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e종목] HPSP, 고압 산화막 장비 시장 진입으로 주가 상승세 지속할까

한화투자증권 "4분기 실적 부진, 일회성 비용 영향…목표가 8만6000원" 삼성증권 "신규사업 진입 및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 시장 확대...목표가 8만3000원" 흥국증권 "고객사 자본적지출 증가에도 테크 마이그레이션 진행 중...목표가 10만원"

2023-02-16     박유빈 기자
HPSP는 반도체 열처리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를 개발해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증가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출처=HPSP]

[데일리인베스트=박유빈 기자] 반도체 장비제조 업체 HPSP는 지난해 매출액 73% 늘고, 영업이익은 88% 증가하는 등 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올해 고압 산화막 장비 시장으로의 신규 진입과 캐파(CAPA) 확대에 따라, 불황에도 견조한 실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최근 반등조짐을 보이고 있는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HPSP는 2017년 3월에 설립된 반도체 분야 고압 수소 어닐링(annealing) 장비 제조업체로, 2022년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고압 열처리용 반도체 장비 제조를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보유 중인 고압 수소 어닐링 기술을 통하여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및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전공정(Front-end) 중 고압 열처리 공정에 필요한 고압 중수소·수소 열처리 장비를 판매하고 있다.

HPSP의 고압 수소 어닐링 제품(GENI-SYS)은 반도체 트랜지스터 소자 계면 상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목표로 연구·개발하여 제품화되었으며, 국내 최초로 고압 수소 어닐링 효과가 검증된 전공정 장비다. 반도체 소자 계면의 결함이 감소하면 전자 이동량이 향상되므로 트랜지스터 성능이 높아지게 된다. 

HPSP의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는 450도 이하의 온도 환경에서도 100% 수소 농도를 유지해 최대 2㎚ 공정까지 적용되도록 어닐링을 극대화시켜, 600도 이상의 온도에서 진행되어 16㎚ 이하의 공정에는 적용할 수 없는 기존 고온 어닐링 장비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HPSP의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는 주요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제조업체뿐 아니라 국내외 메모리반도체 업체에도 납품되고 있다. 

지난해 7월15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HPSP는 상장 첫날 시초가 5만원 대비 13.5% 떨어진 4만32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공모가 2만5000원보다 73% 높은 가격이다. 이후 상향각을 그리며 지난해 9월13일에는 장중 7만22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바로 하락세로 반전돼 지난해 10월17일에는 장중 4만80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반등하며 지난해 11월 중순 6만5000원대로 올라섰으나 바로 내림세로 돌아서며 지난 1월초에는 5만3000원대로 주저앉았다. 1월 중순부터는 상승세를 보이며 최근 6만100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14일 전날보다 0.81%(500원) 하락한 6만1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3일 HPSP는 주당 150원의 결산 현금 배당 결정을 했다고 공시했다. 시가 배당률은 0.3%, 배당금 총액은 18억1346만원이다. 배당 기준일은 지난해 12월31일이다. 

지난해 12월13일에는 생산능력 제고와 국내 연구시설 설립 등을 위해 333억5978만원을 들여 신규 공장을 신축하기로 했다고 공시헀다. 이는 자기자본 527억원의 63.24%에 달하는 규모다.

