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주 핵심체크] 에스디바이오센서, 엔데믹으로 역성장 전망…주가 향방은?
키움증권 "메리디언 인수 시너지 중요…목표가 2만4000원" 대신증권 "올해 실적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목표가 3만5000원" 미래에셋증권 "메리디언 합병 시너지 하반기부터 발휘할 수 있을 것"
[데일리인베스트=민경연 기자] 진단키트 제조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7% 감소하는 등 실적이 악화됐다. 증권가에서는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엔데믹의 영향으로 올해 역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미국 진단업체 메리디언바이오사이언스 인수합병(M&A)을 통한 시너지에 주목해야 한다고도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하순부터 순부터 하향각을 그리고 있는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10년 12월 설립했고 2021년 7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체외진단 분야, 특히 면역화학진단, 분자진단, 현장진단(POCT), 자가혈당측정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신속면역화학진단 제품인 ‘스탠더드(STANDARD) Q’, 면역화학 형광진단 제품인 ‘스탠더드 F’, 분자진단 제품인 ‘스탠다드 M’, 효소면역반응진단 제품인 ‘스탠더드 E’, 자가혈당측정기(BGMS·Blood Glucose Monitoring System) 등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개발 및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체외진단의료기기는 질병 진단과 예후 판정, 건강상태의 평가, 질병의 치료효과 판정, 예방 등의 목적으로 인체로부터 채취된 조직, 혈액, 소변 등 검체를 이용한 검사에 사용되는 의료기기로서 사용되는 시약을 포함한 기기를 의미한다. 체외 진단 산업은 보다 우수한 제품 개발 및 이를 통한 질병 예방이라는 흐름을 통해 사회적 비용 감소, 국민 건강증진, 건강권 확보와 직결된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이에 따라 주요 국가들은 규제기관의 인증 및 허가를 획득한 이후에만 제품 판매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며, 위해도를 기준으로 하여 높은 위해도를 가진 질병에 대한 진단제품의 경우 보다 상향된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기술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새로운 기술 및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혈당 측정 시스템부터 면역분석 방법,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방법을 이용한 다양한 진단 시스템까지, 우수한 체외진단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진이 연구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스탠다드 M10’이다. 이 제품은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RT-PCR)과 등온증폭방식(LAMP)이 모두 가능한 최초의 신속분자진단 플랫폼이다. 정확성은 유지하면서 추출과 증폭 시간을 기존 57분에서 35분으로 줄이는 ‘Fast RT-PCR’(가칭) 기술을 연구 중에 있으며, 의료진의 다중 장비 제어 편의성 향상을 위한 PC 소프트웨어 또한 추가 개발 중이다.
지난해 7월 중순 4만7000원대였던 에스디바이오센서는 7월 하순부터 급락하며 10월 중순 2만60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이후에는 반등해 지난해 11월 중순 3만4000원대로 올라선 뒤 12월 말까지 3만3000원 안팎에서 움직였다. 1월 초 소폭 하락한 뒤 2월 중순까지 2만9000원 안팎을 움직이다가 2월 하순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3월 중순 2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이후에는 최근까지 2만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전날보다 1.21%(250원) 떨어진 2만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3월9일 한국성장금융이 조성한 제1차 중견기업 혁신펀드 조성에 참여했다. 이 펀드는 한국성장금융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등 유관 기관 및 단체와 중견기업이 함께 추진한다.
중견기업 혁신펀드는 중견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최초의 민·관협력 모펀드다. 정책자금 400억 원에 중견기업 4곳이 총 100억원을 보태면서 500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한국성장금융은 해당 자금을 출자해 최소 1000억 원 규모 하위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한 곳의 위탁운용사에 500억 원 전액을 출자할 예정이며, 결성 시한은 올해 10월까지다.
지난 2월20일에는 파나마 소재 체외진단 유통사 미래로(MIRERO)를 114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미래로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스탠더드 Q’, ‘스탠더드 F’ 제품을 중미 및 카리브해 국가 전역에 납품하고 있다. 중미 시장에 탄탄한 유통망을 가지고 있으며 인근 국가에 상온 제품을 납품할 경우 물류 기지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해당 인수로 북미(메리디언바이오사이언스)-중미-남미(에코다이그노스티카)에 각각의 직판 체제를 확보하였으며 미주 전 대륙으로의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같은 날 보통주 1주당 290원의 결산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률은 0.9%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다. 매출액은 2조9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9299억원에서 0.0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1466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3877만원에서 17.3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9087억8868만원으로 전년 동기 1조881억에서 16.48%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에스디바이오센서에 대해 중립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엔데믹 영향으로 실적 하락이 예상되나 메리디언바이오사이언스 인수와 명확한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봤다.
