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종목 체크] 레고켐바이오, ADC 추가 기술 이전으로 주가 동력 얻나

한국투자증권 "TROP2-ADC 중심으로 파이프라인 기술 수출 이어질 것" IBK투자증권 "빅파마와의 두번째 빅딜 예상보다 빠를 수 있어" 하나증권 “ADC기술에 대한 니즈가 높은 상황…추가 기술이전 기대" 신한투자증권 "암젠과의 딜은 끝 아닌 시작…목표가 6만8000원"

2023-01-12     민경연 기자
레고켐바이오는 2006년 설립된 합성신약 연구, 개발 기업이다. [사진출처=레고켐바이오]

[데일리인베스트=민경연 기자] 신약 개발기업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12월 미국 글로벌 제약사 암젠과 항체약물접합체(ADC·Antibody-Drug Conjugates) 플랫폼을 활용한 1조6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증권가에서는 레고켐바이오가 향후 추가 기술이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최근 상향각을 그리는 주가가 추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6년 설립된 레고켐바이오는 의약화학을 기반으로 합성신약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기업이다. 신약개발 후보물질을 적정단계까지 개발한 후 이를 글로벌제약사나 국내외 제약회사에 기술이전하거나, ADC 기술 등의 원천기술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다. 기존 항암제 분야 뿐만 아니라 면역항암제나 항생제 등의 영역으로도 확장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초순 5만원 안팎에서 움직이던 레고켐바이오는 8월 중순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10월 중순 3만원대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바로 반등하며 지난해 11월17일 4만1000원대로 올라섰다. 이후에는 지난해 12월 하순까지 3만5000~4만원대 내에서 횡보하다 12월 말 소폭 상승해 12월28일 장중 4만5200원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조정을 받아 3만8000원대로 내려왔다. 지난 11일에는 전날보다 0.79%(300원) 오른 3만8400원에 장을 마쳤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12월23일 미국의 글로벌 제약사 암젠과 1조6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암젠과 맺은 이번 계약은 레고켐바이오의 콘쥬올(ConjuALL) 플랫폼을 활용한 총 5개의 타겟 후보물질 발굴 계약이다. 항체는 암젠이 직접 선정하고 레고켐바이오는 위치특이적 결합 방법(site-specific conjugation), 링커와 페이로드 기술을 제공한다.

후보물질 발굴 단계의 초기 딜로 계약금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추후 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1~2년 후부터 마일스톤 수령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선 지난해 11월16일에는 미국의 제약사 넥스트큐어와 ADC 공동 연구개발(R&D)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통해 차세대 ADC 플랫폼 기술과 넥스트큐어의 ‘B7-H4’ 항체를 활용해 새로운 ADC 항암제를 발굴할 예정이다. 양사는 B7-H4 항체 외 ADC를 연구개발하기 위해 2개의 추가 대상을 지정할 수 있는 선택권도 확보하게 된다. 연구개발 비용과 상업화로 올릴 수익은 양사가 동등하게 분배한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3분기에 실적이 개선됐다. 매출액은 63억9119만원으로 전년 동기 43억9717만원 대비 45.3%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97억1504만원으로 전년 동기 95억479만원에서 2.2% 늘었다. 당기순손실은 32억7465만원으로 전년 동기 87억6687만원에서 62.6%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239억으로 전년 동기 142억7435만원에서 67.4% 늘었다. 영업손실은 256억9695만원으로 전년 동기 387억1901만원에서 33.6%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195억9062만원으로 전년 동기 378억899만원에서 48.2% 줄었다.

이와관련, 증권가에서는 레고켐바이오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컨쥬올 기술이 주목받고 있고, ADC기술 이전 계약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5일 한국투자증권은 레고켐바이오가 2023년에 TROP2-ACD(LCB84)를 중심으로 ADC 파이프라인 기술 수출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이뤄진 암젠과의 계약에 대해 “이번 레고켐의 딜은 글로벌 빅파마와의 계약은 처음이고, 최초 컨쥬올 계약 대비 기술 가치가 2배 증가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컨쥬올 적용 권리를 타깃당으로 단순 역산했을 때 2019년 밀레니엄과의 딜은 타겟당 약 1500억원(3개 타깃, 4548억원)이었고, 이번 암젠과의 딜은 타깃당 약 3200억원(5개 타깃, 1조6000억원)”이라고 부연했다.

위 연구원은 “컨쥬올 기술 가치가 상승한 이유는 이 기술을 적용해 임상 중인 복성제약 LCB14의 임상 결과가 좋았기 때문”이라고 “LCB14(HER2-ADC)은 진행성 유방암 환자 대상으로 객관적 반응률 46%를 보였으며 경쟁품인 엔허투에서 10% 수준으로 나타나는 간질성폐질환(ILD)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LCB14은 오롯이 레고켐의 컨쥬올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이다. 특허가 만료된 트라스투주맙에 컨쥬올이 적용된 것이기 때문”이라며 “LCB14의 임상 결과가 축적될수록 컨쥬올의 기술 가치는 더욱 상향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상반기 중 복성제약의 임상 1b, 2상 투약이 종료될 예정이다.

