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e종목] 앱코, 엔비디아·인텔 새 GPU 출시로 수혜 입을까
SK증권 "코로나19 우려 감소로 PC방 게이밍기어 매출 반등 기대"
[데일리인베스트=정혜빈 기자] 게이밍기어 제조 전문기업 앱코는 지난 2분기에 매출액은 263억원, 영업손실은 8억원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 감소와 게임사들의 PC 및 콘솔 신작 출시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도 내년부터 국내 PC방 매출 회복이 기대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급락한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앱코는 2001년 7월 설립했고 2020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앱코는 PC게임 산업에서 게이밍기어(게이밍 키보드, 헤드셋, 마우스 등)를 제조하고 국내 및 해외시장에 판매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다. 앱코는 정전용량 무접점 키보드 기술을 개발해 국내 최초로 방수·방진 키보드 제품을 개발했다.
앱코의 주요 사업은 PC 케이스,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등을 제조하는 PC 주변기기 및 게이밍기어 사업과 선풍기, 공기청정기, 청소기 등 생활형 소형가전을 판매하는 뉴라이프 가전 사업, 전국 초ᆞ중ᆞ고등학교에 스마트 단말기 충전함을 공급하는 ICT사업(스마트 단말기 충전함 사업)이다.
앱코는 국내 게이밍기어 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해 2024년에 제2 물류센터를 준공할 예정이다.
지난 7월부터 1만100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앱코는 9월 하순부터 급락세를 타며 지난 10월25일에는 6490원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6500원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전일대비 2.87%(190원)오른 682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0월5일 앱코는 엔비디아,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 출시에 따라 PC 교체 증가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통상 신규 GPU가 출시되면 인터넷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PC 교체 수요가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 2년간 가상화폐 채굴용 수요 증가, 반도체 공급대란 등으로 이연된 수요까지 추가될 전망이다.
앱코의 주력제품은 게이밍기어, PC 관련 기기다.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게이밍 의자, PC 케이스, 쿨링팬 등 다양한 게이밍기어 및 PC 주변기기를 판매 중이다. 대부분의 품목이 PC 교체 시 함께 구매하는 제품이다.
글로벌 1위 GPU 기업 엔비디아는 RTX30 시리즈를 공개한 지 2년 여만에 고가의 게이밍 PC GPU인 RTX40 시리즈를 선보였다. RTX4090은 성능 개선과 함께 가격을 1599달러(약 230만원대)로 책정했다. 고가의 PC 교체나 구매는 고사양 PC 주변기기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에 프리미엄 라인 제품 매출 증가가 가능하다.
인텔은 아크 A770 GPU를 공개하며 본격적으로 GPU 시장에 뛰어들었다. 콘텐츠 제작과 해상도 1440P 게임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가격은 329달러(약 47만원대)다. 가격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게임 유저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높을 전망이다.
앱코 관계자는 “다양한 가격대의 GPU 출시로 유저들 선택의 폭이 넓어져 게이밍기어 부문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특히 고성능 GPU 출시로 프리미엄 제품군이 큰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GPU 출시와 가격 안정화에 따른 PC 교체 수요 증가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지난 8월18일에는 앱코가 인기게임 콜라보레이션 전략으로 글로벌 게이밍기어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대형 게임사들과 게이밍기어 제품 개발 협업을 확대해 해외 시장에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기출시한 공식 라이선스 게이밍기어 제품의 해외 B2B(기업간거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현재 유럽 판매 인증 절차를 준비하는 등 콜라보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앱코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있는 블리자드 ‘디아블로 II: 레저렉션’의 공식 라이선스 게이밍기어 제작 참여를 비롯해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공식 라이선스 게이밍기어를 출시한 바 있다.
‘검은사막’ 에디션은 검은사막 BI(Brand Identity) 및 아트웍을 활용한 △게이밍 키보드 △게이밍 마우스다. ‘디아블로 II: 레저렉션’ 에디션은 총 4종으로 △독일 체리사의 정품 스위치를 사용한 RGB 체리 키보드 풀사이즈, 텐키리스 모델 △경량형 무선 게이밍 마우스 △7.1 채널 RGB 게이밍 헤드셋으로 구성돼 있다.
앱코 관계자는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의 높은 성장세를 기반으로 해외 B2B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인기게임 콜라보를 통해 글로벌 게이밍 시장에서도 인지도와 시장 지배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4일 앱코는 부산, 대전 지역의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 충전보관함 공급업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올해 초 충청남도, 전라남도, 강원도 지역 사업 수주에 이어 전국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보급되는 충전보관함은 교실 내 다수의 교육용 스마트기기를 한꺼번에 충전 및 보관하기 위해 필요한 제품이다. 그린 스마트스쿨은 한국판 뉴딜정책의 5대 과제 중 하나로 디지털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사업이다.
앱코의 ‘패드뱅크(PadBank)’는 과충전 방지 및 안전회로가 적용돼 자동 충전 솔루션이 모두 탑재된 제품이다. 또 국내 유일하게 식품의약국(FDA) 의료기기 등급 등록 코로나살균기를 적용했다.
앱코 관계자는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이 본격적인 개화기에 접어들면서 여러 지방교육청에서 규모 있는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총 131억원을 수주했고, 연말까지 300억원에 달하는 누적 수주액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앱코는 지난 2분기에 다소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매출액은 263억8783만원으로, 전년 동기 275억549만원에 비해 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억4778만원 손실로 전년 동기 2억7428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다만 전보기보다는 적자금액이 축소됐다. 당기순이익도 13억4869만원 손실로 전년 동기 1억1823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상반기 누계 기준으로는 매출액은 464억6735만원으로 전년 동기 701억1330만원에 비해 3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7억1278만원 손실로 전년 동기 39억9441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36억3740만원 손실로 전년 동기 33억3184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앱코에 대해 다소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7일 SK증권은 앱코에 대해 코로나19 우려 감소로 내년부터 국내 PC방 매출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앱코는 “2022년 2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국내 게이밍기어 68%, 충전함 22%, 생활가전 5%, 수출 5%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PC방 수 및 이용률이 감소했으며, 현재 게이밍기어 매출 중 PC방 비중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파악된다”며 “앱코의 국내 PC방 게이밍기어 점유율이 80% 이상이며 코로나19 여파가 없었던 2019년에 약 4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 만큼 PC방 매출 성장 여력이 크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2023년부터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대한 영향이 미미해지고 게임사들의 PC·콘솔 신작들이 출시되면서 점진적인 반등이 기대된다”며 “단 금리인상으로 인한 PC방 개업비용 부담으로 인해 PC 방 개업률은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스마트스쿨 단말 충전함 사업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 연구원은 “올해부터 앱코는 전국 초중고에서 사용 가능한 스마트스쿨 단말 충전함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며 “국내 시장 규모는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앱코는 점유율 50%를 목표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2년 수주액은 200억원으로 예상되며, 2023년부터 300억원 수준의 매출이 기대된다”며 “현재 지방 중심으로 납품 중이고, 내년에는 대상 지역이 확장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게이밍기어 대비 단말 충전함의 이익률이 높은 만큼 외형성장과 함께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3년 매출액은 1250억원(전년대비 +26%), 영업이익은 63억원(전년대비 흑자전환)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그는 “앱코는 2019년부터 영위한 소형가전 사업이 적자를 시현 중이라 관련 사업을 축소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