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e종목] 이글루, 키르기스스탄 사이버안전센터 수주 등으로 주가 동력?

FS리서치 "수출 증가는 밸류에이션 높이는 요인될 것"

2023-08-02     박유빈 기자
지난 7월31일 이글루코퍼레이션은 보안 담당자 업무 역량을 높여주는 AI 탐지모델 서비스 ‘에어(AiR, AI Road)’를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이글루]

[데일리인베스트=박유빈 기자] 보안 솔루션 전문업체 이글루(이글루코퍼레이션)는 지난 1분기에 영업손실이 274% 증가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최근 이글루가 키르기스스탄 국가 통합 사이버 안전센터 구축 사업을 수주하는 등 해외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중순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다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1999년 11월에 설립된 이글루는 보안서비스 및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주력 사업은 통합보안관리솔루션(SIEM) 및 보안관제서비스(MSS)다. 국내 공공기관용 통합보안관리 분야에서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10년 이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기업이나 정부 기관에서 보안 전문인력을 채용하여 네트워크 보안을 직접 수행하기는 비용이나 기술 노하우 측면에서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보안 전문업체에 의뢰하여 네트워크 보안 업무를 맡긴다. 이글루는 사기업이나 정부 기관에 입주하여 보안시스템과 솔루션을 구축하고 네트워크의 이상 유무를 직접 파악한다. 이를 통해 고객사는 전문화된 보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글루는 매출의 23%가 보안 소프트웨어로, 먼저 ‘스파이더 TM(SPiDER TM)’이라는 솔루션은 서로 다른 기기에서 생성되는 대규모 보안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저장하고 검색,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20년 넘게 국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공공기관에서 점유율은 70% 정도로 지배력이 높다. 

또한 이글루는 인공지능이 보안 시장의 핵심 화두로 떠오를 것을 예상하여 인공지능(AI)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늘려왔는데, 그 결과 2022년 AI 보안 솔루션을 출시했다. SOAR(Security Orchestration Automation and Response) 기반의 이 솔루션은 보안 관련 문제가 생겼을 때 약 90% 정도의 간단한 문제는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 보안관제 인력이 보안 문제를 처리하기는 하지만, 인력상의 문제로 20% 정도의 중요한 보안 이벤트만 처리를 하는데, SOAR 기반의 솔루션을 사용하면 나머지 80%의 문제도 AI가 처리해줄 수 있어 보안 퀄리티를 높일 수 있다.

지난 2월 중순 8800원대를 움직이던 이글루는 2월말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4월말에는 64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이후 6400원 안팎을 오르내리다가 6월 중순 반등하며 6900원대로 올라섰다. 그러나 바로 내림세로 돌아서며 지난 7월말에는 6400원대로 회귀했다. 최근에는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 1일 전날 대비 3.14%(210원) 오른 6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7월31일 이글루는 보안 담당자 업무 역량을 높여주는 AI 탐지모델 서비스 ‘에어(AiR, AI Road)’를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에어는 분류형·설명형·생성형 AI 기술을 바탕으로 모델 예측 결과와 근거에 대한 자연어 설명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보안 로그와 이벤트 정·오탐 여부를 명확히 판별·이해하기 위한 기능 제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에어는 이글루의 고유 AI 역량에 기반한 자체 분류형과 설명형 모델은 물론, 챗GPT 등 외부 생성형 모델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제공된다. 이글루는 적합한 AI 모델을 지속 추가해 고객 선택 폭을 넓힐 방침이다.

