도체 평가규격(MIL-STD)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중성자에 의한 반도체 소프트 에러 검출 장비와 5G용 시스템 반도체 수명 평가 장비를 개발하는 국책 과제를 주관했다.

큐알티의 전사 매출 중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는 신뢰성 평가 서비스이다. 2023년 3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68.0%이다. 신뢰성 평가는 반도체 및 전자 부품의 품질과 신뢰도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는 제품을 고온, 고전압, 높은 습도, 강한 물리적 충격과 같은 극한 조건에 노출시켜 제품의 내구성과 성능을 테스트한다. 최근에는 매출 비중이 낮았던 종합 분석 부문에서도 유의미한 규모의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중순 1만4000원대에서 거래되던 큐알티는 하향각을 그리며 8월초 1만1000원대로 내려왔다. 이후 반등한 뒤 1만200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11월 중순부터는 상향각을 그리며 12월초 1만6000원대로 올라섰다. 12월 중순에는 소폭 하락하며 12월말 1만4000원대로 회귀했으나 최근 반등하며 1만6000원를 회복했다. 지난 8일에는 전날 대비 2.87%(450원) 오른 1만613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1월1일 큐알티는 리벨리온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신뢰성 평가를 통한 품질 확보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AI 반도체 제품의 신뢰성 평가, 스크리닝(Burn-in Screening) 평가, 후공정 품질 관리 등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공동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후공정 전용 시설, 장소, 인프라의 공동 투자와 활용을 통해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제품 품질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30일에는 안테나 패키지형 시스템(AiP) 모듈 테스트 장비를 개발하고 고객사에 납품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 내장되는 ‘AiP’라는 칩은 안테나가 고주파(RF) 통신 칩 속에 내장된 형태를 일컫는다. 

큐알티는 이 독자 검사 장비 기술에 대한 특허를 내고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정보통신기술(ICT)디바이스패키징연구센터와 기술 안정화에 매진하고 있다. 

최영락 큐알티 상무는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고객사들이 AiP 모듈 적용을 선택하면서 큐알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 장비를 세계 곳곳에 공급하는 것은 물론 칩 검사 서비스까지 개발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선 7월27일에는 2023년 상반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우수 기업연구소’로 선정되어 지정서를 수여 받았다. 우수 기업연구소 지정 사업은 과기부가 우수한 연구 역량과 기술 혁신 활동을 보여주는 기업을 선정하여 벤치 모델로 육성하고 지원하는 사업이다.

큐알티는 반도체와 전자부품의 신뢰성 분석 서비스 연구산업 분야에서 주목받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으로 설립 후 연평균 14%의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이로 인해 평가위원회로부터도 신뢰성 분석 기술력과 연구개발 성과를 높게 평가받아 우수 기업연구소로 선정됐다.

큐알티는 지난해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50억569만원으로 전년 동기 151억536만원 대비 0.6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7억2989만원으로 전년 동기 36억6151만원 대비 52.75%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7억5436만원으로 전년 동기 28억5950만원 대비 38.65%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415억4044만원으로 전년 동기 467억8851만원 대비 11.2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7억7547만원으로 전년 동기 109억5179만원 대비 74.66%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38억9507만원으로 전년 동기 96억5192만원 대비 59.64% 감소했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큐알티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8일 한국IR협의회는 HBM 등 차세대 신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큐알티의 신뢰성 평가 및 분석 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내년에 영업이익이 634%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김경민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큐알티의 투자 포인트로 고객사 다변화, 종합 분석 부문 매출 증대, 장비 신사업을 꼽았다.

김 연구원은 “일부 대기업에서는 반도체 및 전자부품을 자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다양하고 정확한 평가와 분석을 위해 독립된 제3기관의 검증 필요하다”며”HBM 등 차세대 신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때 큐알티와 같은 기업의 위상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신뢰성 평가와 종합 분석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큐알티는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였고, SK하이닉스향 매출 비중이 거의 100%였던 설립 초기와 달리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SK하이닉스향 매출 비중은 50~55%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뿐만 아니라 큐알티는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도 다수의 반도체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고객사 다변화 가시화되며 이르면 2024년부터 SK하이닉스 매출 기여도는 50% 미만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매출 비중이 다소 낮았던 종합 분석에서 유의미한 규모의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도 언급했다.

