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주 핵심체크] HB테크놀러지, 애플 OLED 투자 수혜로 주가 날개 달까

FS리서치 "디스플레이 업사이클 당시 밸류에이션인 PBR 2배 가능" 한양증권 "OLED 매출 지속 발생하면 실적 회복 및 턴어라운드 충분히 가능"

2023-04-07     전유진 기자
1997년 9월 설립된 HB테크놀러지는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다. 코스닥시장에는 2004년 12월 상장됐다. [사진출처=HB테크놀러지]

[데일리인베스트=전유진 기자]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HB테크놀러지는 지난해에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하고 당기순이익이 192% 증가하는 등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애플이 아이패드 두 개 모델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함에 따라 HB테크놀러지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중순부터 급등하고 있는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HB테크놀러지는 국내외 액정표시장치(LCD) 및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검사장비의 최첨단 제품 생산 등을 주 영업목적으로 1997년 9월2일 설립되었다. 2001년 LCD 장비개발 투자를 시작으로 2003년 광학검사장비 국산화 개발에 성공해 외산 장비가 독점하던 시장에 뛰어들었다. 2009년 고객사와의 협력을 통해 LCD뿐 아니라 OLED까지 장비 라인업을 확대했다. 자동광학검사(AOI)라고 불리는 광학검사장비는 디스플레이 전공정에 쓰이는 장비로 주로 백플레인(BP), EVEN 공정에서 결함을 검사하는 데 사용된다. 코스닥시장에는 2004년 12월8일 상장됐다.

국내 주요 고객사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있으며 해외 기업으로는 중국 BOE, COST, TIANMA 등이 있다. HB테크놀러지는 2003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의 협성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기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던 이스라엘의 오보텍이 기술 유출 이슈로 고객사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찾았고 그때 이후로 HB테크놀러지는 A3 기준 삼성디스플레이 내 점유율 90%를 달성했다. 

HB테크놀러지는 디스플레이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성장동력인 각형 검사장비를 삼성SDI에 납품했다. 삼성그룹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기존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더불어 삼성SDI의 헝가리·천안 공장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향후 고객사의 추가적인 투자에 따라 검사장비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헝가리 공장 내 점유율은 50% 내외이며 신규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수주에 따른 외형 성장으로 2차전지 장비업체로의 성장을 꾀하고 있다. 각형뿐 아니라 원통형 외관 검사 역시 대응할 수 있고 말레이시아 공장 수주 역시 성공했다.

지난해 9월 초 2100원 안팎에서 거래되던 HB테크놀러지는 9월 중순부터 급락하며 10월17일 장중 1715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이후 소폭 반등한 뒤  3월 초까지 190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그러나 3월 중순부터 급등하며 최근에는 270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6일에는 전날보다 2.40%(65원) 하락한 264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월6일 HB테크놀러지는 주식담보대출을 전액 상환하며 에이치비콥과 체결했던 92억4000만원 규모의 최대주주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 제공 계약이 해제됐다고 공시했다.