지난 11일 키움증권은 에스디바이오센서에 대해 메리디언바이오사이언스 인수 이후 사업 시너지를 얼마나 낼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으로 낮췄고, 목표주가도 4만5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40.7% 하향 조정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피인수기업(메리디안바이오사이언스)의 분기 실적 계절성과 엔데믹으로 인한 실적 성장 둔화를 반영해 1분기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보다 74.7% 감소한 3506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3.9% 감소한 998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 연구원은 “엔데믹 국면 진입에 따라 주요 해외 진단업체들은 올해 코로나 진단 매출액이 전년 대비 70% 이상 감소할 것”이라며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주력 사업인 면역화학진단 관련 매출도 1분기에 1547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올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매출액은 전년 보다 64% 줄은 1조545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8.2% 줄은 2498억원으로 예상한다”며 “단기적으로 메리디안사이언스가 기존 영위하고 있던 진단, 생명과학 사업의 실적이 반영돼 역성장 폭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중장기적으론 향후 인수 후 통합된 법인으로서의 사업 전략 공유, 비용 집행 효율화 등으로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만들어 갈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M&A 이후 합병법인으로서의 사업 전략, 투자사 및 자체 개발 중인 연속혈당측정기(CGMS·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System) 제품과 서비스 등의 내용이 가시화되면서 비(比) 코로나 매출로 실적이 개선될 때 해외 업체들과 비슷한 기업 가치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21일 대신증권은 에스디바이오센서에 대해 2023년은 역성장이 예상되지만 2024년에는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통해 실적 성장 가시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4만8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27.1% 하향조정했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1935억원(전년 동기 대비 -56%), 영업손실 -43억원(적자전환)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기준 시장 기대치(약 800억원)를 대폭 하회하는 어닝 쇼크”라면서 “실적 부진의 원인은 코로나 엔데믹으로 인한 진단키트 매출 감소와 재고 폐기로 인한 매출총이익률(GPM) 감소”라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2023년 매출액 9925억원(전년 대비 -66%), 영업이익 2542억원(전년 대비 -80%)”을 추정했다. 그는 “엔데믹 영향으로 2023년은 역성장이 예상되나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 수혜를 입은 진단 기업 중 가장 명확한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제시한 기업”이라면서 “M10의 글로벌 현장진단시장 점유율 30% 달성, 메리디언을 통한 미국 진단시장 진출 본격화, 연속혈당측정기 론칭 등을 통해 2024년부터는 실적 성장 가시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목표주가와 관련, “2023년 추정 주당순이익(EPS) 2186원에 목표 주가수익비율(P/E) 16.2배(피어 평균 25% 할인)를 적용해 산출했다”며 “2023년 EPS 추정치를 크게 하향했으나 총 5건의 M&A를 통해 글로벌 진단 기업으로 체질이 개선된 점과 명확한 포스트 코로나 전략(Standard M10, CGMS, 미국 진출)을 감안하며 피어 대비 할인율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20일 미래에셋증권은 에스디바이오센서에 대해 메리디언 합병의 시너지를 하반기부터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56% 감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했다”며 “분야별로는 전년대비 면역화학진단 -70%, 분자진단 -34%, 혈당측정 -23%을 기록했고, 지역별로는 국내 -57%, 아시아 -79%, 유럽 -31%, 아메리카 -6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주력인 면역화학진단 사업부문에서 팬데믹 발발 이후 10분기만에 최저 실적을 달성했다”면서 “코로나 래피드 키트의 재고 상각 및 평가손실 등 약 210억원의 비용 발생으로 2022년 4분기 매출총이익률은 29%로 급감했다. 이를 고려한 조정 매출총이익률은 4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키트 판가하락과 관세청 수출 데이터 추이를 종합할 때 면역화학진단 사업에서 당분간 2022년 4분기보다 높은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행스러운 부분은 올 1월 메리디언바이오사이언스(VIVO)와의 합병이 완료됐다는 점”이라며 “현재 메리디언 합병 비용은 에스디바이오사이언스가 전액 부담한 상태로, 그럼에도 2023년 2월 기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6000억원 이상으로 단기 유동성 리스크가 커보이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김 연구원은 “메리디언은 다수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획득 경험과 인력, 미국내 영업망, 글로벌 대형 진단기업과의 네트워크 등을 확보하고 있어 미국 시장 진출에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메리디언 인수를 반영한 2023년 매출은 9600억원(전년 대비 -67%), 영업이익은 2315억원(-82%)을 예상한다”며 “향후 합병 후 통합(PMI) 전략 수행과정에서 추가적인 비용 상승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밸류에이션과 관련, 김 연구원은 “현 주가는 12개월 선행 P/E 기준 15배로 글로벌 동종기업(20배) 대비 저평가됐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