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e종목] 쿠콘, 정부 차원 디지털화 수혜로 주가 동력 얻을까
상상인증권 "온라인 전환 끝날 때까지 성장 지속" 한국IR협의회 "데이터 산업 성장 수혜…사업 다각화로 장기 성장 기대"
[데일리인베스트=박유빈 기자] 핀테크 업체 쿠콘은 지난 8일 수협은행과 모바일뱅킹 앱에서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My자산’을 내놨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금융회사 등 여기저기 흩어진 고객 데이터를 모아 데이터 기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범 시행을 거쳐 지난해 초부터 본격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쿠콘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밀고 있는 디지털화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중순부터 2만8000원대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 중인 주가가 박스권을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6년에 설립된 쿠콘은 비즈니스 데이터 플랫폼 기업이다. 2021년 4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전용망과 스크래핑 기술, Open API를 활용해 비즈니스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응용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고객에게 연결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주요 사업은 제공하는 정보의 유형에 따라 ‘데이터 서비스’와 ‘페이먼트 서비스’로 나뉜다. 쿠콘의 주요 고객은 은행, 보험사, 증권사, 카드사 등의 금융기관과 빅테크 기업, 일반기업과 공공기관이 있다. 2022년 3분기 말 누적 별도 매출액 기준으로 데이터 서비스와 페이먼트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8.6%와 51.4%이다.
2016년 API 스토어 ‘쿠콘닷넷’을 오픈했다. ‘쿠콘닷넷’은 현재 국내 최대 API 스토어이다. 쿠콘은 2018년 VAN사인 ‘케이아이비넷’과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을 영위하는 ‘핀트윈’을 흡수 합병했다. 2020년에는 오픈 뱅킹(Open Banking) 오픈 API를 실시했고, 2021년에는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취득했다. 쿠콘은 2022년 마이데이터 오픈 API를 실시했다.
쿠콘은 해외 40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2,000개 이상의 금융기관데이터를 수집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일본, 중국, 캄보디아와 베트남에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순 2만5000원 안팎을 움직이던 쿠콘은 10월 하순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지난 2월8일 3만7800원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바로 내림세로 돌아서며 지난 3월 중순 2만7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지난 3월말 반등하여 지난 4월 중순 3만1000원대로 올라섰으나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최근에는 2만8000원대에 내려왔다. 지난 9일에는 전날 대비 2.24%(650원) 내린 2만84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8일 쿠콘과 수협은행의 제휴 마이데이터 서비스 ‘My자산’이 수협은행 모바일 뱅킹 앱에 공개됐다.
지난 4월12일 쿠콘은 서울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Software-as-Service) 페스타 ‘플라워2023’에서 데이터 결합 서비스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올 2분기 금융, 비금융 데이터 결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플라워2023은 협업툴 ‘플로우’를 서비스하는 마드라스체크가 주최하고, 웹케시, 쿠콘, 비즈플레이 등 웹케시 그룹이 후원하는 행사다.
지난 4월10일에는 우리자산신탁에 대량의 거래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 API를 제공해 신탁사의 업무 효율을 높인다고 발표했다. 우리자산신탁이 도입한 쿠콘의 ‘전일자 거래내역 배치 수집 API’는 기업이 거래하는 은행의 계좌 거래 내역 및 잔액을 일정 건수 단위로 분할 조회할 수 있게 지원한다. 조회한 계좌 거래내역과 잔액 정보는 도입 기업이 이용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 데이터베이스(DB)에 자동으로 적재함으로써 기업은 효율적인 자금관리가 가능하다.
또한 우리자산신탁은 ‘실시간 거래내역 대량 조회 API’도 추가로 도입해 기존에 운영 중이었던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강화할 예정이다.
김종현 쿠콘 대표는 “우리자산신탁이 이번에 도입한 쿠콘의 API 2종은 수많은 계좌의 대량 거래내역을 관리해야 하는 금융기관의 업무 효율성을 위해 개발된 API로 많은 고객사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쿠콘은 앞으로도 고객사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API를 지속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6일에는 새마을금고중앙회와 104억3500만원 규모의 새마을금고 데이터 활용 서비스 및 플랫폼 고도화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최근 매출액 대비 16.17% 규모다. 계약기간은 지난 4월24일부터 2024년 2월 23일이다.
지난 3월2일에는 대출 비교 서비스 제공 기업 ‘플러스플랫폼(대표 소덕규)’의 주택담보대출 비교 서비스 중계 사업자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플러스플랫폼은 2022년 3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온라인 대출 중개 라이선스를 취득해 주택담보대출 비교 서비스 ‘램프’를 출시했다. 이어 2022년 8월, 강화된 개인정보보호 체계와 금융 취약계층 지원 서비스를 추가한 ‘램프 플러스’로 서비스명을 변경해 운영 중이다.
쿠콘은 플러스플랫폼에 대출 정보 중계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플러스플랫폼의 대출 비교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기존 서비스가 여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단순 안내하는 방식에 가까웠다면, 쿠콘과의 연계 이후에는 고객 맞춤형 주택담보대출 상품 비교 서비스 형태로 업그레이드된다.
지난 2월10일에는 주당 100원 결산 현금 배당 결정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시가 배당률은 0.32%, 배당금 총액은 10억2240만원이다. 배당 기준일은 지난해 12월 31일이다.
