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e종목] 레고켐바이오, ADC 신약 개발로 주가 반등 동력 얻을까
현대차증권 "핵심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가능성 등으로 주목" 유안타증권 "LCB84, 경쟁 약물 대비 다양한 암종에서 효과적일 것" 하이투자증권 "HER2·Trop-2 타깃 신약 임상적 근거 확보…주가 리레이팅 가능"
[데일리인베스트=민경연 기자] 신약 개발기업 레고켐바이오의 기술이전파트너인 포순제약은 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2형(HER2)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LCB14’(HER2-ADC)의 임상 3상을 개시한다. 증권가에서는 레고켐바이오가 항체약물결합체(ADC·Antibody-Drug Conjugates)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을 순조롭게 진행함에 따라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하향각을 보이고 있는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6년 설립된 레고켐바이오는 의약화학을 기반으로 합성신약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기업이다. 신약개발 후보물질을 적정단계까지 개발한 후 이를 글로벌제약사나 국내외 제약회사에 기술이전하거나, ADC 기술 등의 원천기술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다. 기존 항암제 분야 뿐만 아니라 면역항암제나 항생제 등의 영역으로도 확장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초순 5만원 안팎에서 움직이던 레고켐바이오는 8월 중순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10월 중순 3만원대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바로 반등하며 지난해 11월17일 4만1000원대로 올라섰다. 이후에는 지난해 12월 하순까지 3만5000~4만원대 내에서 횡보하다 12월 말 소폭 상승해 12월28일 장중 4만52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하락곡선을 그리며 최근에는 3만4000원대로 떨어졌다. 지난 24일에는 전날보다 0.14%(50원) 떨어진 3만4850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17일 레고켐바이오는 ‘피롤로벤조디아제핀 전구체 및 이의 리간드-링커 접합체 화합물’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이 특허를 활용해 차세대 ADC 치료제를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2월13일에는 스위스의 바이오 기업 엘쎄라(Elthera AG)와 ADC 연구개발을 위한 항체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금액은 비공개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는다. 계약기간은 시판된 의약품의 로열티 만료일까지다.
지난해 레고켐바이오는 실적이 저조했다. 매출액은 334억1204만원으로 전년 동기 321억5700만원에서 3.90%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503억7509만원으로 전년 동기 277억666만원에서 81.82% 증가했다. 당기순손실도 450억9179만원으로 전년 동기 233억9122만원에서 92.77% 증가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레고켐바이오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LCB14가 임상 3상을 개시할 예정이고, LCB84는 올 5월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IND)을 앞두고 있는 등, ADC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라 신규 기술 수출 및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4일 현대차증권은 레고켐바이오에 대해 LCB14 임상 3상의 대조약이 로슈(Roche)의 캐싸일라(Kadcyla)라는 점에서 결과에 대한 자신감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의 기술이전파트너인 포순제약이 오는 31일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LCB14(FS-1502)의 임상 3상을 개시한다. 대조약은 로슈의 캐싸일라”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지난 임상1a상에서 얻었던 RP2D 용량 2.3㎎/㎏을 3주 1회 정맥주사로 투여하여 6명이었지만 객관적 반응률(ORR) 66.7%로 이미 캐싸일라의 ORR 34.2%를 충분히 넘겨 비교우위 기대감이 충분하다”며 “임상 3상의 성공여부는 충분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엄 연구원은 “지난 2022년 9월 WAS 발표 당시 임상 1b상 초기에도 불구하고 중간 결과 합산 ORR 46%, 완전관해(CR) 1명, 간질성 폐질환 부작용 미관찰 등을 확인했다”며 “아쉬운 점으로는 LCB14의 임상 1b상 추가 투약 결과에 대한 임상 결과 발표가 확정된 학회 일정이 없는 것이지만, 임상 3상의 대조약이 캐싸일라라는 점에서 자신감이 보인다”고 짚었다.
엄 연구원은 “LCB14의 임상 2상은 2022년 중순 대장암, 비소세포폐암, 위암, 일반 고형암을 대상으로 개시했으며, 중국 락다운에 따라 임상 속도가 다소 지연됐음을 감안한다면 보수적으로 2024년 중순 종료될 것으로 보이며, 임상 3상 진입도 함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LCB14의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 영국의 익수다(IKSUDA) 또한 상반기 호주에서 글로벌 임상 1a상을 진행할 것으로 추측된다”며 “빠른 결과발표와 첫 환자 투약 마일스톤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LCB73(CD19-pPBD)또한 익수다에서 혈액암 치료제로 개발중인대, IND가 승인돼 곧 투약 개시될 경우 마일스톤 유입도 예정돼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LCB14는 포순제약에서는 임상 2상 없이 임상1b상만으로 임상 3상 진행을 조건으로 품목허가 신청이 예정돼있다. 2023년 연내 임상 1b상 종료 후 2024년 허가 완료 및 판매 로열티 시점이 임박했다”고 설명했다.
