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e종목] 디이엔티, 고객사 양극 레이저 노칭 대규모 발주에 주가 날개 달까

미래에셋증권 "2~3년 락인 효과 누리며 전량 공급…목표가 2만4300원"

2023-05-19     이승주 기자
디이엔티는 글로벌 장비 업체 중 유일하게 2차전지향 양극재 레이저 노칭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국내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에 장비를 공급했으며 지난해에는 얼티엄셀즈의 미국 오하이오주 1공장에 장비를 투입한 바 있다. [사진출처=디이엔티]

[데일리인베스트=이승주 기자] 2차전지 노칭장비 전문업체 디이엔티는 지난 1분기에 매출액이 119%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20% 감소하는 등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증권가에서는 독보적인 배터리 레이저 기술을 보유한 디이엔티가 고객사 락인(Lock-in) 효과를 누리는 가운데 고객사의 대규모 발주로 올해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가파른 상향각을 그리고 있는 주가가 추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2001년 설립된 디이엔티는 2차전지 장비와 디스플레이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LCD 검사장비 기업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2차전지 레이저 노칭 장비 및 디스플레이 검사 장비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디이엔티는 지난 2017년부터 레이저 노칭기 개발을 시작해 2021년 말부터 레이저 노칭기 양산라인 매출이 생겼다. 레이저 노칭기는 기존에 사용하는 프레스 노칭기와 비교해 속도, 수율, 비용 등에서 장점이 있으며 특히 불량률이 낮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레이저 노칭기를 양산 라인에 공급하는 것은 디이엔티가 국내에서 유일하며, 2차전지 양산 라인에 레이저 노칭기를 설치한 것도 국내외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디이엔티는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에서 800억 원 수주를 받았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시장에 공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양산 라인에 디이엔티의 레이저 노칭기가 단독으로 공급되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9500원대에서 거래되던 디이엔티는 1월초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3월 초에는 1만6000원대를 돌파했다. 이후 소폭 하락하며 지난 3월 중순 1만3000원대로 내려왔으나 곧바로 반등하면서 4월 초 2만원대로 치솟았다. 지난 4월 중순부터 내림세로 반전되며 이달 초 1만5000원대로 떨어졌으나 바로 반등하며 최근에는 1만700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18일에는 전날보다 4.10%(720원) 상승한 1만83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월 9일 AP시스템은 디이엔티와 296억5200만원 규모의 이차전지 제조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기간은 2024년 6월20일까지다.

앞서 지난 2월13일에는 디이엔티의 핵심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세 번째 공장을 합작하면서 단일 기준 최대 규모의 2차전지 제조 장비를 발주한다는 소식에 디이엔티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주가가 전일 대비 8% 넘게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사 얼티엄셀즈 3공장은 내년 하반기 가동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공장에서 고성능 전기차 60만대(50GWh)에 탑재할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디이엔티는 지난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지난 15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은 249억9306만원으로 전년 동기 19억2796만원 대비 119.63%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20억2893만원으로 전년 동기 25억2149만원 대비 19.53%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15억1501만원으로 전년 동기 9억5143만원에서 59.23% 늘었다.

지난해에는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매출액은 501억5659만원으로 전년 422억5796만원 대비 18.69%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45억3795만원 손실로 전년 11억9145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55억7378만원 손실로 전년 동기 9억917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디이엔티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17일 미래에셋증권은 디이엔티는 배터리 레이저의 선두자로 오는 6월부터 고객사들의 대규모 발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고, 목표주가는 1만7100원에서 2만4300원으로 42% 상향 조정했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디이엔티는 지난 1분기에 일부 디스플레이 물량이 감소하고 중국과 인니 향 장비 셋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적자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디이엔티의 고객사는 오는 6월부터 본격적인 대규모 발주가 시작되고 올해는 2차전지 양극 레이저 노칭이 발주될 것으로 보이며 금액만 최소 14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는 “디이엔티의 양극 레이저 노칭은 아직 대체 불가로 독보적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디이엔티의 파우치 라인에는 2~3년은 락인 효과를 누리며 전량 공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3분기에는 LGES 향 스탤란 45GWh, 미시건 GM3 45GWh, 자체 미시건 20GWh 발주할 것으로 추정되며 4분기부터는 순차적으로 애리조나 45GWh, 혼다 45GWh, 현대차 35GWh 발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디이엔티가 내년부터 양극 레이저 노칭 이외에 음극 레이저 노칭도 진출할 가능성이 있으며 양극 레이저 노칭이 음극 레이저 노칭보다 어렵기 때문에 디이엔티는 음극 레이저 노칭도 대응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올해 디이엔티의 연간 매출액은 3539억원(전년 대비 +75%), 영업이익 443억원(+200%), 영업이익률은 1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내년 디이엔티의 연간 매출액은 4829억원(전년 대비 +37%), 영업이익 656억원(+48%), 영업이익률은 14%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기존 추정치 대비 마진이 감소된 이유는 FAT 금액을 받는 시기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목표주가와 관련, 박 연구원은 “내년 주가수익비율(P/E) 12.4배로 국내 기준 저평가된 수준이며 국내 배터리 장비업체의 내년 P/E는 13배”라며 “목표 P/E 18배 적용 시점을 올해에서 내년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