에어 사용자들은 AI 모델 판단 기준 확인을 통해 답변에 대한 이해도와 신뢰도를 높이고 공격에 더욱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SIEM, SOAR 또는 포털 형태 침해 대응 시스템을 사용하는 보안운영센터(SOC)의 경우 에어 질의 과정을 통해 상황에 부합하는 대응 관련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에어는 생성형 AI가 지닌 편향성, AI 알고리즘 오염, AI 타깃 공격, 민감 데이터 외부 유출 등 문제점을 최소화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이글루는 국가정보원 ‘챗 GPT 등 생성형 AI 기술 활용 보안 가이드라인’을 비롯한 국내외 기준을 토대로 보안 분야에 최적화된 소형언어모델(sLLM) ‘그린 AI(GREEN AI)’를 구축 중이다. 오프라인 구축형 에어에 그린 AI를 적용하여, 보안 데이터가 외부로 노출되는 위험성을 낮추면서 합리적 예산 내에서 조직 보안 현장에 최적화된 결과를 도출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득춘 이글루 대표는 “검증된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어 사용자들이 보안 복잡성에서 벗어나 최적의 안전 경로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며 “이글루 고유의 AI 역량이 집약된 에어 출시를 계기로 AI 방어 기술과 방법론 연구에 속도를 붙이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12일부터 26일에는 정보보호의 날을 기념해 이글루 공식 링크드인에서 최신 정보보호 트렌드 키워드를 맞히는 ‘이모티콘 속 보안 키워드 찾기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글루는 정답을 맞힌 응모자를 추첨해 스마트 워치, 캡슐커피머신, 아이스크림 기프티콘 등을 증정했다. 

지난 7월6일에는 정보기술(IT)·네트워크·설계 및 정보통신기술(ICT) 종합 서비스 기업 포스텍과 ‘해사산업 분야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글루는 AI, SIEM 등 솔루션 개발을 통해 축적한 이기종 보안 이벤트 분석 역량을 활용해 해양·제조·건설 산업 영역별로 특화된 운영기술(OT) 보안 전략을 제시해 왔다. IT 서비스 및 네트워크 서비스 전문가로 구성된 포스텍은 고유의 노하우가 집약된 종합정보기술체계를 바탕으로 육·해상 사업과 관련된 다수 네트워크 및 인프라 운영 사업을 진행해 왔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조선·해양 분야 보안 사업 확장을 위한 협력에 나선다. 보안 기술력과 선박 기자재 공급 영업망을 토대로, 주요 조선소에 이글루 선박통합보안관리 솔루션 ‘스파이더 OT 포 마리타임(SPiDER OT for Maritime)’을 공급한다. 또한, 조선·해양 분야 보안 사업 활성화를 위한 공동 마케팅 활동을 전개한다.

이글루는 포스텍 고객사인 케이조선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박통합보안관리 솔루션 사업 확장에 나선다. 대규모 조선소와 해외 선사 대상 영업 활동에 집중해 선박에 특화된 ‘스파이더 OT(SPiDER OT)’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초연결 시대 도래에 따라 선박에 대한 사이버 공격 시도가 급증하면서 선박 건조 및 운영 필수 요소로 사이버 보안이 부각되고 있다”며 “오는 2024년 1월 이후 계약되는 모든 신조 선박에 의무 적용되는 UR E26·UR E27 규정 시행에 발맞춰, 조선·해양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한 포스텍과 함께 선박 사이버 복원력을 높이는 보안 솔루션 공급에 힘을 싣겠다”고 말했다.

지난 7월5일에는 이글루 컨소시엄이 약 42억원 규모의 키르기스스탄 국가 통합 사이버안전센터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협력국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일환으로, 국제정보보호표준에 부합하는 국가사이버안전센터 구축을 통해 키르기스스탄의 사이버보안 체계를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주사업자인 이글루는 20년 이상의 보안관제센터 구축·운영과 보안 솔루션 개발 경험을 토대로 본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번 사업에서 이글루는 사이버안전센터 구축부터 보안관제 체계 수립, 보안 교육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업무를 수행한다. △국가 사이버안전센터 시스템 구축 △대상 기관 보안관제 시스템 구축 △보안관제 체계 수립 △보안 인력 양성 교육 △자사 SIEM 솔루션 ‘스파이더 TM’ 등을 제공한다. 보안관제 환경에는 최신 보안위협 대응 기술을 적용해 완벽을 가한다. 또한, 현지 담당자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해 사업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키르기스스탄은 이글루의 보안·IT 역량이 집약된 보안관제센터 및 보안관제 프로세스를 토대로, 국가 사이버안전센터와 하위 기관을 포괄하는 사이버 환경의 안정성을 한 단계 강화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 사업 수주를 계기로 이글루는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아시아 지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전략이다. 앞서 미얀마,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 등 세계 각지에서 정부 기관 통합보안관제 수행, 국가사이버안전센터 구축 등 다수의 해외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이력이 있다.

