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e종목] HB테크놀러지,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수주로 주가 반등할까
한양증권 "OLED 매출 지속 발생시 실적 회복&턴어라운드 가능"
[데일리인베스트=박유빈 기자] 반도체장비 전문업체 HB테크놀러지는 지난해 3분기에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하는 등 실적이 개선됐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정보기술(IT)용 8.7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를 위한 투자를 확정하면서, 다년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최상위 점유율을 유지해온 HB테크놀러지의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1900원 안팎에서 횡보하고 있는 주가가 반등 동력을 얻을지 주목된다.
HB테크놀러지는 1997년 9월2일 국내외 액정표시장치(LCD) 및 아몰레드(AMOLED) 검사장비의 최첨단 제품 생산 등을 영업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2004년 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2009년 고객사와의 협력 개발을 통해 AMOLED 검사장비 개발에 성공했으며, 현재는 주요 매출 품목으로 성장했다.
2013년 LCD 백라이트유닛인 도광판 확산판을 제조·판매하는 소재사업을 추가했다. 주요 거래처는 삼성디스플레이, 중국의 BOE, 대만의 이노룩스(INNOLUX) 등이 있다.
2002년 삼성전자 협력업체로 승인되어 LCD 및 OLED 용 자동광학검사(AOI·Automatic Optical Inspection) 장비를 20년 이상 삼성에 공급중이다. 국내 최초로 LCD용 AOI 장비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세계 최초로 AMOLED AOI 장비를 개발했다.
AOI 검사장비는 빛을 이용해 패널의 불량 및 기판의 이물질을 검출하는 장비다. HB테크놀러지의 AOI 검사장비는 패널 및 기판에 빛을 내리쬐고 반사되는 광량의 차를 이용하여 결함을 체크하며 박막트랜지스터(TFT)패턴, 마스크(MASK), OLED화소, 봉지 등 OLED 전 공정의 거의 모든 부분에 사용된다.
2016년부터는 레이저 리페어 장비도 고객사에 공급하며, 리페어 장비 부문으로 사업 확장에 성공했다.
지난해 7월 1900원대를 움직이던 HB테크놀러지는 지난해 8월 중순 상향각을 그리면서 지난해 8월26일 장중 2200원까지 올라섰다. 이후 지난해 9월 중순까지 2000원대를 오르내리다 지난해 9월말 내림세로 돌아서며 지난해 10월13일 174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1월말에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12월14일 2045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소폭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최근에는 19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전날보다 1.24%(25원) 오른 204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6일 HB테크놀러지는 주식담보대출을 전액 상환하며 에이치비콥(HB Corporation)과 체결했던 92억4000만원 규모의 최대주주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이 해제됐다고 공시했다.
HB테크놀러지는 지난해 3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445억4326만원으로 전년 동기 285억5433만원 대비 5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5억833만원으로 전년 동기 67억5762만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618억7451만원으로 전년 동기 43억6393만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1237억9504만원으로 전년 동기 1178억8283만원 대비 5% 늘었다. 영업이익은 92억4194만원으로 전년 동기 189억2561만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777억7334만원으로 전년 동기 131억6814만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HB테크놀러지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13일 한양증권은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지만 OLED 시장은 향후 몇 년간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OLED 매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준다면 실적 회복 및 턴어라운드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박민주 한양증권 연구원은 “HB테크놀러지는 AOI 장비 제조업체이자 삼성디스플레이 주요 벤더로서 LCD 및 AMOLED 검사장비를 개발하여 국산화에 성공, 약 20년 동안 주요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리페어 장비 및 도광판, 확산판 등의 부품소재도 생산·판매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전방업체가 디스플레이 생산 업체인 만큼 디스플레이 시장 사이클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시장 수요가 동사의 수주량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삼성디스플레이 이외에도 BOE 등 중국 주요 플레이어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어 현재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투자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IT용 8.7세대 OLED 설비를 위한 투자를 확정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며 “HB테크놀러지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다년간 최상위 점유율을 유지해왔고, 해당 투자가 진행될 경우 수주를 받을 것은 거의 기정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투자에서는 원장(디스플레이 패널의 모체가 되는 유리기판)의 크기가 커지면서 필요한 검사장비의 수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LCD보다 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장비 사업부의 마진율 또한 개선의 여지가 있다”며 “삼성이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기 때문에 수주금액을 정확히 예상할 수는 없으나 실적 회복의 신호탄이 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짚었다.
박 연구원은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과 달리 OLED 시장은 향후 몇 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며 “애플이 아이패드 및 맥북에 OLED를 탑재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면서 시장을 견인하고, 삼성이 국내 퀀텀닷-OLED(QD-OLED) TV를 출시하며 QD-OLED 시장도 개화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QD-OLED는 OLED에 양자점(퀀텀닷)을 적용한 컬러필터를 사용한 것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2’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첫 상용화를 발표한 이후 델(DELL), 삼성전자, 소니 등에서 해당 패널을 사용한 TV를 출시해왔다.
박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확장현실(XR)용·차량용 디스플레이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시장 규모의 확대뿐 아니라 폴더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수요가 증가하며 단위당 필요로 하는 검사장비의 수도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LCD 수요가 전반적으로 크게 감소하는 것은 분명 부정적 요소이지만 OLED 매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준다면 실적 회복 및 턴어라운드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수주 기대감이 모두 반영되기 전인 지금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