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종목 체크] 한글과컴퓨터, 챗GPT 장착한 '한컴독스 AI'로 주가 날개 달까

키움증권 "SDK·방산으로 해외 매출 확대 기대…목표가 2만1000원" 유진투자증권 "올해 글로벌 SaaS·SDK 사업 확대 추진…목표가 2만원"

2023-03-24     이승주 기자
한글과컴퓨터는 한컴독스에 챗GPT를 적용해 AI 기능을 고도화한 ‘한컴독스 AI’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한워드, 한셀, 한쇼까지 챗GPT 적용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사진출처=한글과컴퓨터]

[데일리인베스트=이승주 기자]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한글과컴퓨터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6% 감소하며 실적이 악화됐다. 다만, 계열사 매각을 통해 현금유동성을 확보하면서 당기순이익은 282% 급증했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한글과컴퓨터가 올해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통한 한컴오피스 모듈화로 해외 매출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한글과컴퓨터는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문서편집 서비스인 ‘한컴독스’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를 적용해 AI 기능을 고도화한 ‘한컴독스 AI’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 들어 반등조짐을 보이고 있는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90년 설립된 한글과컴퓨터는 한컴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오피스 소프트웨어(SW) 및 솔루션 개발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종속회사로는 한컴라이프케어(50.8%)와 한컴MDS(32.4%) 등이 있다. 한컴라이프케어는 보호복, 호흡기,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비(PPE) 분야를 주요 사업군으로 집중하며, 공기호흡기 등 안전장비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입지를 구축해왔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해 하반기 ‘한컴독스’와 ‘한컴싸인’을 출시하면서 기존 설치형 SW 중심 사업구조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로의 본격적인 전환을 시작했다. 한컴독스는 출시 후 4개월 만에 유료가입자가 10만명을 넘어서며 B2C 시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공공분야의 디지털 전환에 맞춰 기업과정부간거래(B2G) 시장에서도 SaaS형 한컴오피스 공급을 늘려가고 있다.

또한 한글과컴퓨터는 지난해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을 단행하면서 한컴MDS를 비롯한 11개 계열사를 매각했다. 이에 따라, 별도기준 1200억원 규모의 현금유동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당기순이익 증가 효과를 거뒀다.

