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진의 PICK] 율촌화학 – 대주주 김낙양 여사의 지분 매도 의미는?

2023-04-18     조호진 객원기자
율촌화학에 대해 증권사는 추천했지만, 정작 대주주는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 [사진출처=율촌화학]

[데일리인베스트=조호진 타키온뉴스 대표] 율촌화학에 대해 증권사는 추천했지만, 정작 대주주는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 16일 키움증권은 추천 종목에 율촌화학을 추가했다. 율촌화학은 농심그룹 계열사이다. 주요 주주로 농심홀딩스(31.94%)와 신동윤(65·19.36%) 대표 등이 있다. 신 대표는 농심의 창업주인 신춘호 회장의 차남이다. 신 대표의 형은 신동원 농심 대표와는 쌍둥이다. 신춘호 창업주는 형님인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를 돕다가 농심을 세웠다. 

율촌화학은 라면과 스프의 포장재를 제조한다. 라면의 매출과 율촌화학의 매출과 주가가 연동된다. 여기에 과거 꾸준히 은행 이자율보다 높은 배당금을 지급해 가치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이었다. 

조용하지만 꾸준한 실적과 고배당이 율촌화학을 설명하는 키워드였다. 이랬던 율촌화학이 작년 가을에 뜨거웠다. 라면 포장재 기업에서 율촌화학이 2차전지 기업으로 변신했는데, 이를 시장이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미국 얼티엄셀즈가 율촌화학에 대규모 계약을 선사했다. 얼티엄셀즈는 LG에너지솔류션과 GM이 합작해 설립한 2차 전지 제조사이다. 

율촌화학은 얼티엄셀즈에 리튬이온배터리에 들어가는 알루미늄 파우치를 공급한다. 율촌화학이 자랑하는 코팅 기술을 2차전지에 접목한 결과였다. 계약 규모는 1조5000억원으로 작년 9월 28일 공시했다. 21년에 율촌화학이 거둔 매출이 5390억원이었기에, 댁규모 계약 공시로 시장은 놀랐다. 

사달이 여기서 발생했다. 대규모 계약을 앞두고 율촌화학의 주가는 슬금슬금 상승했다. 계약 공시 직전에 율촌화학의 신춘호 회장 부인인 김낙양 여사가 지난해 9월1일 블록딜로 보유 지분의 거의 절반인 44만주를 매각했다. 두 달 전인 지난해 7월22일에는 신 대표의 여동생인 신윤경씨가 율촌화학 보유 지분 전체인 50만주를 역시 블록딜로 매각했다. 신씨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부인이기도 하다. 

이런 대주주의 잇단 매각 때문인지, 율촌화학은 지난해 10월에 대규모 계약을 성사했지만, 주가는 폭락했다. 지난해 9월24일 율촌화학 종가는 3만8450원이었다가 계약 공시 직후 인 30일에는 2만6700원으로 추락했다. 일주일도 안 돼 주가는 30% 하락했다.

반년이 지나고 다시 김 여사가 잔여 지분 전량인 50만주를 다시 매각했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김 여사는 매각으로 220억원을 손에 쥐게 됐다.

일각에서는 신 대표 일가의 잇단 지분 매각을 경영권 분리의 수순으로 보기도 한다. 작년 5월 공정위는 농심그룹을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농심, 율촌화학, 메가마트, 태경농산 등은 내부 거래를 공시해야 하고 일감 몰아주기가 제한된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농심그룹이 계열 분리에 나섰다는 추정이다. 지난 1년 누적 수익률은 율촌화학이 75.05%, 코스피가 -4.3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