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e종목] 레고켐바이오, ADC 기술 신약 후보물질 긍정 평가에 주가 반등?
유진투자증권 "임상 중인 LCB84·LCB14에 주목…목표가 6만7000원" 유안타증권 "ADC 기술 바탕으로 LCB14 안전성과 유효성 입증" SK증권 "ADC 분야 최강자 등극…LCB14 풀 임상 결과 긍정 예상"
[데일리인베스트=조완제 기자] 신약 개발 기업 레고켐바이오가 항체약물접합체(ADC·Antibody-Drug Conjugates) 기술로 탄생한 항암 신약 후보물질 ‘LCB14(HER2-ADC)’ 임상 중간 결과의 긍정적인 평가로 주목 받고 있다. 또 ADC 기술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초 이후 급락한 주가가 반등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6년 설립된 레고켐바이오는 의약화학을 기반으로 합성신약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기업이다. 신약개발 후보물질을 적정단계까지 개발한 후 이를 글로벌제약사나 국내외 제약회사에 기술이전하거나, ADC 기술 등의 원천기술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다. 기존 항암제 분야 뿐만 아니라 면역항암제나 항생제 등의 영역으로도 확장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4만원대에서 거래되던 레고켐바이오는 3월 중순 5만원대로 상승했다. 3월 말 주가는 하락세를 타 5월에는 3만원대로 떨어졌다가 다시 반등해 지난 8월9일에는 5만6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급락세로 반전되며 지난 13일에는 장중 3만50원까지 하락했다. 지난 25일에는 전날보다 0.59%(200원) 하락한 3만3600원에 장을 마쳤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2분기에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등 실적이 개선됐다. 매출액은 117억433만원으로 전년 동기 45억9900만원에서 154.5% 늘었다. 영업이익은 67억7117만원 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 149억2197만원 손실 대비 54.6% 줄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78억1391만원 손실로, 전년 동기 156억6068만원 손실에서 50.1% 감소했다.
지난 18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1219억원 규모의 누적 결손금을 자본준비금으로 정리한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레고켐바이오는 자본준비금으로 결손금을 보전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오는 12월 1일 개최하기로 의결했다. 결손금은 기업에 적자가 생기면서 순자산까지 줄어든 규모를 의미한다. 자본준비금은 주식회사가 결손 보전이나 자본금 전입을 목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돈이다.
지난 6월말 기준 레고켐바이오의 준비금은 약 3486억원으로, 오는 12월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회사는 준비금 중 2600억원으로 결손금 1219억원을 보전하고 남은 금액 1381억원은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9월7일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린 ‘World ADC 2022’에서 레고켐바이오의 ADC 기술로 탄생한 항암 신약 후보물질 LCB14의 중국 내 유방암 환자 대상 임상 1상 중간 결과가 발표됐다.
발표에는 LCB14가 동종의 ADC 약물로 출시된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의 효능을 넘어섰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레고켐바이오의 ADC 물질의 첫 임상 데이터 발표로, 이번 발표를 기점으로 논의 중인 글로벌 제약사 등과의 기술이전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8월17일 레고켐바이오는 ‘2022년 코스닥 라이징스타’로 선정되기도 했다. ‘코스닥 라이징스타’는 한국거래소가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 코스닥 상장기업 38개사를 선정한다.
거래소는 올해 신규 선정 기업으로는 신약 개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미래 성장 산업의 혁신 기술 보유 기업들을 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선정 기업은 연 부과금 및 상장 수수료 1년간 면제, 기업설명회(IR) 개최 지원, 기업분석보고서 발간 등 혜택을 받는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레고켐바이오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ADC 개발에 대한 수요 증가를 바탕으로 LCB14 등 안전하고 유효한 제품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4일 유진투자증권은 레고켐바이오가 임상 중인 LCB84 및 LCB14 제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6만7000원을 신규 제시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는 항암제 시장에서 주목받는 모달리티 ADC 분야에서 경쟁력 높은 플랫폼 기술인 ConjuALL 개발했다”며 “우수한 플랫폼 기술과 플랫폼에 기초한 LCB84 및 LCB14 의 높은 상업적 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 연구원은 “ADC 치료제 시장은 2020년 15억달러에서 2030년 150억달러로 매년 15%의 고성장 할 것”이라며 “2010년에 처음으로 상업화되어 2022 년 상반기까지 11개의 제품이 출시됐으며 HER2 타깃 ADC인 Enhertu(아스트라제네카·다이치산쿄)가 우수한 약효를 바탕으로 상업화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항암분야에서 ADC 기전 약물들이 주목받고 있어 2022 년에는 Genmab, Jassen, MSD, GSK 등의 빅파마들이 ADC 파이프라인 및 플랫폼기술 도입에 합산 50억달러를 상회하는 기술이전 계약들을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레고켐바이오가 ‘2022 월드 ADC’에서 ConjuALL 플랫폼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권 연구원은 “지난 9월6~8일 열린 ‘2022 월드 ADC’에서 HER2 타겟 ADC인 LCB14 임상 1상 초기 데이터가 공개됐다”며 “4.6개월이라는 짧은 임상기간에도 불구하고 낮은 용량, 임상 초기단계에서 ORR 46%의 고무적인 결과를 확인했으며 추가 임상 결과는 12월 미국 유방암학회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권 연구원은 ADC 