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e종목] 비에이치아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수혜 가능성…주가 반등?

KB증권 "한수원의 원전 수출 불발, 방미 이후 새로운 국면 전개"

2023-05-02     민경연 기자
1998년도 설립된 비에이치아이는 발전용 설비를 설계, 생산하는 에너지인프라 장비 전문기업이다. [사진출처=비에이치아이]

[데일리인베스트=민경연 기자] 발전기자재 제조업체 비에이치아이는 지난해 매출액은 4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하는 등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증권가에서는 비에이치아이가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원자력발전소 수출 갈등이 완화되는 등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에이치아이는 발전기자재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주된 고객으로는 한전을 비롯한 전력회사 및 발전사업자, 대형건설사, 포스코를 포함한 제철회사 등이 있다. 주력제품은 배열회수보일러(HRSG), 화력발전용 미분탄(PC) 보일러와 순환유동층연소(CFBC) 보일러가 있다.

설비의 경제성 및 효율, 납기준수 등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사업의 중요한 요소이며, 이를 위해 우수한 설계인력 및 엄격한 생산관리, 축적된 사업수행실적 및 경험이 중요한 사업이다.

비에이치아이는 2021년 HRSG 발전용량 3.4GW, 총 23기에 이르는 HRSG 수주 계약을 체결하여 연간 전체 물량인 13.1GW, 136기 중 시장점유율 25.6%를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매출 비중은 HRSG 54.7%, 보일러 17.6%, BOP 3.6%, 기타 24.0%로 구성돼있다.

지난해 10월 말 5000원대에서 움직이던 비에이치아이는 11월초부터 급등하며 11월11일 925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바로 하락하며 지난해 12월 하순 5000원대로 주저앉았다. 1월초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1월 중순 7000원대로 올라섰으나 이후 완만하게 하락하며 3월초 6000원대로 내려왔다. 이후 횡보하다가 3월 말부터 가파르게 상승하며 4월17일 장중 1만660원까지 솟구쳤다. 그러나 바로 돌아서며 최근에는 75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지난 4월28일에는 전날보다 5.08%(390원) 떨어진 728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3월17일 비에치아이는 2322억원 규모의 발전설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상대는 포모사중공업이다. 계약 금액은 2322억원으로, 2021년 연결 기준 매출액의 98.9%에 해당한다. 계약 기간은 2026년 5월 31일까지다.

비에이치아이는 지난해 실적이 대폭 호전됐다. 매출액은 3301억9710만원으로 전년 동기 2348억8371만원에서 40.5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1억805만원으로 전년 동기 306억1088만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191억1775만원으로 지난해 345억8710만원에서 44.73%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비에이치아이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4월27일 KB증권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원전산업이 영향을 받을 것이며 비에이치아이가 이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한제윤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이후 국내 원전 관련 기업들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최근 한수원은 미국으로부터 체코 원전 수출을 거부당했다. 이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기술 소유권에 대한 소송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요한 점은 이번 수출 승인 반려로 사실상 웨스팅하우스와의 합의 없이는 한수원의 원전 수출이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그러나 미국은 최근 반도체 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발의하며 공급망 재편 본격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반도체와 2차전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원전 또한 미국의 공급망 재편 기조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즉, 이번 방미 이후 원전 수출 관련 갈등이 완화될 공산이 커 관련 기업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에이치아이의 주요 사업인 HRSG도 중장기 성장성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라며 “HRSG는 LNG발전의 핵심 설비라 할 수 있는 분야로, 냉각수가 필요한 발전소를 운영하기 힘든 중동 지역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신재생 발전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가교 역할을 할 백업 발전소가 필요하고, 이는 LNG 발전 수요로 증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즉 신재생 에너지 수요 증가가 결국 HRSG의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어 비에이치아이의 장기 실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에도 정부 정책 방향성에 따른 HRSG 수주 성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정부의 9차, 10차 전력수급계획을 보면, 2022년부터 노후화된 석탄발전소 30기 중 28기를 LNG 발전으로 전환하기 시작해 2036년까지 현재발전량 대비 40% 이상을 LNG발전으로 확보할 계획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비에이치아이의 HRSG 관련 신규 수주액은2020년을 기점으로 성장세에 접어들고 있다”며 “2017년 633억원, 2018년 494억원, 2019년 2683억원을 기록하며 급성장세를 보였다. 2022년의 경우 러시아 전쟁, 유가 변동 등 매크로 변수에 의해 수주가 지연되며 2021년 대비 저조한 1268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으나 2023년에는 국내, 중동 등에서 탄소중립정책 기조에 의한 발주 증가가 기대된다”고 짚었다.

리스크와 관련, 한 연구원은 “최근 독일이 모든 원전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탈원전에 대한 리스크는 존재한다”며 “또한 유가 변동성에 따른 중동의 HRSG 발주 지연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