HPSP는 지난해에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3일 공시된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액은 1593억3632만원으로 전년 동기 917억5231만원 대비 73.6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51억7446만원으로 전년 동기 452억1238만원 대비 88.39%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660억561만원으로 전년 동기 353억4355만원 대비 86.78% 증가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HPSP에 대해 다소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15일 한화투자증권은 2022년 4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감소했으나 장비 셋업 지연과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8만6000원을 유지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4분기 실적은 매출액 439억원(직전 분기 대비 -8%), 영업이익 189억원(직전 분기 대비 –34%)을 기록했다”며 “전분기 대비 장비 인도 대수는 동일하나 메모리 고객사로 공급된 장비 1대에 대한 매출 인식이 다음 분기로 이연되어 매출이 소폭 감소했고,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도 전분기 대비 감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어느 정도 예견되었던 부분이며, 일회성 비용을 제거하면 영업이익률은 57% 수준으로 상승한다”며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의 수익성에는 여전히 훼손이 없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2023년 예상 실적을 매출액 1780억원(전년 동기 대비 +12%), 영업이익 906억원(전년 동기 대비 +6%)으로 전망하며 기존 추정치 대비 약 -14% 하향 조정했다. 그는 “업황 악화에 따른 메모리 고객사들의 자본적지출(CAPEX) 축소 집행 기조를 반영해 장비 공급 대수를 매우 보수적으로 가정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HPSP의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는 로직 10나노 이하, 디램 1a 이하 선단공정에서 활용되며 대체제가 없는 장비로 고객사 Capex 축소 집행의 영향이 타 장비사 대비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며 “CAPEX 축소가 레거시 공정(28나노 공정을 활용하는 반도체 생산공정)에 집중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실제로 소위 오더컷(주문 취소) 물량도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이를 고려할 때 실적은 추정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높은 멀티플에 대한 근거는 올해 실적이 아닌 △2024년 2배로 확대될 생산 캐파 △신규 장비(고압 습식 산화공정)에 있다”며 “2가지 성장 포인트 모두 훼손 되지 않았으며 기존 계획대로 정상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신규 캐파는 2023년 말 완공 후 내년 초 양산 가동되고, 신규 장비는 이르면 2024년 1분기부터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지난 14일 삼성증권은 2022년 4분기 실적은 연말 성과급 이슈를 제외하면 정상 이익률 수준이며 신규사업(고압 산화막 장비)과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 전체시장(TAM·Total Available Market)으로 확대 모멘텀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8만3000원을 유지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2년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39억원, 189억원(영업이익률 +43%)을 기록했다”며 “로직·파운드리 고객사 위주로 출고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며 매출액은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하였으나 영업이익률은 직전 분기 대비 17%pt 하락한 43%를 기록하며 다소 부진했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적인 다운사이클 속에서도 기초 체력은 여전히 견고하고, 2023년은 고압 산화막 장비 신규 진입,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 전체시장 확대가 기다리고 있다”며 “그간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오버행(대량의 대기물량) 이슈도 점진적인 해소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낸드플래시향 공급 물량 감소 영향은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되었다고 생각하고, 관건은 디램(DRAM)과 로직·파운드리”라며 “디램의 경우 오더 동향에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추정되며,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업계의 감산은 투자보다는 가동률 조정(1a 이상 선단공정 전환투자를 통한 웨이퍼 생산능력의 순영업손실 효과)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로직과 파운드리의 경우 여전히 견조하고, 고객사 신규 팹 셋업 효과로 기존 고객사향 물량 증대가 기대된다”며 “물량 증대는 중화권으로의 고객 다변화 효과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2023년 1분기 내 파운드리 고객사향 현장 테스트(On Site Test)가 진행되며 고압 산화막 장비가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며 “장비의 메커니즘은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와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공정이 3㎚ 이하로 미세화되고, 기존 고열 장비는 기술적 한계(의도하지 않은 산화막 형성, 막질 두께 축소한계 등)에 봉착한 것으로 추정되어 이는 예상하지 않은 2㎚·3㎚ 공정 수율 부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저온 공정을 통해 보다 고품질의 막을 형성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2023년 안에 데모 테스트를 끝내고, 2024년 양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의 전체시장이 확대되면서, 고객사와 공정 스텝 수 모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디램의 경우 고유전율(High-K)이 적용되는 캐퍼시터(Capacitor) 영역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존재하며, 낸드플래시의 경우 수율 및 신뢰성 향상 목적으로 전공정 앞단에서의 스텝 추가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20일 흥국증권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독점적인 기술력을 유지한다면 시스템과 메모리반도체의 공정 미세화에 대한 구조적 수혜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10만원을 유지했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2023년 매출액은 1644억원(전년 동기 대비 +5.9%), 영업이익은 889억원(전년 동기 대비 2.8%, 영업이익률 54.1%)을 전망한다”며 “주요 고객사의 견조한 장비 수요로 인해 시스템향 매출액은 증가(전년 동기 대비 +12.7%)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Capex 감소에 따라 메모리향 매출액이 감소(전년 동기 대비 –13.1%)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연구원은 감소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테크 노트의 전환이 지연되고 있으나 디램의 1a ㎚ 비중 증가와 1b ㎚ 전환에 대한 방향성에는 변화가 없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술력을 유지하면 시스템·메모리 반도체 공정 미세화에 따른 수혜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주요 시스템향 고객사를 모두 확보한 상황에서 레거시 공정의 테크 마이그레이션(운영체계나 장비, 생산물질을 바꿔 기술적 진일보를 꾀하는 것)이 진행되며 지속적으로 수요가 발생할 것 △메모리 반도체 또한 공정이 미세화되고 있는 국면에서 고객사 또한 추가 확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 연구원은 “2024년에는 공장 이전을 통해 캐파가 2배 확장될 예정이며, 고압 산화막 장비는 이르면 2024년 3분기부터 양산되어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