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진의 PICK] 씨아이에스 – SFA로의 인수는 삼성그룹의 의지?
[데일리인베스트=조호진 타키온뉴스 대표] 씨아이에스가 2차전지 전극을 납품한다고 29일 공시했다. 규모는 738억원이며, 고객은 밝히지 않았다. 씨아이에스는 “이번 수주의 계약 상대방은 밝히지 않는다”며 “고객이 기업 경영상 미공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2021년 매출액 대비 무려 55.64%에 달하는 대규모 계약이다. 계약 기간은 공시 직후부터 2025년 9월 30일까지이다.
이번 수주를 포함해 씨아이에스는 작년 11월부터 8건의 수주를 따냈다. 총액은 3145억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얼티엄셀즈, 일본의 다이치짓쿄(제일실업) 등이 있다.
씨아이에스는 2차전지의 전극 전문기업이다. 구체적으로 △코터(coater) △롤 프레스(roll press) △슬리터(slitter) 등을 모두 제작한다. 슬리터는 전극 제조의 마지막 단계로 고객 요구에 따라 길이를 절단하면서, 불량품도 검출한다. 2차전지의 폭발적인 성장에 따라, 씨아이에스의 매출도 증가했다. 특히, 작년 4분기 잠정 실적이 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0% 성장했다.
롤 프레스는 코팅이 완료된 전극에 압력(press)을 가해 균일하게 펴는 공정이다. 씨아이에스는 해당 공정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다. 씨아이에스는 “두께 품질은 세계 최고인 ±1.5㎛ 이내”라고 밝혔다.
코터는 2차전지 전극의 핵심 공정이다. 코터는 전극에 리튬이 들어간 활(活)물질, 바인더(고분자 첨가물로 전극 안정화에 기여), 도전재(전자 전도성 향상) 등을 슬러리(slurry) 형태로 바르는 공정이다. 슬러리는 점성이 있는 반죽 형태이다. 씨아이에스는 편차가 1.5㎛(1㎛=100만분의 1미터)에 불과한 기술력을 지녔다.
2차전지 시대가 열리고 있다. 씨아이에스 역시 작년에 호실적으로 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유동성을 회수해도, 인플레이션이 기승을 부려도, 씨아이에스는 작년 매출은 15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YoY)로 20.1% 증가했다.
매출 성장 외에도 최근 씨아이에스는 두 가지 사안으로 주목 받았다. 하나는 전고체(全固體)이다. 전고체는 기존 2차 전지의 약점을 해소할 대안으로 세계가 집중 개발 중이다. 액체 기반의 2차 전지는 폭발 가능성이 있다. 전고체는 이름에서 알다시피 고체 기반이어서 폭발 가능성을 대폭 줄였다. 씨아이에스는 2017년부터 전고체의 전해질 개발을 시작했다. 씨아이에스는 현재 시제품 수준에는 개발이 끝났고 대량 생산을 위한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씨아이에스의 두 번째 사안은 경영권 교체이다. 반도체와 물류 자동화 기업인 SFA가 씨아이에스의 경영권을 전격 인수했다. SFA 인수에 중요한 점은 SFA의 대주주 중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있다는 점이다. 2차전지의 중요 기업 중에 삼성SDI가 있다는 점과 SFA와 삼성디스플레이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종합하면, 씨아이에스 인수 배경에 삼성그룹이 있다는 평가도 있다.
30일 종가 기준으로 씨아이에스의 올해 누적수익률(YTD)은 61.6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