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e종목] 엔에프씨, 신제품 '할로우 실리카'로 주가 상승 동력 얻을까
삼성증권 "해외 고객사 확보 속도 따라 주가 재평가 여부 판가름"
[데일리인베스트=박유빈 기자] 화장품 원료 제조판매 업체 엔에프씨는 지난 1분기에 매출액이 36%, 영업이익은 40% 증가하는 등 실적이 대폭 호전됐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말 시생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신제품 ‘할로우 실리카’를 통한 해외 고객사 향 소재 매출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는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엔에프씨는 2012년 화장품 소재 제조판매 업체로 시작해, 2018년 이후 화장품 완제품을 제조하는 제조자개발생산(ODM)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20년 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2022년 기준 매출 비중은 소재 56%, ODM 44%다.
화장품 소재의 주력 제품은 ‘세라마이드’로, 기초 화장품의 피부 흡수를 돕기 위해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베이스 원료를 의미한다. 최근 주요 고객사 향 매출이 감소하며 수익성이 한 자릿수 수준으로 낮아졌으나, 코로나19 이전까진 영업이익률 20%를 상회하던 고부가가치 사업이었다.
ODM 사업부문의 경우 엔에프씨가 강점을 가진 반고체 제형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에 진출했으며,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으로 다른 ODM 업체들 대비 높은 5~1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엔에프씨는 자체 보유한 소재 관련 기술 MLV(Multi-Lamellar Vesicle) 기술, 나노리포좀 기술, 무기 합성 기술 등을 바탕으로 화장품 소재를 제조하고 있다. 주요 국내 영업 대상은 강력한 해외 유통 채널을 가진 국내 딜링 회사 및 소셜미디어, H&B(Health&Beauty) 스토어 등의 국내 신규 판매유통 채널을 보유한 회사들이다.
지난 1월초 8300원 안팎을 움직이던 엔에프씨는 1월 중순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2월9일 1만원을 기록했다. 이후 내림세로 돌아서며 지난 4월말에 8000원대로 주저앉았다가 5월초 상승 반전하여 5월23일 905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바로 하락하며 5월말 8300원대로 내려왔다. 최근에는 반등하며 9000원대를 회복했다. 지난 9일에는 전날 대비 11.24%(950원) 오른 94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5월31일 엔에프씨는 대마 주요 성분인 CBD(Cannabidiol·칸나비디올)의 고순도 정제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엔에프씨는 물질의 성분을 분리해 분석하는 중압크로마토그래피 방식(MPLC)을 활용, 대마식물 헴프(HEMP)에서 추출된 저순도 CBD 부산물을 고순도로 정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특허는 CBD 함량이 낮아 버려지던 헴프 부산물을 재활용해 순도 90% 이상의 산업용 소재로 개선하는 데 중점을 뒀다.
기존 대마 식물 연구에서 CBD 분리 방법이 언급된 적은 있지만, 분리된 CBD 부산물을 정제해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 사례는 최초다. 정제된 CBD는 화장품뿐만 아니라 의약용, 식품용 소재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엔에프씨는 대량 생산을 위한 공정 제공까지 용이하다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CBD 성분을 적용한 화장품은 피부보호 및 재생, 안티에이징 효과 등이 확인됐다. 엔에프씨는 CBD 뷰티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며 규제 완화 시 선제적 진출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서 CBD는 마약류 관리법에 의해 규제돼 연구 목적으로만 활용이 가능한 상황이다.
엔에프씨는 지난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지난달 12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은 98억9844만원으로 전년 동기 73억249만원 대비 35.5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억2747만원으로 전년 동기 6억6103만원 대비 40.3%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2억1006만원으로 전년 동기 6억927만원 대비 98.6%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314억7813만원으로 전년 404억1488만원 대비 22.11% 줄었다. 영업이익은 22억7222만원으로 전년 57억6395만원 대비 60.5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8억7212만원으로 전년 61억4423만원 대비 69.53% 줄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엔에프씨에 대해 중립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8일 삼성증권은 지난 1분기 국내 최대 고객사 향 매출의 저점은 확인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신규 고객사, 특히 해외 고객사 확보 속도에 따라 엔에프씨의 주가 재평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 실적과 관련, “매출액 99억원(전년 동기 대비 +36%), 영업이익 9억3000만원 (전년 동기 대비 +40%), 영업이익률 9.4%(전년 동기 대비 +0.3%p)를 기록했다”며 “럭셔리 브랜드에 주력하는 국내 탑 티어 브랜드 업체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엔에프씨는 2021년 4분기부터 아시아 화장품 소비 트랜드가 고가에서 중저가로 이동한 데 따른 실적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6개 분기만인 2023년 1분기에 의미 있는 실적 반등을 이뤄낼 수 있었던 데에는 최대 고객사 향 매출이 하향 안정된 상황에서 주로 북미에 소재한 신규 고객사 향 소재 및 완제품(ODM) 매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소재 매출액은 60억원을 기록했고, 이는 기저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한 것”이라며 “비록 이러한 실적이 2021년 1분기의 76%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이유는, 최대 고객사 향 매출 부진을 신규 해외 고객사 향 매출 확대가 상쇄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또 “최대 고객사 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기타 고객사 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7%를 기록했다”며 “이에 2021년 50%에 육박하던 최대 고객사 향 매출 의존도는 2022년 30%를 거쳐, 2023년 1분기에는 20%까지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편, 2023년 1분기까지 부진했던 최대 고객사 향 매출도 2023년 2분기엔 전분기 대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완제품(ODM)의 경우 매출액 39억원을 기록했다”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 성장한 것으로, 소재 부문과 마찬가지로 북미 소재 신규 고객사 확보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높은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은 9.4%로 전년 동기 대비 0.3%p 개선되는 데 그쳤다”며 “아직 과거의 10% 중반 영업이익률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완제품 부분의 고객사 풀이 확대되며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엔에프씨는 향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의 선별 수주를 통해 내실 있는 성장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관건은 해외 고객사 향 매출 확대”라며 “소재 부문 실적이 저점은 통과한 것으로 보이는 현시점에서 엔에프씨 주가의 재평가 여부는 해외 고객사 향 소재 매출이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는지에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여기엔 엔에프씨가 2023년 말 시생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신제품 ‘할로우 실리카’에 대한 기대감이 포함된다”며 “‘할로우 실리카’는 기술적으로 한 단계 진일보한 자외선 차단제의 원재료로 글로벌 탑 티어 화장품업체로의 납품 가능성을 타진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