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종목 체크] '1분기 적자' 심텍, 하반기 흑자 전환하며 주가 상승 동력 얻을까

대신증권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중 확대 유효…목표가 3만7000원" 하나증권 "메모리 업황 안정화 시, 실적 개선 속도↑…목표가 3만6000원" 한국투자증권 "실적 바닥 확인돼 2분기부터 사모을 사모을 시기…목표가 4만원” 키움증권 "올해 영업이익 -574억원으로 적자 기조 불가피할 전망"

2023-05-08     이승주 기자
심텍은 인적분할로 설립된 신설 회사로 2015년 8월 재상장했으며, 분할 전 회사인 심텍홀딩스의 인쇄회로기판 제조사업부문 일체를 영위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칩 제조사와 패키징 전문 기업들에게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사진출처=심텍]

[데일리인베스트=이승주 기자] 반도체 기판 전문기업 심텍은 지난 1분기에 매출액이 51% 감소하고,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하는 등 실적이 악화됐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심텍이 올해 상반기 메모리업체의 출하량 감소와 고정비 확대 등으로 실적이 저점을 찍고, 하반기부터는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매출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2만900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주가가 박스권을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87년 설립된 심텍은 반도체 및 통신기기용 인쇄회로기판(PCB)을 생산·판매하는 회사로 반도체 PCB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PCB는 절연체로 만든 판에 구리와 같은 도체 배선을 깔아놓은 회로기판으로 모든 전자기기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심텍은 주로 디램(DRAM)과 같은 메모리칩 반도체 확장 용도로 메인보드에 사용되는 모듈용 PCB와 반도체칩 조립에 사용되는 서브스트레이트 패키지용 기판을 생산해왔다. 특히 메모리모듈 PCB, 디램 패키지용 BOC(Board On Chip)기판 및 패턴매립형기판 부문에 경쟁력이 있어, 글로벌 반도체 칩 제조사와 패키징 전문 기업들에게 해당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 약 30%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사업별 매출 비중은 모듈 PCB가 20%, 패키지용 기판이 79%다. 심텍은 글로벌 빅4 메모리 칩 메이커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빅5 패키징 전문기업 ASE, 암코(Amkor)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으며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 중이다.

정보통신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거의 모든 산업부문에서 디지털 기술이 적용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PCB 수요도 늘었다. 이에 심텍은 최근 세 차례 신규 설비 증설을 진행했고 글로벌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해외진출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순 3만4000원 안팎을 움직이던 심텍은 11월 하순부터 가파르게 하락하며 지난 1월초 장중 2만50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이후 반등하며 지난 2월 중순 3만1000원대로 올라섰으나 바로 하락 반전하며 3월 중순에는 2만6000원대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곧바로 반등하며 지난 3월 말 3만1000원대를 회복했으나 4월 들어 내림세로 돌아서며 최근에는 2만7000원대로 내려왔다. 지난 4일에는 전날보다 5.63%(1650원) 하락한 2만76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월9일 심텍은 보통주 1주당 500원을 배당하는 결산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률은 1.75%, 배당금총액은 159억2293만8500원이다.

심텍은 지난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매출액은 2039억4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4176억8600만원 대비 51.1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21억7000만원 손실로 전년 동기 848억300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222억3100만원 손실로 전년 동기 607억1700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반면 지난해에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6974억5234만원으로 전년 1조3658억3287만원 대비 24.2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523억5424만원으로 전년 1743억1901만원 대비 102.13%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2461억101만원으로 전년 1182억9291만원 대비 108.04% 증가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심텍에 대해 다소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4일 대신증권은 올해 심텍의 영업이익은 고정비 부담 확대 등으로 2분기에 저점을 찍고 3분기부터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3만7000원을 유지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심텍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종전 추정을 소폭 상회했고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하회했다”며 “PC, 스마트폰 등 전방 수요 부진 및 메모리 업체의 출하량 감소에 따른 패키지 매출 하락과 고정비 부담 확대로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다. 디램과 낸드 중심으로 재고 조정한 것과 수주 감소 및 가동률 하락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2분기 매출은 2358억원으로 15.6% 증가하면서 1분기 저점으로 2분기에는 개선될 것”이라며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246억원 손실로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추정되지만,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에 흑자전환하며 개선되고 4분기에는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디램과 낸드 출하량이 각각 직전 분기 대비 10%, 5%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메모리 업체의 감산 속에 출하량 증가는 긍정적이나 고정비 이하의 매출 규모로 수익성이 부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심텍의 주가 변동은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의 출하량, PC, 웨어러블 등 정보기술(IT) 기기 출하량, 서버향 메모리 수요와 연동되어 있으며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원·달러 환율의 변동에 따른 수익성 영향이 크다”고 부연했다.