엄 연구원은 “LCB71(ROR1-pPBD)도 시스톤에서 현재 고형암과 혈액암 대상으로 미국, 중국, 호주에서 임상 1a상이 진행 중”이라며 “독성이 높아 개발이 어려웠던 pPBD ADC로 하반기 학회 임상 결과 발표 예정이고, 레고켐바이오의 파이프라인 중 가장 높은 가치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LCB84 또한 IND 신청을 앞두고 있으며, 하반기 첫 환자 투약이 개시될 예정”이라고 짚었다.
또한 “4월 미국 암연구학회(AACR) 참석 후 ENPP1(ADC 병용목적)과 엘쎄라 도입항체 신규 동물실험 결과 발표 예정 등 다수의 마일스톤 유입과 상업화 전단계 임상 종료, 학회 발표, 핵심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가능성 등을 보았을 때 주목해야 할 기업으로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지난 17일 유안타증권은 레고켐바이오의 Trop-2 ADC인 LCB84는 경쟁 약물 대비 다양한 암종에서 효과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3년에도 ADC기술 확보가 지속되고 있다”며 “빅파마들의 Trop-2 표적 ADC 확보와 상업화 또는 후기 임상 단계에 있어 Trop-2 표적 ADC가 HER2를 잇는 주요 고형암 ADC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의 Trop-2 ADC 파이프라인인 LCB84는 메디테라니아(Mediterranea)로부터 도입한 잘린 형태(ADAM10 Cleaved)의 Trop-2를 타깃으로 하는 항체를 이용했다. Trop-2는 정상 세포에서도 발현되지만 잘린 형태의 Trop-2는 종양 세포에서 주로 발현. 따라서 LCB84는 트로델비(Trodelvy)나 DS-1062와 달리 종양 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콘쥬올(ConjuALL) 플랫폼 링커는 베타클루쿠로니다아제(β-Glucuronidase)에 의해 분해되기 때문에 암세포에서는 페이로드(약물)의 유리가 잘되지만 혈중에서는 링커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며 “종양 특이적인 Trop-2 항체와 링커 기술이 적용된 LCB84의 치료지수(LC50·EC50으로 높을수록 안전한 약물)는 20으로 트로델비(9.6), DS-1062(4)에 비해 높아 안전성과 용량 조절이 용이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지난 AACR 2022에 이어서 이번 세계 ADC 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LCB84는 제노그래프트 동물 실험에서 트로델비나 DS-1062가 종양 억제를 하지 못한 COLO205(인간 대장암 세포주) 및 JIMT-1(Trastuzumab 내성 유방암 모델) 등에서도 종양 성장을 억제했다”며 “경쟁 약물 불응성 암세포주에서도 효과를 나타냄에 따라 경쟁 약물 실패(불응) 환자 대상 시장 및 불응성 암종에까지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LCB84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IND 신청은 2023년 2분기에 진행될 예정”이라면서 “LCB84에 대한 라이선스아웃(LO)도 계획 중이며 임상 1상에서 전임상에서와 같은 안전성을 확인시 파이프라인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2월28일 하이투자증권은 레고켐바이오에 대해 ADC 트렌드에 부합해 앞으로도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호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6월 ASCO에서 엔허투(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산쿄)의 압도적인 임상결과가 발표된 이후, ADC 시장은 새롭게 열리고 있다. ADC 블록버스터 수는 현재 3개에서 2024년까지 6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레고켐바이오는 세계 ADC 학회의 ‘베스트 ADC 플랫폼 상’을 4년 연속 수상했고, 다수의 기술수출에 성공하며 긍정적 레퍼런스를 꾸준히 확보했다”고 짚었다.
이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의 콘쥬올 플랫폼은 2022년까지 10건의 기술수출을 성공시키면서 지속적으로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또한 해당 플랫폼을 적용한 LCB14 가 폐 독성 이슈 없이 높은 ORR의 1상 결과를 2022년 12월 발표함에 따라 임상에서의 안전성 및 유효성 입증에도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HER2 타깃 LCB14(포순 및 익수다에 기술수출)는 2022년 12월에 긍정적인 1상 결과를 발표했으며, 연내 중국 2상 진입을 계획 중”이라며 “Trop-2 타깃 신약 LCB84도 동물실험 단계에서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독성 및 약효 데이터를 확보했고, 올해 2분기에 미국 1상 IND 신청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이와 같이 시장성이 큰 HER2, Trop-2 타깃 신약들이 임상적 근거를 연내 추가 확보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신규 기술수출 및 주가 리레이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