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뉴스] 임기 만료 앞둔 대기업 CXO 215명, 재선임 여부 곧 결정
한국CXO연구소, 매출 1조 기업 임기 만료 앞둔 CXO급 사내이사 현황 조사 전체 사내이사 669명 중 215명 내년 상반기 임기 종료…1960~1964년 출생자 40% 넘어
[데일리인베스트=조완제 기자] 국내 매출 1조원이 넘는 기업 중 내년 6월 말 이전에 공식적으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CXO(Chief X Officer)급 사내이사는 200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매출 1조원 클럽 내 활약하는 전체 사내이사 670여 명 중 30%가 넘는 수준이다. 사내이사 10명 중 3명꼴로 조만간 재선임 여부가 결정될 운명에 처한 셈이다.
그룹별로는 삼성과 롯데가 각 12명씩으로 많았고, 출생년도 별로는 1961~1964년 사이 출생자가 전체의 40% 넘게 차지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매출 1조원 이상 기업 중 2023년 6월 말 이전 임기 만료 앞둔 CXO급 사내이사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기업은 작년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1조원이 넘는 230곳이다. 조사 대상은 올해 반기보고서 임원 현황에 2023년 6월말 이전에 공식적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사내이사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한 230곳의 전체 사내이사는 669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215명(32.1%)은 내년 상반기 중에 임기가 종료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대부분은 내년 3월 주총시기에 맞춰 임기가 끝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CXO급에 해당하는 사내이사 10명 중 3명 정도는 조만간 재선임, 승진, 이동, 퇴진 여부의 갈림길에 놓였다.
임기 만료를 앞둔 200명이 넘는 사내이사들의 평균 연령은 59.5세였다. 단일 출생년도 별로 살펴보면 1964년생이 24명으로 최다였다. 이어 1962년(23명), 1961년(20명), 1963년(17명) 순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1960년~1964년생에 속하는 60년대 초반에 출생한 경영진만 해도 92명(42.8%)에 달했다.
1964년생 중 오너 경영자에는 KCC건설 정몽열 회장, 태영건설 윤석민 회장 등이 포함됐다.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KT 구현모 사장, 동부건설 허상희 부회장, 현대그린푸드 박홍진 사장 등이 이사회에 계속 남는지 아니면 떠날지가 조만간 판가름 날 예정이다.
이번 조사에서 최연장자는 넥센그룹 강병중(1939년생) 회장이었고, 최연소는 셀트리온 서정진 명예회장의 차남 서준석(1987년생) 이사회 의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병중 회장은 넥센타이어 사내이사 임기가 내년 3월23일, 서준석 의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 내년 3월 26일에 공식적으로 임기가 끝나 재선임 여부를 다시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10대 주요 그룹 중에서는 삼성과 롯데 그룹 계열사에 있는 사내이사가 각 12명씩으로 많았다. 삼성에서는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이 내년 3월 17일에 등기임원 임기가 공식 종료된다. 한종희 부회장의 거취 여부는 빠르면 이달 말경 개최되는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부회장의 경우 올해 2월에 삼성전자 대표이사직에 새로 올랐기 때문에 경영의 연속성을 이어가기 위해 재선임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사장급 이상 대표이사 중에서는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을 비롯해 △삼성SDI 전영현 부회장 △삼성생명 전영묵 사장 △삼성카드 김대환 사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존림 사장이 내년 3월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부사장급 사내이사 중에서는 △삼성증권 사재훈 부사장 △삼성엔지니어링 최재훈 부사장 △삼성SDS 안정태 부사장 △삼성카드 안기홍 부사장 △제일기획 정홍구 부사장이 포함됐다. 이사회 의장 중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사장도 내년 3월 20일까지가 공식 임기 만료 시점이다. 김태한 사장은 1957년생이어서 재선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에서는 롯데케미칼과 롯데하이마트에서 임기 만료를 코앞에 둔 사내이사가 각각 3명으로 파악됐다. 롯데케미칼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교현 부회장과 황진구 대표이사가 내년 3월23일에 공식적으로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중 신동빈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김교현 부회장은 내년이면 67세여서 재선임 될 지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떠올랐다.
롯데하이마트에서는 황영근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인 맹중오 상무와 하영수 상무도 내년 3월19일까지가 공식 임기여서 재신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롯데칠성음료에서는 박윤기 대표이사와 송효진 재경부문장이 내년 3월23일에 임기가 마무리된다. 이밖에도 △롯데쇼핑 강성현 대표이사 △롯데제과 이영구 대표이사 △롯데렌탈 김현수 대표이사 △롯데정밀화학 김우찬 상무도 임기 만료 시점이 내년 3월이다.
현대차그룹에서도 5명의 사내이사 공식 임기가 내년 3월에 끝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에는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름을 올렸다.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등기임원 임기 만료 시점은 내년 3월17일이다. 이밖애 △현대차 서강현 부사장 △기아 주우정 부사장 △현대제철 박종성 부사장 △현대로템 이용배 사장도 현재 맡고 있는 등기 임원 임기가 내년 3월에 종료됨에 따라 재신임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SK그룹에서는 △SK케미칼 김철 사장 △SK네트웍스 박상규 사장 △SK증권 김신 사장 △SK증권 이강모 감사위원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진그룹에서는 대한항공 우기홍 사장과 이수근 부사장을 비롯해 한진 노삼석 사장의 임기 만료 시점이 다가옴에 따라 이들의 거취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상대적으로 LG그룹에서는 LG디스플레이 정호영 대표이사와 LG이노텍 김창태 CFO 두 명만 내년 3월에 임기가 공식적으로 종료되어 이사회 잔류 혹은 퇴진 여부 결과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총수(摠帥)가 따로 없는 포스코그룹에서도 5명의 등기 임원이 재신임을 받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 특히 포스코홀딩스에서는 전중선 사장을 포함해 정창화 부사장과 유병옥 부사장 세 명의 등기임원이 이사회에 계속 남아있을지 떠날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포스코틸리온에서는 윤양수 사장과 신건철 전무가 내년 상반기 이후에도 이사회에 계속 남아 있을 지도 관심거리다.
이번 조사와 관련,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통상적으로 임기 만료를 앞둔 CEO급 경영진에 속하는 사내이사의 재선임 혹은 퇴진 여부에 따라 후속으로 단행될 일반 임원의 인사 폭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등기이사의 재선임 여부는 올해 경영 실적과 나이, 조직 관리, 미래 비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사회에서 의결하고 차후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투표에서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