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e종목] 엔에프씨, 中단체관광 재개로 실적 성장 전망…주가 반등 동력?
대신증권 "올해 소재 및 ODM·OEM 부문 동시 성장하는 원년될 것"
[데일리인베스트=박유빈 기자] 화장품 원료 전문기업 엔에프씨는 지난 2분기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8.5%, 186.5% 증가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엔에프씨가 올해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재개로 최대 고객사 판매 회복과 함께 실적 성장 가능성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엔에프씨는 2012년 화장품 소재 제조판매 업체로 시작해, 2018년 이후 화장품 완제품을 제조하는 제조자개발생산(ODM)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20년 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2023년 2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화장품 소재 60%, 완제 40%다. 엔에프씨의 캐파(CAPA)는 금액 기준으로 800억원 수준이며 송도 제1공장(소재)과 송도 제2공장(완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화장품 소재의 주력 제품은 ‘세라마이드’로, 기초 화장품의 피부 흡수를 돕기 위해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베이스 원료를 의미한다. 최근 주요 고객사 향 매출이 감소하며 수익성이 한 자릿수 수준으로 낮아졌으나, 코로나19 이전까진 영업이익률 20%를 상회하던 고부가가치 사업이었다.
ODM 사업부문의 경우 엔에프씨가 강점을 가진 반고체 제형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에 진출했으며,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으로 다른 ODM업체들 대비 높은 5~1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엔에프씨는 자체 보유한 소재 관련 기술 MLV(Multi-Lamellar Vesicle) 기술, 나노리포좀 기술, 무기 합성 기술 등을 바탕으로 화장품 소재를 제조하고 있다. 주요 국내 영업 대상은 강력한 해외 유통 채널을 가진 국내 딜링 회사 및 소셜미디어, H&B(Health&Beauty) 스토어 등의 국내 신규 판매유통 채널을 보유한 회사들이다.
지난 4월말 8000원대를 움직이던 엔에프씨는 상승세를 보이며 5월 하순 9000원로 올라섰으나 바로 내림세로 돌아서며 6월초 8300원대로 주저앉았다. 이후 반등한 뒤 7월초까지 9000원대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7월 중순부터는 하락세를 보이며 7월27일 장중 7510원까지 떨어졌지만, 8월초 오름세를 보이며 지난 14일에는 9140원을 기록했다. 이후에 하락 반전하며 지난 23일 8160원으로 내려왔다. 최근에는 소폭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전날 대비 1.55%(130원) 오른 854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7월25일 엔에프씨는 중국 로컬업체에 현지법인 지분 100%를 매각하고 중국법인 청산을 마쳤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화장품 소재 공급을 목적으로 현지법인을 설립한 지 8년여 만이다.
중국법인 정리의 배경은 수익성 개선으로 풀이된다. 엔에프씨 중국법인은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적자를 기록해 경영지표에 악영향을 미쳤다. 현지 영업 성과가 미미하자 고정비 부담을 덜어내고 영업 환경 재편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꾀한다는 판단으로 진행했다.
엔에프씨는 이번 매각을 통해 손익 개선 효과를 기대함과 동시에 해외사업 재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올해 1분기 중국을 대상으로 한 매출 비중은 전체 8% 수준으로 본사에서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중국 비즈니스는 소재사업 위주로 진행되는데, 현지 대리상과 긴밀히 협업하며 성장성이 뚜렷한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주력하고 있는 미국 시장은 완제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에 속도가 붙고 있다. 글로벌 뷰티 전시회를 통해 인지도를 확대하면서, 특화된 제품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어필해 고객사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
엔에프씨 관계자는 “중국 내 영업 환경의 변화와 함께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법인을 정리했다”며 “코로나19 이후 중국, 미국을 비롯해 동남아 국가 중심으로 해외 매출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안정적인 내수 매출에 힘을 더해주면서 외형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11일에는 참존(CHARMZONE)과 33억원 규모의 스킨케어 화장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10.5% 수준으로, 엔에프씨는 오는 10월까지 스틱 제품을 비롯해 총 20종의 기초 스킨케어 라인을 순차적으로 공급한다.
