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뉴스] 국내 100대 기업 여성임원 비율 6%대 진입
유니코써치 '2023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 발표
[데일리인베스트=권민서 인턴기자] 국내 100대 기업의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중이 올해 처음으로 6%에 진입했다. 전체 여성 임원 수는 439명으로 지난해 403명 대비 9% 상승했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23일 ‘2023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상장사 매출액 상위 100곳이며, 올해 반기보고서의 임원 현황 자료를 참고해 조사가 진행됐다. 임원은 사내이사와 미등기임원, 오너 일가 등을 포함했으며, 사외이사는 제외했다. 단, 반기보고서 제출 이후 임원 변동 사항은 반영하지 않았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100대 기업 전체 임원 7345명 중 여성 임원은 439명으로 지난해 403명보다 36명(8.9%)이 증가했다. 2022년에 2021년 대비 2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는 다소 둔화되었지만, 올해 100대 기업 전체 임원이 지난해 대비 2.4% 증가한 것을 감안할 때 여성 임원 증가 속도는 꾸준한 것으로 파악됐다.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숫자는 2004년 당시 13명에 불과했다. 이후 2006년(22명), 2010년(51명), 2011년(76명)으로 증가하며 2013년에는 114명으로 100명을 돌파했다. 이후, 2015년(138명), 2016년(150명), 2018년(216명), 2019년(244명), 2020년(286명), 2021년(322명)으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403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400명대에 진입했다. 2025년 전후에는 여성 임원이 500명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100대 기업 내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은 6%를 기록했다. 2019년 3.5%, 2020년 4.1%, 2021년 4.8%로 꾸준히 비율이 늘었으며, 작년에는 5.6%의 수치를 보였다. 여성 임원 비중은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10% 미만으로 국내 대기업 내 유리천장은 견고한 상황이다.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을 보유한 기업은 72곳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연도별 여성 임원 보유 기업 수는 2004년 10곳, 2006년 13곳, 2010년 21곳으로 조금씩 증가했다. 2011년에는 30곳, 2013년 33곳, 2015년 37곳, 2016년 40곳, 2018년 55곳, 2019년 56곳, 2020년 60곳, 2021년 65곳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여성 임원 수를 산업군별로 살펴보면, IT 업종에서만 172명으로 전체의 39.2%를 차지했다. 국내 여성 임원 10명 중 4명은 삼성전자와 네이버 등 IT 업계에 몸 담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여성 임원이 없는 기업은 주로 조선, 해운, 철강, 에너지, 기계 등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밝혀졌다. 이들 기업은 여성 인력 비중이 적어 여성 임원의 배출 가능성도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1970년대 이후 출생자는 전체 여성 임원 중 85.2%인 374명에 달했다. 이들은 2019년(60.7%), 2020년(65%), 2021년(72%), 2022년(81.4%) 등 꾸준히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이중 1970년대 초반(1970~1973년) 출생자는 157명(35.8%)으로 가장 많았으며, 1970년대 중반(1974~1976년)은 114명(26%), 1970년대 후반(1977~1979년) 출생자는 67명(15.3%) 순을 보였다.
지난 3년간 100대 기업 여성 임원의 출생연도별 현황은 1970년대 초반 출생자는 점차 줄고 있으며, 1970년대 중반 이후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70년대 초반 출생자 비중은 2020년 40.6%였으나 2021년 39.4%, 2022년 37% 등 감소 추세를 보였다.
반면, 1970년대 중반 출생자는 2021년 19.9%, 2022년 25.3%, 2023년 26% 등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1970년대 후반 출생자는 2021년 7.1%, 2022년 11.7%에서 올해는 처음으로 15%를 넘어섰다.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여성 임원도 2021년 5.6%, 2022년 7.4%에서 올해는 8.2%로 1년 새 0.8%p 늘었다.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1971년생이 4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73년생 44명, 1975년생은 43명이 뒤를 이었다. 여성 임원이 20명 이상 출생년도는 △1972년(38년) 1974년생(37명) △1976년(34명) △1977년(25명) △1969년(22명) △1978년·1979년(각 21명)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100대 기업 중 가장 많은 여성 임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여성 임원 수는 72명으로, 지난해 65명보다 7명 늘었다. CJ제일제당은 30명, 네이버는 26명으로 뒤를 이었다.
여성 임원을 10명 이상 보유한 기업은 12곳으로, 지난해 10곳보다 많아졌다. 현대자동차(21명), 롯데쇼핑(15명), 아모레퍼시픽(14명), LG전자(12명), LG유플러스·미래에셋증권(각 11명), KT·SK·SK텔레콤(각 10명) 등으로 확인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전체 56명 중 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CJ제일제당(23.6%), 네이버(19.8%), 롯데쇼핑(16.5%), LG유플러스(15.1%), KT(10%) 역시 여성 임원 비중이 10%를 상회했다.
이사회 멤버에 해당하는 사내이사는 8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에서 대표이사 타이틀을 가진 여성 임원은 △한국가스공사 최연혜(1956년) 사장 △LG생활건강 이정애(1963년) 사장 △호텔신라 이부진(1970년생) 사장 △네이버 최수연(1981년) 사장으로 총 4명이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최근 ESG경영이 재계에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여성 직원과 함께 여성 임원은 당분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요 대기업 중 철강, 조선, 해운, 기계 등 여성 직원이 비교적 적은 업종의 회사에서는 당분간 내부에서 여성 임원이 배출된 가능성은 높지 않고 주주와 투자자 등을 고려해 외부에서 여성 인재를 영입해서 1~2명의 여성 임원 자리라도 만들려는 시도가 강해질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