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주 핵심체크] 이오테크닉스, 삼성전자 HBM 캐파 확장으로 주가 상승세?
하나증권 "OSAT 그루빙 장비 매출 확대…목표가 20만8000원" 하이투자증권 "4분기부터 반도체 업황 회복 등으로 실적 개선…목표가 13만6000원"
[데일리인베스트=민경연 기자] 반도체 장비업체 이오테크닉스는 지난 2분기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9%, 65% 감소하는 등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이오테크닉스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 캐파(CAPA) 확장에 따른 수혜와 그루빙 장비 매출 확대로 실적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5월 중순부터 가파른 상향각을 그리고 있는 주가가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89년 설립된 이오테크닉스는 레이저를 이용해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 디스플레이, 핸드폰 산업의 주요 생산장비를 제조하며 국내외로 공급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영위하고 있다. 2000년 8월24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레이저로 금속이나 비금속에 글자, 기호, 무늬를 새기는 ‘레이저 마커’, 레이저를 통한 조각, 절단, 마킹 작업 등을 하는 ‘레이저 커터’ 등을 주요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이오테크닉스는 레이저 제어기술 등 기존 기술을 응용한 다양한 장비를 개발하여 정보통신, PCB 등의 산업에 공급하고 있다. 또한 레이저를 이용한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관련 다양한 장비를 판매하고 있다.
이오테크닉스의 레이저 응용기술은 반도체, PCB, 디스플레이, 휴대폰 산업의 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레이저 응용산업은 고객사의 주문에 맞춰 제작되며 그 주문자별로 제품사양이 달라지는 특성 때문에 대량생산이 어려운 산업으로서 장비에 사용되는 주요 구성품은 전문화된 생산업체에서 조달하고 있다.
지난 2월 초 8만1000원대였던 이오테크닉스는 2월 중순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3월 중순 6만8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이후에는 반등하며 3월말 8만9000원대로 올라섰지만 4월부터 완만하게 하락하며 5월 중순 8만원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곧바로 상승 반전한 뒤 지난 3일에는 17만1900원까지 치솟았다. 최근에는 소폭 하락한 뒤 15만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전날보다 5.28%(7900원) 오른 15만7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오테크닉스는 지난 2분기에 실적이 저조했다. 지난 14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은 868억5656만원으로 전년 동기 1222억584만원에서 28.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09억4371만원으로 전년 동기 309억9093만원에서 64.7%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25억7137만원으로 전년 동기 253억9497만원에서 50.5% 감소했다.
지난 2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1707억4031만원으로 전년 동기 2261억2055만원에서 24.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5억3693만원으로 전년 동기 534억7456만원에서 61.6%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261억896만원으로 전년 동기 457억1579만원에서 42.9% 감소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이오테크닉스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16일 하나증권은 이오테크닉스가 주요고객사인 삼성전자의 HBM 생산설비 확대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고, 목표주가는 10만7000원에서 20만8000원으로 94.4% 상향 조정했다.
변운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매출액은 컨센서스 하단에 부합했다”며 “전분기 대비 매출액이 증가한 이유는 해외 매출 덕분이다. 2분기 수출 비중은 49%로 전분기 40% 대비 9%p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변 연구원은 “지난 7월27일 삼성전자 2분기 실적발표 휴 이오테크닉스의 주가는 종가 기준 27.1% 급등 마감했다”며 “급등한 이유는 삼성전자 HBM 수혜주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오테크닉스가 삼성전자 HBM 수혜주로 주목받는 이유는 삼성전자향 디램(DRAM) 익스포저가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오테크닉스는 레이저 어닐링 장비를 납품하고 있고, 스텔스 다이싱 장비는 시양산 테스트 중”이라고 설명했다. 레이저 어닐링 장비는 디램 1z ㎚ 이하 공정에서 사용되는 장비이다.
이어 “HBM3는 1z ㎚, HBM3e는 1a ㎚ 공정에서 생산될 것”이라면서 “1z ㎚ 또는 1a ㎚ 공정 캐파가 확대될 경우 레이저 어닐링 장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변 연구원은 “이오테크닉스는 삼성전자 디램향으로 레이저 스텔스 다이싱 장비 시양산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오는 10월 시양산 테스트가 완료되면, 4분기에 수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루빙 장비는 반도체후공정업체(OSAT)향으로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며 “2022년 기준 그루빙 장비 시장 규모는 약 4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그중 이오테크닉스의 시장점유율은 20%까지 확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밸류에이션과 관련, 변 연구원은 “목표주가 산출 주당순이익(EPS)은 2024년 예상 EPS로 변경했고, 목표 주가수익비율(P/E)은 글로벌 다이싱 장비업체 디스코(Disco)와 레이저 어닐링 장비 업체 비코(Veeco)의 2024년 평균 P/E 26배에 10% 할증을 적용했다”며 “10% 할증을 적용한 이유는 HBM 캐파 확대에 따른 어닐링 장비 매출 확대와, 2024년부터 레이저 장비(그루빙+스텔스) 매출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오테크닉스는 해외 업체가 독점하던 레이저 그루빙 장비와 레이저 스텔스 다이싱 장비를 국산화했다. 레이저 장비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5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이오테크닉스는 2024년 레이저 장비 매출만 연간 700억원 이상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7월5일 하이투자증권은 이오테크닉스가 3분기까지는 부진한 실적을 보이겠지만 반도체 업황 회복과 자체 레이저 소스 채택에 따른 이익률 상승에 따라 내년부터는 실적 상승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고, 목표주가는 11만원에서 13만6000원으로 23.6% 상향 조정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오테크닉스의 부진한 실적은 3분기까지 이어지다가 4분기부터 반도체 업황 회복, 레이저 커팅 장비 수주 증가, 8.6세대 라인발 디스플레이 장비 수주 등에 따라 실적 개선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오테크닉스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8%, 42% 감소하는 3669억원과 537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이는 하이투자증권의 기존 전망치 대비 매출은 3%, 영업이익은 21% 하향 조정된 것”이라고 전했다.
송 연구원은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성장성은 여전하다”며 “어닐링 장비의 실적은 최대 고객사의 공정 전환과 반도체 업황 회복에 더해, 자체 레이저 소스 채택에 따른 장비 가격 및 이익률 상승에 따라 내년부터 상승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말에는 OSAT 업체들과 국내 최대 고객사로부터 그루빙, 스텔스 다이빙 등 레이저 장비의 수주가 증가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UV 드릴러의 수주 역시 내년 상반기에 주요 국내 고객사들로부터 발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매출 정체 상태에 있던 디스플레이 장비 부문에서도 고객사들의 8.6세대 투자가 시작됨에 따라, 내년에는 올해 대비 35% 가량의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연구원은 “장비들의 성장성 유지에 따라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올해 대비 각각 27%, 67% 증가하는 4644억원과 896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오테크닉스의 UV드릴러가 HBM 용 실리콘 인터포저의 구멍(홀)을 형성하는데 사용되기 시작했으나, 매출 규모가 극히 적은 것을 감안 시 그 수혜는 아직 미미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단, 이오테크닉스는 현재 최대 식각장비 업체가 독점 중인 HBM용 TSV 홀 형성 장비를 개발하고 있어 성공 시 2025년부터는 국산화에 따른 매출 발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