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종목 체크] 케어젠, '프로지스테롤' 수출로 주가 박스권 탈출할까
상상인증권 "프로지스테롤 사업 잠재력, 하반기 확인 가능"
[데일리인베스트=이승주 기자] 펩타이드 기반 건강기능식품‧의약품 기업 케어젠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약 18% 증가하는 등 실적이 호전됐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케어젠의 혈당 조절 건강기능식품인 ‘프로지스테롤(ProGsterol)’이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케어젠은 이달 초까지 이란·말레이시아 등 11개국에서 1조원이 넘는 프로지스테롤 수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최근 18만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주가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주목된다.
2001년 설립된 케어젠은 2015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건강기능식품‧의약품 개발 기업이다. 펩타이드(Biomimetic Peptide) 기반으로 안면미용, 탈모ㆍ두피관리, 바디ㆍ비만관리 등의 의료기기(필러, 메조)와 기능성 화장품(Cosmeceuticals), 원료를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펩타이드는 성장인자 단백질과 같거나 유사한 효능을 가지는 아미노산 중합체로, 인체 내에서 호르몬, 효소, 항체 등의 형태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케어젠은 현재 필러 등 의료기기와 기능성화장품을 전 세계 130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특히 성장인자, EPO(Erythropoietin) 등 4종의 펩타이드 원료를 2021년부터 바스프(BASF)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또 펩타이드의 응용 범위를 확대 적용해 혈당 조절 건강기능식품 ‘프로지스테롤’을 출시했다. 프로지스테롤은 제2형 당뇨환자와 당뇨 전단계 증상자를 타깃으로 한 건강기능식품으로, 혈중 포도당을 세포 내로 잘 흡수될 수 있도록 해 즉각적인 혈당 강하에 도움을 준다.
건강기능식품 외에도 코로나19‧폐섬유증 치료제, 황반변성 치료제, 당뇨병 치료제, 탈모 치료제, 항비만 치료제, 통증 완화제, 관절염 치료제 등 다양한 건강기능식품 및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중순 16만원대에서 움직이던 케어젠은 9월 하순부터 내림세를 보이며 11월 초에는 9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이후 반등세를 보이며 지난해 12월 들어 13만원대를 회복했고 지난 1월말부터 급등하며 18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이후에는 최근까지 18만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전날보다 0.50%(900원) 하락한 17만99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5일 케어젠은 프로지스테롤의 원료인 디글루스테롤(Deglusterol)이 말레이시아 파트너를 통해 말레이시아 FDA에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등록되었다고 밝혔다. 앞서 1월5일에는 프로지스테롤 제품이 러시아 파트너 회사를 통해 러시아 연방보건감독국에 건강기능식품 제품으로 등록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 2월7일 케어젠은 임직원에 대한 상여금 지급 목적을 위해 1억7112만원 규모의 자기주식 처분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처분 예정 주식 수는 920주, 주당 처분 금액은 18만6000원이다. 처분 예정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5월 6일까지다.
같은 날 케어젠은 보통주 1주당 170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고도 공시했다. 시가배당률은 1.25%이며 배당금 총액은 167억407만5900원이다.
지난해 12월26일 케어젠은 코로나19의 예방 및 치료제로 개발 중인 스파이크다운(CG-SpikeDown)의 피험자 모집을 완료하고 임상 1상을 시작했다. 이번 임상 1상에서는 스파이크다운의 안전성, 약동학 및 약리학을 평가하기 위해 무작위 배정, 위약대조, 이중 눈가림 방식으로 임상을 진행하게 된다.
케어젠은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은 690억9767만원으로 전년 590억8788만원 대비 6.9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36억2592만원으로 전년 282억429만원 대비 18.34%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272억1692만원으로 전년 251억8409만원 대비 5.35% 증가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케어젠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16일 상상인증권은 특히 혈당조절 건강기능식품인 프로지스테롤에 성장비전이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현재 필러와 메조 등 전문 테라피 제품은 20%대, 그리고 화장품은 연간 6~8% 내외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전문 테라피 사업중에서는 주사제형의 탈모개선 헤어필러 제품의 성장률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제품의 매출은 지난해에 42% 성장한 144억원을 기록했고, 올해에도 40~50% 성장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하 연구원은 “올해 예상 실적은 전년 대비 117.0% 성장한 1500억원이며, 영업이익률은 50% 내외”라며 “매출 성장동력은 혈당조절 제품인 프로지스테롤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펩타이드기반 제품의 고마진에 주목한다”며 “지난해 기준 전사 매출원가율이 24% 내외에 불과하고, 영업이익률은 48.3%이라는 점에서 전통적인 에스테틱제품보다 영업이익률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하 연구원은 “경쟁이 심한 필러, 메조 등의 제품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고마진 수익구조”라며 “이러한 고수익성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며 특히 프로지스테롤 제품이 성장한다면 영업이익률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어젠이 개발한 디글루스테롤은 프로지스테롤의 원료로 제2형 당뇨환자의 인슐린 저항성을 낮춰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펩타이드이다. 지난해 3월 미국 FDA로부터 기능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아, NDI(New Dietary Ingredient)로 등록했다.
하 연구원은 “디글루스테롤은 국내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를 못 받았기 때문에 해외시장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이란,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UAE지역 등에 프로지스테롤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논바인딩 계약이긴 하지만, 3월 초까지 11개국에서 1조원이 넘는 수출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 유통기업과의 계약이 증가한다는 것은 일단 글로벌 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케어젠은 프로지스테롤과 원료인 디글루스테롤의 매출액 목표를 올해 1분기 100억 원, 연간으로 1000억 원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 연구원은 “초기 매출은 유통재고 확보차원의 성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하반기쯤 매출성장 잠재력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 연구원에 따르면 케어젠은 현재 건강기능식품 중심으로 판매하지만 장기적으로 의약품 개발에도 관심이 있다. 비정상적인 신생혈관 생성에 관여하는 VEGF 수용체의 기능을 억제하는 습성황반변성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케어젠은 제품의 안정성 시험을 완료하고, FDA에 조만간 임상 시험계획서(IND)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케어젠은 경기도 화성에 2020년에 306억원을 투자해 GMP급 펩타이드 공장을 준공했다. 하 연구원은 “이는 연간 10톤의 합성 펩타이드를 생산할 수 있는 캐파(CAPA)”라며 “케어젠은 향후 디클루스테롤 수요증가에 대비해 생산 CAPA 20~30톤 규모의 신공장을 본사 인근에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하 연구원은 “케어젠의 주가는 최근 급등하여 이달 초순에 20만 원대까지 상승하기도 했다”며 “현재 시가총액은 1.9조원이며 올해 예상 실적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34배 내외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PER이 이렇게 높은 것은 프로지스테롤 사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다만, 그는 “한국산 건강기능식품사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경험은 아직 없다”며 “신제품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올해 상반기는 실제 판매에서 글로벌 시장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올해 하반기쯤에는 상반기 매출추이를 보면서 의미 있는 평가를 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현재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크게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주가의 변동성은 프로지스테롤 매출 뉴스에 따라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