위 연구원은 “2023년에는 ADC 파이프라인 기술 수출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상은 TROP2-ACD(LCB84)이다. 그는 “5월 임상 1상 신청 목표로 비임상 개발 중이며 파트너와 공동 임상 개발 형태의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밝히고는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TROP2는 빅파마의 관심도가 높은 타깃이다. TROP2-ADC 도입을 위해 아스트라제네카는 60억달러(2020년 9월, 다이치산쿄), 머크는 9억4000만달러(2022년 6월, 켈룬파마)를 투자했다”며 “빅딜을 이끈 타깃인 만큼 LCB84의 기술 수출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같은 날 IBK투자증권은 레고켐의 두 번째 빅딜은 예상보다 빠르게 가시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향후 2~3년간 연속적으로 발생할 다수의 이벤트로 기업가치가 지속 성장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선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가 이중항체 플랫폼 BiTE의 강자 암젠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중요한 것은 유입되는 금액이 아닌 파트너가 암젠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암젠은 ADC의 후발주자지만 보유하고 있는 항체의 기술적 경쟁력을 고려했을 때 10년 후 레고켐과의 협업을 통해 탄생될 신약으로 ADC 강자가 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레고켐은 암젠과의 협업을 통해 돈으로 살 수 없는 무형자산을 획득할 수 있으며, 신약개발 성공시 막대한 로열티 수익도 기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암젠은 2015년부터 3개 이상의 ADC 파이프라인을 개발했으나 임상 1상에서 개발중단하고 BiTE 파이프라인에 집중하고있으며 암젠이 개발을 포기한 ADC는 모두 절단 불가능한 링커를 사용하여 낮은 효능과 높은 부작용이 유발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암젠은 높은 약물치료 마진(Therapeutic Margin)과 암세포 침투능을 강화할 수 있는 항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레고켐의 위치특이적 결합방법(Site Specific Conjugation) 기술을 결합하면 현존하는 ADC 치료제의 낮은 약물치료 마진을 극복한 차세대 ADC 개발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암젠 기술이전은 다케다에 이은 빅파마와의 두번째 딜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현재 거장이 된 글로벌 바이오텍은 창업 초기 핵심 플랫폼 기반으로 다양한 빅파마와 협력·공동개발을 통해 성장했다”면서 “기존 성공 사례를 참고했을 때 현재 레고켐은 글로벌 바이오텍이 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2023년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기대되는 ADC약물은 최소 3개”라며 “ADC를 향한 빅파마들의 러브콜이 지속될 수 밖에 이유는 ADC의 확장 가능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2월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에도 4건의 빅딜이 체결됐고, 이러한 관심은 23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HER2 ADC를 이을 다음 주자로 TROP-2 ADC 경쟁이 시작됐으며, 레고켐의 LCB84 빅딜 소식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며 “TROP-2는 다양한 암종 특히 미충족 수요가 높은 췌장암·위암·대장암 등에 발현율이 높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타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LCB84에 대해 “이중의 안전장치를 기반으로 설계한 파이프라인이며, LCB84의 페이로드는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에서 시너지 효과를 보여준 MMAE”라면서 “면역항암제와 병용을 고려하는 빅파마에게 좋은 옵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28일 하나증권은 ADC기술에 대한 니즈가 높은 상황이라면서 추가적인 기술이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엔허투가 다수의 암종에서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올해 전반적으로 라이선스 딜이 줄어든 상황에도 ADC관련 딜은 꾸준했다”며 “12월에만 암젠-레고켐, MSD-켈룬 등의 빅 딜이 체결됐으먀, 독일머크 등 빅파마들의 ADC 플랫폼 확보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는 15년 이후 다수의 ADC 플랫폼 기술이전을 진행했으나, 중국 업체와 해외 NRDO 위주로 진행된 점이 한계로 지적되어 왔다”며 “이번 기술이전으로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업을 진행하며 레퍼런스를 확보했고, 앞선 파이프라인에서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추가기술이전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향후 주력 파이프라인은 TROP2-MMAE ADC인 LCB84”라고 짚었다. 이어 “LCB84는 기존 경쟁 TROP2 ADC인 DS-1062, 트로델비(Trodelvy)와 차별화된 항체 에피토프(Epitope)와 톡신(Toxin)을 사용한 파이프라인으로 DS-1062, 트로델비 불응 동물 모델(췌장 도관암, 비소세포폐암, 대장암, 위암)에서 효능을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23년 상반기 임상시험계획승인(IND) 신청 예정이며, 글로벌 업체와의 공동 임상 개발 형태로 사업개발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26일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암젠과의 기술이전 계약 이후로 추가 라이센싱 기회도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6만원에서 6만8000원으로 13.3% 상향조정했다.

이동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월 암젠과의 계약에 대해 “세부적인 계약금액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선급금 비율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후보물질 발굴시 유입되는 금액이 의미가 있기 때문에 첫 후보물질 발굴이 예상되는 2024년 유입될 기술료를 기대할만 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다수의 기술이전에도 불구하고 빅파마향 추가 계약이 없어 저평가 받던 근거는 이로써 해소됐다”고 부연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암젠과의 기술이전 계약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기술이전 기회도 여전히 유효하다”며 “올해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과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했으며, 이번 빅파마와의 계약 체결이 콘쥬올 플랫폼 기술 경쟁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기 때문에 추가 파트너십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플랫폼 뿐만 아니라 자체 물질에 대한 파트너십도 내년 중으로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현재 공동임상개발(Co-Development) 및 라이센싱 옵션딜을 논의 중이다. 계약한다면 해당 물질에 대한 초기 임상은 레고켐 주도 하에 진행되며 임상 비용을 지원받는다. 초기 임상 종료 후 옵션딜 행사 시 사전 합의 금액에 따라 기술이전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HER2 이후로 TROP2 타깃 ADC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 LCB84(TROP2-MMAE)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LCB84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임상 1상 IND 절차에 진입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상향한 이유에 대해 “2023년부터 기존 기술이전의 마일스톤 및 추가 기술이전 계약금 유입을 고려하면 수백억원 규모의 현금 유입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3분기말 기준 현금은 약 1700억원으로 증자에 대한 리스크는 없다. 이번 계약의 마일스톤도 고려하면 흑자전환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제는 기술료를 통한 현금 걱정 없는 선순환 구조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