엔에프씨는 지난해 참존과 공급 계약서를 체결했고 이후 주문서(PO)를 통해 확정된 제품 발주에 따라 ODM,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단기간에 대량 공급이 요청된 점은 엔에프씨 생산 능력을 신뢰한다는 방증으로 풀이되며, 추가 발주가 긍정적으로 협의되고 있어 해당 고객사 향 매출은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 완제품 사업은 스틱, 밤(Balm) 형태의 특화된 제품 중심의 영업 전략이 주효하면서 실적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인디 브랜드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으며 이번 공급계약 건이 하반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점을 감안하면 향후 매출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엔에프씨 관계자는 “소재와 완제 사업 부문 모두 1분기에 이어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늘어나는 수주 추세에 맞춰 안정적 생산 대응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신규 매출원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5월31일에는 대마 주요 성분인 칸나비디올(Cannabidiol·CBD)의 고순도 정제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엔에프씨는 물질의 성분을 분리해 분석하는 중압크로마토그래피 방식(MPLC)을 활용, 대마식물 헴프(HEMP)에서 추출된 저순도 CBD 부산물을 고순도로 정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특허는 CBD 함량이 낮아 버려지던 헴프 부산물을 재활용해 순도 90% 이상의 산업용 소재로 개선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기존 대마 식물 연구에서 CBD 분리 방법이 언급된 적은 있지만 분리된 CBD 부산물을 정제해 활용하는 방법과 관련한 연구 사례로서는 최초다. 정제된 CBD는 화장품뿐만 아니라 의약용, 식품용 소재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량 생산을 위한 공정 제공까지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CBD 성분을 적용한 화장품은 피부보호 및 재생, 안티에이징 효과 등이 확인된다. 엔에프씨는 CBD 뷰티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며 규제 완화 시 선제적 진출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서 CBD는 마약류 관리법에 의해 규제돼 연구 목적으로만 활용이 가능한 상황이다.
엔에프씨는 지난 2분기에 실적이 호전됐다. 지난 11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은 110억1136만원으로 전년 동기 79억5070만원 대비 38.49% 늘었다. 영업이익은 15억7657만원으로 전년 동기 5억5022만원 대비 186.53%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9억2221만원으로 전년 동기 7억5855만원 대비 21.57% 늘었다.
2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209억981만원으로 전년 동기 152억5320만원 대비 37.0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5억404만원으로 전년 동기 12억1125만원 대비 106.73%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21억3228만원으로 전년 동기 13억6782만원 대비 55.88% 증가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엔에프씨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28일 대신증권은 올해는 소재 및 완제(ODM·OEM) 부문이 동시에 성장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매출액 110억원(전년 동기 대비 +38.5%), 영업이익 15억7000만원(전년 동기 대비 +186.5%)로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국내 최대 고객사의 주문 증가와 신규 해외 고객사 향 매출이 일부 발생하며 상반기 실적은 회복 추세”라고 밝혔다.
그는 “2분기 영업이익률은 14.4%(전년 동기 대비 +7.9%p)으로 정상화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전 영업이익률이 20% 이상을 나타냈던 점을 감안하면 화장품 소재 부문 성장은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완제(ODM·OEM) 부문은 북미 향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2023년 2분기 기준 북미·국내 80%, 아시아·기타 19%로 구성되어, 향후 신규 고객사 확보를 통해 외형성장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2023년 7월에 공시된 화장품 제조업체인 ‘참존’ 향 수주 33억원이 하반기에 매출로 인식될 예정으로, 고객사들의 추가 리오더 물량까지 기대된다”며 “2023년은 소재 및 완제 부문이 동시에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연구원은 올해 실적과 관련, “매출액 440억원(전년 대비 +40%), 영업이익 60억원(전년 대비 +162%), 영업이익률 14%로 추정된다”며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재개로 최대 고객사 판매 회복과 함께 실적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력 제품인 세라마이드 공급 확대 및 신규 고객사 확보가 예정되어 있고, 2024년에는 공급 물량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며 “이외에도 자외선 차단 소재에 적용하기 위한 ‘실리카’ 소재 기술개발이 진행 중이고, 2023년 말부터 시생산이 예정되어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완제품은 고객사의 리오더 물량이 발생하고 있고, 향후 신규 글로벌 고객사 확보가 기대된다”며 “엔에프씨는 의료용 CBD 연구 활동이 진행 중이고, 규제 완화 시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