쿠콘은 지난해에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645억2254만원으로 전년 614억4157만원 대비 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0억2363만원으로 전년 168억2462만원 대비 19%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49억717만원으로 전년 68억7000만원 대비 92.76% 감소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쿠콘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8일 상상인증권은 쿠콘이 금융 서비스의 온라인 전환이 끝날 때까지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소중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쿠콘은 온라인 서비스에 필요한 데이터 연결 전문업체”라며 “다량의 데이터를 각종 기관으로부터 수집해서 온라인 플랫폼에 제공하여, 데이터가 활용되는 동안 지속적인 수수료를 수취한다”고 밝혔다.
이어 “페이먼트 관련 실적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한편 데이터 연결 사업부문은 오프라인 서비스들의 디지털화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외형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2023년 5월말부터 금융위원회는 금융소비자 편의성 개선 방안으로 대환대출, 예적금과 보험 상품들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 출시를 위한 인프라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해당 플랫폼에 필요한 데이터들을 쿠콘이 일부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사례로 2020년 4분기부터 대출 비교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쿠콘의 매출 성장이 지속됐고, 2022년 관련 매출 70억원을 기록해 유의미한 비중을 차지했다”며 “따라서 이번에 출시되는 신규 서비스들로 인해 뚜렷한 외형성장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또한 “대환대출 플랫폼은 은행, 저축은행, 카드 등의 신용대출을 온라인에서 비교해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이전할 수 있다”며 “2023년 5월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2023년 6월에는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 서비스, 연말에는 온라인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출시될 것”이며 “2023년 매출액은 748억원(전년 대비 +16%), 영업이익은 231억원(전년 대비 +16%)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3월2일 한국IR협의회는 데이터 서비스 매출액 성장에 따른 영업이익률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김태현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쿠콘의 데이터 서비스 매출액 성장은 가파르다”며 “2018년 97억원에 불과했던 데이터 서비스 매출액은 2022년 316억원을 기록했고, 지난 4년간(2019~2022년) 연평균 34.1% 성장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 서비스 매출액의 급성장과 더불어 전체 매출액에서 데이터 서비스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데이터 비즈니스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29%에서 2022년 49%까지 높아졌다”고 짚었다.
이어 “데이터 산업 성장과 신사업으로 인해 당분간 쿠콘의 데이터 서비스 매출액은 30~40%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데이터 서비스 매출액 비중 역시 확대될 전망”이라며 “이와 같은 매출 포트폴리오 믹스 변화는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영업이익률 개선의 이유로 “데이터 서비스 영업이익률이 페이먼트 서비스 영업이익률보다 높기 때문”이라며 “쿠콘의 페이먼트 서비스 영업이익률은 15~20%인 반면, 데이터 서비스 영업이익률은 40%대”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 같은 차이는 지급 수수료에 기인한다”며 “페이먼트 서비스의 경우, 데이터를 연결할 때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은행 등 금융기관 등에 일정 부분의 지급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지만, 데이터 서비스는 지급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8년 13.5%였던 쿠콘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15.1%, 2020년 21.9%, 2021년 27.4%, 2022년 31%로 꾸준히 상승했다”며 “2023년에는 2022년도 이연 비용 인식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2022년 대비 소폭 낮아질 수는 있으나, 추세적으로 볼 때 매출 포트폴리오 믹스 변화에 따른 영업이익률 상승 기대는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과 정부 정책에 기인해 데이터 산업이 지속적 성장을 거둘 것으로 보고, 이에 따른 쿠콘의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전망했다.
그는 “사물 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제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첨단 정보통신기술은 데이터를 근간에 두고 있다”며 “이에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됨에 따라 데이터의 중요성은 부각되고, 데이터 산업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의 정책도 데이터 산업을 육성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며 “2018년 ‘데이터 산업 활성화 전략’을 수립한 이후 2022년 1월 금융 분야의 마이데이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2022년 4월에는 데이터 산업법이 시행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의 120대 국정 과제에 데이터 산업 육성과 관련된 다수의 과제가 포함됐다”며 “2023년 1월 데이터 진흥 계획을 발표했고, 정부의 규제 완화에 맞춰 쿠콘은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 연구원은 쿠콘이 추진 중인 신사업으로 △금융상품 유통 서비스와 △빅데이터 유통 서비스를 짚었다.
그는 “금융상품 유통 서비스(금융상품 유통 API)는 금융상품 유통을 위한 데이터 중계 서비스”이며 “또 쿠콘은 기존에 제공하고 있던 대출 ‘비교’ 서비스를 ‘실행’ 서비스로 확대할 예정으로, 이는 고객에게 대출 비교 데이터 외에 대출 심사 등을 위한 공공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함으로써 매출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2022년 12월 LG CNS, 삼성SDS, 삼성카드 등과 함께 금융위로부터 민간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예비 지정됐다”며 “이전까지는 신용정보법에 따라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지정된 기관이 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금융결제원, 국세청 등 4곳에 불과했으나,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지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2023년 실적과 관련, 김 연구원은 “매출액 754억원(전년 대비 +16.9%), 영업이익 228억원(전년 대비 +13.8%), 영업이익률 30.2%(전년 대비 –0.8%p)로 추정한다”며 “2022년 이연된 매출액과 데이터 사업부 매출 성장으로 2023년 매출액은 견조하게 성장할 예정이지만, 2022년 매출액과 함께 이연된 투자비용으로 영업이익률은 2022년 대비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 쿠콘의 2023년 예상 주당장부가치(BPS)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3배”라며 “이는 상장 후 쿠콘의 평균 PBR인 3.7배보다 낮으며, 역사적 저점인 1.9배에 근접한 수치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매출 성장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주가는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경쟁사 대비 밸류에이션은 고평가를 받고있다”면서도 “데이터 서비스 사업 부문에서 비교적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고, 높은 영업이익률(2022년 기준 31%)을 감안하면 일부 설명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