HB테크놀러지는 지난해에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480억5451만원으로 전년 1588억9116만원 대비 6.82%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68억5943만원으로 전년 224억5300만원 손실 대비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272억925만원으로 전년 93억3140만원 대비 191.59% 증가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HB테크놀러지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4일 FS리서치는 HB테크놀러지가 다른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며 단순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를 넘어 종합 장비 회사로의 변신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병헌 FS리서치 연구원은 “애플이 아이패드 두 개 모델에 OLED 패널 탑재를 선언하며 OLED 빅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며 “아이패드뿐 아니라 맥북으로의 확장 역시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기술(IT) 선두 주자 애플이 제시하는 방향성은 델(DELL), HP, 중화권 기업 등 산업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8.6세대 투자는 단발성이 아닌 연속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애플은 태블릿 시장을 공략하는 것 외에도 노트북 시장 역시 점유율의 상승을 원한다. 현재 10% 내외의 점유율을 30% 이상 높인다고 가정했을 때 그 투자 규모는 엄청날 것이다. 올해 기대되는 OLED 8.6세대 1만5000장(15K)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애플 단독으로 더 큰 규모의 투자가 예상된다. 경쟁자들 역시 시장에 뛰어든다면 OLED 빅사이클 도래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연구원은 “HB테크놀러지는 OLED 자본적지출(CAPEX)에 대한 기대감뿐 아니라 2차전지 장비의 성장에 따른 수혜를 받으며 올해부터 2차전지 사업부의 가치 반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며 “작년 삼성SDI에 각형 검사 장비를 납품하며 6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작년보다 2배 이상 성장한 150억원 매출액을 전망한다. 헝가리 공장에서 쌓은 레퍼런스와 신뢰를 바탕으로 삼성SDI·스텔란티스 합작법인 수주 역시 기대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미 고객사에게 HB테크놀러지의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며 각형 외형 검사 장비뿐만 아니라 원동형 검사 장비 역시 말레이시아 공장에 납품을 성공하며 삼성SDI의 미래 먹거리인 46파이 배터리 라인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OLED에 편중된 매출구조의 다변화가 가능할 것이고 보수적 스탠스에서 바뀐 삼성SDI의 CAPEX 확대에 따른 지속적인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OLED·2차전지 모두 라인업을 넓혀가며 고객사의 신뢰를 얻고 있고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과거 반도체 후공정 패널레벨패키징(PLP) AOI까지 대응했던 것처럼 다른 산업으로의 확장성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단순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를 넘어 종합 장비 회사로의 변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실적과 관련, 그는 “매출액은 1500억원(전년 대비 +1.4%), 영업이익은 30억원 손실(전년 대비 적자전환)을 전망한다”며 “장비 사업의 특성상 수주를 받고 인식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올해는 큰 폭의 매출 성장이 어렵다. 그러나 매출보다 수주잔고에 선행해 움직이는 주가를 고려한다면 삼성디스플레이 8.6세대 및 중화권 패널 업체의 수주가 기대되는 지금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신규수주의 변동을 고려해 베이스 시나리오 신규수주는 1500억원”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의 8.6세대 투자, 삼성디스플레이의 6세대 추가 투자, 중화권 패널 업체의 투자, 삼성SDI·스텔란티스 합작법인향 2차전지 수주가 이유다. 따라서 수주가 매출로 반영되는 2024년에는 2300억원의 매출액, 220억원의 영업이익을 추정한다. 해당 신규수주는 1만5000장(15K) 기준으로 만약 3만장(30K)을 한꺼번에 수주받는 데 성공한다면 영업레버리지가 발생하는 장비산업의 특성상 더 높은 매출 성장과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로만 평가받았다면 이제는 종합 장비기업으로 변모할 준비를 마쳤다고 판단한다”며 “디스플레이 및 2차전지 사업부 모두 경쟁사 대비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수주를 따내고 있다. 이제는 OLED 업사이클에 따른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2차전지 장비 사업부 역시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하는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따라서 과거 2017년 LCD 업황 호조에 따른 디스플레이 업사이클 당시 밸류에이션 주가순자산비율(PBR) 2배까지도 충분히 접근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자회사들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8%의 HPSP 지분가치(시가총액 2조원 기준 1600억원), HB솔루션 지분 21.85%(시가총액 2800억원 기준 610억원) 등 핵심 자회사가치 역시 반영이 필요하다”며 “HPSP 지분 매각 시 발생하는 대금은 향후 인수합병(M&A) 및 연구개발(R&D) 투자가 기대됨에 따라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2월13일 한양증권은 HB테크놀러지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주요 벤더라며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박민주 한양증권 연구원은 “HB테크놀러지는 LCD 및 AMOLED 검사장비를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 약 20년 동안 주요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리페어 장비 및 도광판, 확산판 등의 부품소재도 생산 및 판매한다. 전방업체가 디스플레이 생산 업체인 만큼 디스플레이 시장 사이클에 영향을 받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 수요가 수주량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삼성디스플레이 외에도 BOE 등 중국 주요 플레이어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어 현재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투자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IT용 8.7세대 OLED 설비를 위한 투자를 확정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며 “HB테크놀러지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다년간 최상위 점유율을 유지해 왔다. 해당 투자가 진행될 경우 수주를 받을 것은 거의 기정사실이다. 이번 투자에서는 원장 크기가 커지면서 필요한 검사장비의 수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LCD보다 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장비 사업부의 마진율 또한 개선의 여지가 있다”며 “삼성이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기 때문에 수주 금액을 정확히 예상할 수는 없으나 실적 회복의 신호탄이 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박 연구원은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지만 OLED 시장은 향후 몇 년간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줄 것”이라며 “애플이 아이패드 및 맥북에 OLED를 탑재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면서 시장을 견인하고 삼성이 국내 퀀텀닷(QD) OLED TV를 출시하며 QD OLED 시장도 개화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확장현실(XR)용 및 차량용 디스플레이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시장 규모의 확대뿐 아니라 폴더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수요가 증가하며 단위당 필요로 하는 검사장비의 수도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CD 수요가 전반적으로 크게 감소하는 것은 분명 부정적 요소지만 OLED 매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준다면 실적 회복 및 턴어라운드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수주 기대감이 모두 반영되기 전인 지금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