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e종목] HSD엔진, 엔진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률↑전망…주가 상승 반전?
메리츠증권 "한화그룹과 인수결합, 수익성 개선할 수 있는 기회" NH투자증권 "SCR 등으로 외형 성장 가능성…밸류에이션 추가 할증 가능"
[데일리인베스트=이승주 기자] 선박용 디젤엔진 업체 HSD엔진은 지난 2분기에 매출액이 소폭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증권가에서는 HSD엔진이 친환경 연료로 인한 엔진가격 상승 및 생산량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률 상승이 기대되는 가운데 2026년까지 외형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중순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8월부터 하락세를 보이는 주가가 상승 반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99년 설립된 HSD엔진은 세계 2위 선박용 엔진 제조회사다. 대형선박 또는 특수선의 추진용 저·중속엔진 및 선박 내 발전용 보조엔진을 공급하는 ‘선박엔진사업’, 선박엔진용 주요 부품 판매 및 유상서비스를 제공하는 ‘부품판매사업’, 디젤발전소용 저·중속엔진 및 원자력발전소의 비상발전용 중속엔진과 그 주변기기를 공급 및 설치하는 ‘디젤발전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주력 사업은 선박엔진사업으로, 국내 조선사향 매출 비중이 뚜렷하게 높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수주하는 선박 엔진의 대다수를 공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을 기준으로 삼성중공업이 27.1%, 한화오션이 19.9%의 매출을 책임지고 있다.
HSD엔진은 ‘메탄올 이중연료(DF) 엔진’ 시장에도 진출했다. 메탄올 DF 엔진은 메탄올과 디젤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선박 추진 시스템으로 탄소 배출 규제에 대한 부담이 강화되자 친환경 시장을 둘러싼 본격적 생존경쟁에 나선 것이다.
지난 3월 중순 6800원대에 거래되던 HSD엔진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4월 하순에는 8100원대로 올랐다. 이후 지난 5월 중순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이달 초에는 1만2000원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곧바로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최근에는 9700원대로 떨어졌으며, 지난 25일에는 전날보다 1.55%(150원) 상승한 98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7월28일 HSD엔진은 뉴타임즈쉽빌딩과 728억원 규모의 선박용 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뉴타임즈쉽빌딩이 건조 예정인 선박에 오는 2026년 11월까지 엔진을 공급하는 계약이다. 한편 이번 계약 금액은 HSD엔진의 지난해 매출액 7642억원의 약 9.5%에 달한다.
지난 7월6일에는 한화임팩트가 인화정공의 HSD엔진 지분 일부 및 경영권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한화임팩트는 HSD엔진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1190만3148주를 인수하고, 인화정공이 보유한 HSD엔진 주식 1544만2480주를 매수한다. 거래 총액은 2269억원이다.
이로써 한화임팩트는 HSD엔진 지분 32.77%를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된다. 한화임팩트는 수소 혼소 가스터빈 등 친환경 발전 기술에 HSD엔진의 제조 능력을 더해 이중연료 엔진 생산 등 국제 탈탄소화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은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올해 안으로 HSD엔진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1일에는 삼성중공업과 선박용 엔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계약의 계약금은 600억원으로 HSD엔진의 최근 매출액의 7.9%에 해당한다.
HSD엔진은 지난 2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매출액은 1890억4566만원으로 전년 동기 1864억6386만원 대비 1.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4억7336만원으로 전년 동기 305억3112만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3억8299만원으로 전년 동기 310억9089만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지난 2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3883억9253만원으로 전년 동기 3643억722만원 대비 6.6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5억4747만원으로 전년 동기 330억8807만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60억4421만원으로 전년 동기 358억1824만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HSD엔진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24일 메리츠증권은 HSD엔진이 2026년까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로의 수익성 개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HSD엔진과 한화임팩트의 인수합병 후 통합하는 기업합병(PMI)은 오는 10월 중 마무리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HSD엔진이 수주하는 선박엔진의 고객사는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비중이 70%인데, 한화오션향 선박엔진 물량을 100% 수주하고 있고 삼성중공업향 선박엔진 물량 역시 80% 이상 대부분 수주하는 영업네트워크 환경 하에서 이번 인수결합은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라고 분석했다.
배 연구원에 따르면 HSD엔진은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 6308억원(전년 동기 대비 -33.4%), 수주잔고 2조4615억원(전년 동기 대비 +13.4%)를 기록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삼성중공업향 메탄올추진 엔진과 카타르 2차 발주 물량을 수주하면 연간 1조4000억원 수준의 수주 달성을 기대한다”고 예상했다.
또한 “수주잔고의 경우 납기 기준으로 2026년 초반까지 확보한 상황인데 조선업체들이 수주하는 선가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2025년까지 HSD엔진의 영업이익률 우상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배 연구원은 “HSD엔진은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매출이 집중돼 있고, 4분기에 분기 매출액이 3000억원 수준으로 성장 가능하다는 점에서 올해 연간 매출액은 9000억원에서 1조원 수준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앞서 지난 3일 NH투자증권은 HSD엔진이 친환경 연료로의 전환과 고마진의 부품 사업 확장, 그리고 암모니아 사용 확대에 따른 SCR(질소산화물제거설비) 등으로 외형 성장 방향성이 명확하다고 분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선박 엔진 시장은 건조량 증가에 따른 물량 증가와 경쟁 강도 완화, 선박 가격 상승 및 친환경 연료 사용에 따른 엔진 사양 상향으로 가격 상승이 2026년까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HSD엔진의 주요 고객사로는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및 일부 중국 민영 조선소LNG DF 외에도 삼성중공업의 에버그린사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수주로 메탄올 DF 엔진 수주도 임박했다”며 “메탄올 엔진 관련 설비 투자 외에도 장기적으로 암모니아 엔진에서도 신규 수주 확보 및 매출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암모니아 연료 사용이 증가할 경우, 암모니아 연소 과정에서 생기는 질소산화물을 제거가 반드시 필요한데 HSD엔진은 질소산화물제거에 사용되는 SCR을 자체 개발하면서 지난해 연간 매출 400억원을 기록했다”며 “내년 암모니아 추진선발주가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2025년부터 SCR 매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엔진 유지 보수 사업 확대에 따른 부품 매출도 증가 추세인데 지난 3월 HSD엔진은 카타르 선주사와 LNG선의 부품 및 정비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부품 사업 매출액은 지난해 1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연평균 15% 이상의 성장이 가능하며 고수익성을 기반으로 전사 이익률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부품 유지 보수 관련 HSD엔진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대략 10% 정도이나, 장기적으로 엔진 시장점유율 수준으로 높아질 수 있는 여력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정 연구원은 “HSD엔진의 엔진 부문 일부 설비 투자를 감안하면, 연간 매출액은 약 1조2000억원 수준까지 증가하고, 영업이익률도 10% 수준에 근접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그는 밸류에이션과 관련, “HSD엔진은 2024년, 2025년 예상실적 기준 각각 주가수익비율(PER) 16.5배, 13.4배 거래되고 있어, 기자재 평균 수준의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장기 성장 여력 및 자체 성장 동력을 통한 수익성 추가 제고 가능성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 할증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