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뉴스] 전자업체, 인건비 '경고등'…자동차 업체는 인건비 부담 줄었다

CXO연구소, 국내 주요 전자 및 자동차 업체 인건비 변동 분석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올 1분기 인건비율 2018년 이후 최고 반면 현대차·기아, 올 1분기 인건비 부담 2018년 이후 최저

2023-05-25     이승주 기자
LG전자를 제외한 주요 전자 업체의 인건비율은 2018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데일리인베스트=이승주 기자] 국내 경제의 양대 핵심 엔진인 전자 산업과 자동차 산업을 주도하는 주요 대기업의 인건비 관리에 희비가 크게 교차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요 전자 업체는 인건비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지만, 현대차와 기아 등 자동차 업체는 인건비 개선 흐름이 뚜렷해 두 업종 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5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8년~2023년 각 년도 1분기 기준 전자 및 자동차 주요 대기업 인건비 변동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주요 전자 업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를 포함한 5곳이다. 자동차 업체는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3곳이다. 인건비 비율(인건비율)은 각 1분기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을 의미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전자 업체 5곳 중 LG전자를 제외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4곳은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인건비율이 일제히 올랐다. 또 4곳 모두 2018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인건비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18년 1분기 기준 인건비율은 6.5%에 불과했고 이후 5년간 인건비율은 8% 내외 수준에서 움직였다. 그러나 지난 1분기에는 10.1%로 오르면서 처음으로 10% 벽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인건비 부담이 더 커졌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1분기 당시 인건비 규모가 7143억 원 수준으로 인건비율은 8.2% 정도였다. 이후에는 다소 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1년 단위별 인건비율 증감률은 1%P대에서 움직였다. 그러나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 인건비율이 19.1%로 뛰면서, 전년 동기 대비 6.8%P나 증가했다.

한국CXO연구소는 “SK하이닉스의 인건비율이 5년새 크게 오른 것은 매출 규모에 비해 인건비 지출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지난 1분기 매출은 4조 4434억 원으로 2018년 1분기 매출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지만, 인건비 규모는 2018년 1분기보다 1300억 원 이상 많았다.

반면 LG전자의 지난 1분기 인건비율은 15.6%로 전년 동기 대비 3.1%P 하락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1.1% 감소했지만, 인건비는 같은 기간 25.9%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LG전자를 제외한 주요 전자 업체의 인건비율은 2018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찍었으나,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와 현대모비스 등 주요 3개 자동차 회사의 지난 1분기 인건비율은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주요 3개 자동차 회사의 지난 1분기 인건비율은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인건비율은 13.8%를 기록했지만 지난 1분기에는 10%로 떨어지면서 1년 새 인건비율이 3.8%P 감소했다. 현대차의 1분기 매출은 18조 4198억 원, 인건비는 1조 842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0.7% 수준으로 외형이 커졌는데, 인건비는 1.6%밖에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아 역시 인건비보다 매출이 크게 상승하면서, 인건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2.5%P 떨어진 9.1%를 기록했다. 현대모비스의 인건비율도 2018년 5.6%에서 지난 1분기에는 4.2%로 감소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높은 인건비 때문에 경영진의 시름이 깊었는데, 올해는 전자 업체들의 경영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고 밝혔다.

이어 “1분기 이후 경영 개선 흐름이 뚜렷하지 않을 경우 올해 주요 전자 업체의 직원 연봉은 5~10% 정도 작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 일부 기업은 하반기에 인력 구조조정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