김 연구원은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큐알티의 종합 분석 부문은 매출 103억원을 기록했다”며 “이는 이미 2021년과 2022년 연간 수준인 각각 113억원과 117억원에 근접한 수치”라고 짚었다.

이어 “이러한 추세를 고려할 때, 2023년 전체 연간 매출이 아직 공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021~2022년의 연간 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라며 “특히 2차전지 분야에서 종합 분석에 대한 의뢰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종합 분석 서비스 수요가 증가한 이유는 반도체 및 각종 전자 부품의 복잡성 증가로 인해 수율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졌고,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품질이 부품 공급사의 성공의 핵심 요소가 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그는 큐알티가 장비 신사업 통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연구원은 “큐알티는 중성자에 의한 소프트 에러(Single Event Effect) 및 5G용 시스템 반도체의 신뢰성 평가와 분석을 위해 장비를 개발했다”며 “향후 장비 신사업 통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소프트 에러 검출 장비는 중성자, 양성자, 중이온의 영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시설을 이용하여 반도체의 소프트 에러율을 정밀하게 평가하는 데 필수적인 장비”라며 “글로벌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용 반도체 제조업체, 우주항공 분야의 다양한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소프트 에러의 검출 장비 및 검출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큐알티가 개발하는 5세대 이동통신 시스템 반도체 평가 장비는 5G 기술의 발전과 함께 급속도로 발전하는 반도체 기술에 대응하여, 5G 주파수를 인가하여 반도체의 수명 평가를 수행하는 장비”라며 “다양한 국가와 기업에서 5G 시스템을 구축하고 적용처를 확대하면 서 5G RF 고온동작 수명시험(HTOL) 장비에 대한 수요도 증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기존에 구매 가능한 장비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기술적 요구 사항이나 새로운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큐알티는 다양한 산업 분야의 고객들에게 더욱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장비 관련 사업은 2024년부터 점차적으로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3년 실적과 관련, 김 연구원은 “매출액은 연초 예상과 달리 부진한 522억원으로, 영업이익은 전년(103억원) 대비 크게 줄어든 23억원으로 전망한다”며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하는 이유는 반도체 업황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져 재고 조정 및 가동률 바닥 확인이 연말에 임박했을 때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24년 실적과 관련, 그는 “매출은 723억원(전년 대비 +39%)으로 과거 최고치(2021년 719억원)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하나 인원 증가 및 고성능 장비 구입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2021년 최고치(165억원) 대비 낮은 121억원(전년 대비 +634%)으로 전망

밸류에이션과 관련, 김 연구원은 “큐알티의 2023년 및 2024년 실적 추정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밸류에이션은 각각 162.9배, 21.0배”라며 “2024년 코스닥 상장사 실적 추정치 기준 코스닥 지수 PER 밸류에이션이 21.9배인 것을 고려하면, 큐알티의 이익이 2024년에 정상화되더라도 PER 밸류에이션에 부담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큐알티의 PER 밸류에이션은 반도체 소·부·장의 동종업체 대비 낮은 편”이라며 “반도체 고객사의 연구·개발 수요에 대응하며 성장하는 기업군 중 상대적으로 오랜 업력을 지닌 리노공업, ISC, 파크시스템스는 2024년 실적 컨센서스 기준으로 PER 밸류에이션이 큐알티보다 훨씬 높은 29.7배, 24.5배, 29.4배였다”고 부연했다.

리스크 요인과 관련, 그는 “큐알티는 반도체 신뢰성 테스트 및 분석 서비스 전문 기업으로, 고객사의 요구 수준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투자는 신규 장비를 통한 생산능력 확충, 품질 향상, 신규 시장 진출 등이 목적이지만, 투자가 큐알티의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 요인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해외 고객사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기 전까지 실적의 변동성 존재한다”며 “큐알티는 기업 분할 및 상장 이후 고객사 다변화를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주요 고객사의 가동률에 따라 실적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2024년부터 이러한 변동성은 점차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사, 수동 소자 제조사,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이후 반도체 다운사이클이 다시 도래하더라도 큐알티가 신속하게 고객사 다변화를 추진한다면 실적의 변동폭은 2023년 대비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