올해는 지난해 확보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글로벌 인수합병(M&A)을 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설립한 한컴얼라이언스를 통해 대만의 글로벌 SaaS 기업인 케이단 모바일에 투자한 바 있다. 앞으로도 잠재력을 가진 해외 SaaS 기업들과의 M&A를 통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SDK를 중심으로 서비스형 AI(AIaaS)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한글과컴퓨터는 30년 이상 축적된 문서 관련 기술과 챗봇, 광학문자판독(OCR) 등의 AI 기술을 기반으로 삼성SDS, 원오원과 같은 사업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AIaaS 시장에서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8월말 1만6000원대에 거래되던 한글과컴퓨터는 9월초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10월 중순에는 1만2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이후 소폭 반등한 뒤 1만3000원 안팎을 오르내리다가 지난 1월3일 장중 1만1700원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곧바로 반등하며 2월 초순에는 1만5000원대를 회복했다. 이달 들어 내림세로 돌아서며 1만3000원대로 떨어졌다가 최근 급등하며 1만5000원대를 다시 돌파했다. 지난 23일에는 전날보다 7.88%(1110원) 상승한 1만52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3일 한글과컴퓨터는 한컴독스에 생성형 AI 챗GPT를 적용해 AI 기능을 고도화한 한컴독스 AI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컴독스 AI를 통해 문서 작성에 필요한 주요 편의기능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제공한다. 우선 워드프로세서인 한글에 챗GPT를 적용하고, 문서 작성, 요약, 편집, 번역, 시각화 등 다양한 AI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향후 한워드, 한셀, 한쇼까지 챗GPT 적용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 2월8일에는 소프트웨어 개발파트너사 원오원과 SDK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글과컴퓨터는 ‘문서비교 SDK’와 ‘AI OCR SDK’를 원오원에 공급하고, 한컴에 축적된 문서 기술 및 인공지능 SDK를 지속적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1월5일 한글과컴퓨터는 한국중부발전의 업무용 노트북에 개방형 운영체제(OS)인 ‘한컴구름’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지원하는 ‘2022년 개방형 OS 확산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한컴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고, 국가보안기술연구소와 공동개발한 구름플랫폼을 기반으로 2020년 한컴구름을 출시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해에 다소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매출액은 2420억840만원으로 전년 2417억2978만원 대비 0.11%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50억2337만원으로 전년 395억9273만원 대비 36.7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계열사 매각으로 167억889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43억7130만원 대비 282.24% 늘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한글과컴퓨터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17일 키움증권은 한글과컴퓨터가 올해 SDK를 통한 한컴오피스의 모듈화를 진행해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는 가운데, 한컴라이프케어를 통한 방산 부문의 실적 성장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2만1000원을 유지했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한글과컴퓨터의 실적은 한컴MDS의 매각에 따른 매출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예상보다 부진했다”며 “이는 지난해 하반기에 한컴오피스 B2C부문의 SaaS 구독 전환에 따른 마케팅비용이 집행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현재 유료가입자는 10만 명 이상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글과컴퓨터는 올해도 B2C부문의 구독 전환을 통해 점진적 체질 개선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B2B부문과 B2G부문의 온프레미스와 웹오피스 매출 확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SDK를 통한 한컴오피스 모듈화로 해외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상반기까지는 B2C 매출이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며 마케팅비용 집행이 이루어짐에 따라 이익 개선은 하반기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 연구원은 “연결매출에서 비중이 큰 한컴라이프케어는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올해 실적은 매출 기준 130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이며 탑라인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기존 소방 호흡기, K5방독면의 매출 외에도 작년 하반기 수주를 통해 교전훈련 시뮬레이션, 장갑차 후방카메라 등의 신규 수주가 발생했으며 품목 확대를 통한 성장성이 올해 2분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글과컴퓨터는 이외 신규 품목들의 해외 판로 확보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한글과컴퓨터를 주목해야 할 이유로 5가지를 제시했다. △B2C구독 모델의 유료 가입자 확대, △SDK 모듈화에 따른 매출 비중 확대, △SaaS 및 SDK를 통한 해외 진출, △라이프케어의 방산부문 매출 확대, △확보된 자금을 통한 M&A가 그것이다.

그는 “특히 해외 매출의 확대는 지금껏 한글과컴퓨터가 다양한 시도를 했으나 비중이 크게 확대된 적이 없어 성장성이 제한되던 요인 중 하나였다”며 “전체 패키지가 아닌 모듈화를 통한 진출 방식은 성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실적 기여에 대한 가시성이 나타나게 되면 밸류에이션의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올해 1분기는 매출액 474억원(전년 동기 대비 -5.9%), 영업이익 27억원(전년 동기 대비 -35.8%)를 기록할 것”이라며 “1분기는 비수기 영향으로 부진하겠지만 2분기부터 성수기 시즌 진입과 한컴라이프케어의 매출 성장으로 회복세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지난 2월27일 유진투자증권은 한글과컴퓨터가 풍부한 자금으로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올해 실적은 성장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2만원을 유지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글과컴퓨터가 계열사 매각 대금 950억 원을 포함한 12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통해 클라우드 SaaS 사업 본격화 및 클라우드, 메타버스 기반 업무협약플랫폼 사업을 확장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며 “신규 런칭한 한컴독스와 전자계약결재서비스 한컴싸인으로 B2G 사업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AI 기반의 OCR을 비롯, SDK 사업군도 확장하면서 올해 실적이 성장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바탕으로 박 연구원은 한글과컴퓨터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48억원, 영업이익 95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한컴MDS 실적을 제외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2.1%, 영업이익은 127.2%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기존 부진한 자회사의 구조조정이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왔고, 김연수 대표 취임 이후 신규 사업 추진 등을 추진하여, 본격적인 실적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글과컴퓨터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액 756억원(전년 동기 대비 -2.9%), 영업이익 27억원(전년 동기 대비 -73.1%)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매출액 677억원, 영업이익 41억원)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하회했다.

이에 대해 박 연구원은 “다만 본사 별도기준으로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고 높은 영업이익률(30.3%)을 유지했다”며 “안정적인 성장과 함께 수익성 개선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목표주가와 관련, 그는 “본사의 안정적인 실적 성장과 함께, 풍부한 자금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 진출 본격화 기대감 등으로 주가는 상승세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35.1% 상승여력(괴리율 26.0%)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