이글루는 지난 1분기에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매출액은 207억7557만원으로 전년 동기 208억90만원 대비 0.12% 줄었다. 영업손실은 7억1581만원으로 전년 동기 1억9155만원 대비 273.69%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9456만원 손실로 전년 동기 1억9052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030억602만원으로 전년 920억4438만원 대비 11.9% 늘었다. 영업이익은 80억760만원으로 전년 56억6430만원 대비 41.3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75억5531만원으로 전년 75억2451만원 대비 0.4% 늘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이글루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FS리서치는 보안 AI 솔루션인 ‘스파이더 SOAR’과 ‘스파이더 TM AI’ 등 솔루션 매출이 증가하면서 전체 수익성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황세환 FS리서치 연구원은 “2023년 7월5일 이글루는 이글루 컨소시엄이 키르기스스탄 국가 통합 사이버 안전센터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고 발표했다”며 “이 계약은 한국국제협력단이 협력국에 원조 개발의 일환으로, 키르기스스탄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글루는 이 사업에서 보안관제체계 수립과 교육, 그리고 사이버 보안시스템 구축까지 사업의 전반적인 업무를 진행한다”며 “과거에도 미얀마,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 등에서 정부 기관 관제 서비스나 보안시스템 구축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는데 그동안 다수의 레퍼런스를 쌓아왔기 때문에 향후 해외 매출 증가를 기대해 볼 만 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수출이 증가하게 되면 국내로만 제약됐던 영업이 해외까지 가능하다고 인식되면서 주가에 성장성이 부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대부분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국내 사업에서도 고부가가치 솔루션의 매출 증가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솔루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2022년 스파이더 SOAR를 출시한 이후 매출 증가를 보였으며, 2023년에도 이와 같은 성장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연구원은 “솔루션 매출은 변동비가 높지 않아 매출이 증가하면 이익 기여도가 크다”며 “솔루션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2018년 4.6%였던 영업이익률은 2022년 7.7%까지 상승했고, 2023년에도 수익성이 추가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짚었다.

그는 “솔루션 사업부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지게 되면 이글루는 단순 보안관제 업체에서 소프트웨어 업체가 될 수 있다”며 “고수익성 기업으로 변모하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황 연구원은 올해 실적과 관련, “매출액은 1135억원(전년 대비 +10.2%), 영업이익 106억원(전년 대비 +32.5%)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안 AI 솔루션인 ‘스파이더 SOAR’과 ‘스파이더 TM AI’ 등 솔루션 매출이 증가하면서 전체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고, 여기에 해외 매출도 일부 가세하면서 매출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또한 “AI 솔루션은 보안 문제 발생 시 자동처리를 해줌으로써 보안 퀄리티 상승 및 인건비 절감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고 스파이더 TM AI도 고위험도의 보안 문제를 집중 분석함으로써, 네트워크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며 “따라서 향후 솔루션 위주의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 연구원은 “이글루의 실적이 꾸준하게 성장하는 점도 매력적이지만, 자산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며 “순현금을 약 180억원 정도 보유하고 있고, 상장 자회사인 파이오링크의 가치만 300억원 이상이며, 여기에 비상장 자회사도 있지만 이를 제외해도 현금 성격의 자산가치만 전체 시총의 68%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업이익이 100억원 이상 발생하는 사업가치에 대해서 기업가치가 200억원 정도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며 “따라서 현재 자산가치와 사업가치를 감안했을 때 주가가 매력적인 구간이라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