항암제 ‘LCB84’의 가치가 1조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22년 AACR에서 공개된 LCB84(전임상 단계)는 Gilead Science의 Trodelvy(2020년 출시)와 아스트라제네카·다이치산쿄의 DS-1602(임상 3상)보다 우수한 효과 및 안전성 데이터를 공개했다”며 “높은 타깃(Trop2) 선택성과 ConjuALL 기술의 결합이 만들어낸 LBC84는 글로벌 제약사들에게 기술 수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레고켐바이오는 LCB84 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 3월 미국 보스톤에 지사를 설립했다”며 “2023년 중반 LCB 84의 글로벌 임상 1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9월21일 유안타증권은 레고켐바이오가 ADC 기술을 바탕으로 LCB14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ADC는 가이드 역할을 하는 항체와 항암 작용을 하는 페이로드(독성물질) 이 둘을 연결하는 링커로 결합된 약물”이라며 “확립된 링커, 페이로드 조합에 다양한 항체를 이용한 파이프라인 개발이 가능한 플랫폼 기술”이라고 진단했다. 하 연구원은 “최근 ADC 항암제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엔허투, 패드셉 등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품목들이 증가하고 있어 ADC 관련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빅파마들의 움직임도 활발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하 연구원은 “엔허투의 성공 이후 ADC 약물 개발에서 케미컬 부분인 링커와 페이로드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레고켐바이오는 링커 기술인 ConjuALL과 페이로드 기술인 Pyrrolobenzodiazepine(PBD) 프로드럭(prodrug)을 보유하고 있다”며 “ConjuALL은 높은 혈중 안정성과 종양 세포 내 효율적인 약물 유리로 유효 농도는 낮고 독성 농도는 높아 높은 치료지수(TI)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높은 혈중 안정성은 독성이 높은 페이로드를 사용하기 용이한 장점이 있고 독성이 높은 페이로드는 세포 독성을 유발하기 위해 필요한 약물량이 적어 ADC 타겟 수용체가 적은 경우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하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는 독성이 높은 PBD를 프로드럭화한 페이로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PBD 프로드럭은 종양세포에 주로 존재하는 β-glucuronidase에 의해 분해되므로 혈중에서 유리된 경우에도 독성 위험도를 낮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경쟁 기업인 ADC 테라퓨틱스의 PBD 적용 약물의 치료지수(TI)가 2.4로 매우 낮은 반면 레고켐바이오의 LCB73은 12이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한편 하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가 이번 HER2 ADC 임상 결과에서 LCB14의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World ADC 2022’에서 발표된 LCB14(HER2 ADC)의 1상 데이터에서 우수한 안전성 데이터를 발표했다”며 “특히 캐싸일라, 엔허투에서 나타나는 폐독성(ILD)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은 점은 고무적인 결과”라고 판단했다.
또 그는 “LCB14와 같은 MMAF를 페이로드로 사용한 블렌렙(Blenrep)에서 안구 독성 등 비중이 높았던 것과 비교할 때 ConjuALL 기술의 혈중 안정성이 높음이 확인됐다”고 판단했다.
하 연구원은 “ORR은 46%로 평가 대상이었던 24명 중 18명의 1B 임상 환자 투약 기간이 데이터 컷오프 일 기준 1.5~4개월 수준으로 초기였던 점을 고려할 때 12월 SABCS에서 발표할 데이터에서 는 향상된 ORR값을 발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9월20일 SK증권은 레고켐바이오가 ADC 분야의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의 ADC 플랫폼인 ConjuALL로 개발한 유방암 치료제 LCB14는 2015년에 중국 포순제약에 중국 판권, 2021년 12월에는 영국 익수다로 10억달러에 글로벌 판권을 기술 수출했다”며 “익수다는 이번 ‘World ADC 2022’ 에서 LCB14 의 중국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으며, HER2+ 유방암 환자에 대한 임상1a상 완료 결과와 현재 진행 중인 임상1b 상 일부 환자 데이터를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임상1a상에서 임상2상 권장용량은 ㎏당 2.8㎎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엔허투의 5.4㎎보다 낮은 용량”이라고 파악했다. 그는 “객관적반응률(ORR)은 66.7%로 투여 환자 6명 중 PD 4명, 임상1b상 환자 18명을 포함한 전체 ORR은 46%를 나타냈다”며 “안구 및 구강건조, 빈혈, 혈소판감소증 등 낮은 등급의 부작용만 관찰됐고 ADC의 단점인 특발성 폐독성이 발견되지 않아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무엇보다도 엔허투보다 낮은 용량으로 비슷한 ORR을 나타내 긍정적이며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익수다는 내년 중순에 미국에 임상허가신청(IND filing)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글로벌 기술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LCB14는 올해 12월 미국 유방암 학회에서 임상1상에 대한 풀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12월에 더욱 긍정적인 데이터 발표가 예정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LCB84(Trop2-MMAE, 고형암, 혈액암)의 경우 현재 자체개발로 전임상 진행 중”이라며 “2023년 2분기 중 미국에 임상허가신청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에 따르면 LCB14 는 익수다가 초기 임상 진행 후 재라이센싱 할 가능성이 높고, LCB84 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공동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ADC 개발이 최근 트렌드인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제약사들의 높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