목표주가와 관련, 박 연구원은 “올해 주당순자산가치(BPS)에 목표 주가순자산배수(P/B) 2배를 적용했다”며 “본격적인 수요 회복보다 점진적인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3분기 이후에 FC CSP, SiP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매출 확대 및 믹스 개선으로 수익성은 호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하나증권은 심텍은 분기 실적 저점을 지나고 있고, 하반기 이후 메모리 업황이 안정화되면 상대적인 실적 개선 속도는 타 업체들보다 두드러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3만6000원을 유지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심텍의 1분기 실적에 대해, “모듈PCB 부문에서는 서버향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31% 감소해 가장 부진했으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 중에서도 서버 및 데이터센터향 수요가 약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패키지기판 부문에서는 모바일용 디램, 낸드에 해당하는 MCP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32% 감소했고 비메모리 패키기판인 플립칩-칩스케일패키지(FC-CSP)와 시스템인패키지(SiP·System in Package)모듈도 전분기대비 각각 34%, 63% 감소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FC-CSP는 제품 자체는 비메모리 패키지기판이지만, 전방산업이 서버, SSD로 메모리 업황에 연동되어 있으며 SiP는 특정 고객사에 편중되어 있어 재고조정을 강하게 겪었다”고 추정했다.

그는 “심텍이 동종업체 내에서도 유독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주요인은 메모리 업황에 대한 노출이 높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김 연구원은 심텍이 올해 2분기 매출액은 2333억원(직전 분기 대비 +15%), 영업손실은 225억원(직전 분기 대비 적자축소)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부진한 업황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증가할 수 있는 이유는 수요가 양호하기보다는 지난 분기의 기저 효과로 해석된다”며 “GDDR6(Graphics Double Data Rate 6) 및 SiP 모듈과 같이 지난 분기 유독 매출액 감소폭이 컸던 제품군들이 일부 회복되며 매출액 정상화 과정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저부가가치에 해당되는 BOC는 전략적 매출 축소 진행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일부 제품군의 물량 증가로 가동률이 회복되며 전 분기 대비 적자 축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는 기존 흑자전환 전망 대비로는 부진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목표주가와 관련, 그는 “심텍의 올해 실적이 적자에 그치고, 내년 주당순이익(EPS)은 기존대비 24% 하향했다”며 “실적 정상화 이후인 내년 EPS에 글로벌 동종업체의 올해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12.5배에서 20% 할인한 10배를 적용해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종업체대비 할인을 적용한 이유는 메모리 업황 의존도가 높은 만큼 실적 변동성도 크기 때문이며 과거 대비 개선된 재무건전성으로 인해 영업외 단에서의 실적 변동성은 축소됐지만, 3년 만에 적자 시현은 뼈아프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만, 메모리 업황의 조기 안정화 및 업사이클 도래시에 상대적인 실적 개선 속도와 강도는 여타 업체들보다 두드러질 것”이라며 “분기 실적 저점을 지나고 있고, 하반기 이후 메모리 업황의 안정화 가능성을 고려한 투자전략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같은 날 한국투자증권은 심텍이 지난 1분기에 낮아진 기대를 소폭 하회한 실적을 기록했으며 고객사 감산에 2분기에도 회복 속도는 다소 늦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4만원을 유지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의 부진은 고객사들의 세트 재고 조정이 이뤄지면서 부품사들 매출액도 일제히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메모리 관련 기판 비중(모듈PCB, MCP 등)이 높은 심텍의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분기 말부터 주요 고객사의 메모리 생산량 감산도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2분기 및 올해 남은 기간에 대한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고 짚었다. 

그는 “손익분기점 달성 시점이 1분기씩 이연될 것으로 추정되며 2분기 가이던스는 매출액 2374억원, 영업적자 235억원으로 컨센서스(2757억원, 영업이익 210억원)를 크게 하회할 것이라며 ”다만 GDDR6, SiP 위주로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1분기 가동률은 50%였으며 2~4분기에 전 분기 대비 10%씩 상승할 것”이라며 “3분기 추정 매출액은 3035억원, 4분기는 3492억원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고객사들의 재고조정 강도가 완화되고 계절적인 수요 증가가 나타나기 때문”이라며 “올해 연간 추정 실적은 매출액 1조1000억원, 영업적자는 93억원으로 하반기부터 흑자전환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어 “내년 연간 실적은 매출액 1조3000억원, 영업이익 2037억원(영업이익률 15.4%)을 기록할 것”이라며 “재고조정 정점이 마무리되면서 점진적으로 공급량으로 늘어나지만 스마트폰, PC 업황 회복이 늦어지고 있어 수요 회복은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목표주가와 관련, 조 연구원은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8배를 적용했다”며 “심텍은 실적 바닥이 확인돼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사 모을시기”라고 진단했다.

같은 날 키움증권은 심텍은 올해 영업이익 적자 기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4분기에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영업적자는 574억원으로 추정되며 흑자 전환 시기는 4분기로 예상한다”며 ”하반기는 DDR5용 기판, FC-CSP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며 신규 RF-SiP의 매출 본격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1분기의 영업이익 적자 전환에 대해선 “반도체 업황 악화 및 고객사 감산 영향에 따라 매출액이 급감했고 가동률이 50%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저부가 모듈PCB 매출에 비해 GDDR6, SiP, FC-CSP 등 주력 MSAP 제품군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제품 믹스가 약화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2분기 영업적자는 261억원으로 적자 폭은 축소하겠지만, 시장 예상치(210억원) 하회하며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주요 고객사 감산 영향이 이어지면서 GDDR6, SiP, MCP, DDR5용 기판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이며 신규 9공장 완공에 따라 인건비 등 운영비용이 증가하는 것 역시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심텍이 반도체 침체기에 체질 개선 성과를 보여야 한다.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FC-CSP, SiP 등 비메모리용 기판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저부가 HDI 및 텐팅 제품 비중을 줄이고 MSAP 기판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가 가속화되어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