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e종목] 파크시스템스, '파크스마트어낼리시스' 출시로 주가 동력 얻을까
SK증권 "하반기 호실적 사이클 진입 전망…목표가 17만원"
[데일리인베스트=이도흔 기자] 원자현미경 생산 기업 파크시스템즈가 차세대 이미지 처리 및 분석 소프트웨어인 ‘파크스마트어낼리시스(Park SmartAnalysis)’를 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파크스마트어낼리시스는 원자현미경 측정으로 얻어진 데이터를 2차원 및 3차원으로 이미지·수치화하는 소프트웨어이다. 파크시스템즈는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새 먹거리로 낙점하고 원자현미경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겠단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도 파크시스템스가 하반기에 호실적 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4월 이후 저공비행을 하고 있는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파크시스템스는 첨단 나노계측장비인 원자현미경을 개발, 생산해 전 세계에 판매하는 기술벤처기업이다. 1997년 4월 설립됐으며, 2015년 12월 기술성장기업 특례상장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원자현미경은 시료의 형상과 물성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계측하고 분석하는 전자현미경이다. 측정이 불가능한 극미세 구조를 고해상도로 관측할 수 있고 시료표면의 형상과 물리적 특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다. 반도체산업, 정보저장산업 등 다양한 나노기술 연구에 활용되고 있으며 신물질, 에너지, 환경, 바이오, 의학진단 등 미래 산업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장비다.
파크시스템즈의 수익모델은 모두 원자현미경이다. 현재 연구용 원자현미경과 산업용 원자현미경을 판매하고 있다. 첨단나노기술연구에 필요한 고급 이미징 모드를 갖춘 원자현미경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으며,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 자동화 기능을 갖춘 원자현미경 파크 FX40은 R&D 100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글로벌 마케팅과 글로벌 판매망을 확충하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2003년 미국현지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현재 일본, 싱가포르, 유럽, 인도, 대만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으며 대만, 중국, 프랑스, 영국에 연락사무소를 두고 있다. 2분기 매출액 중 해외 수출은 약 82%에 달한다.
지난 4월에 11만~12만원대에 거래되던 파크시스템스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지난 7월15일에는 장중 8만8200원까지 추락했다. 이후 소폭 반등해 9만500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전일 대비 2.67%(2700원) 하락한 9만8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9월26일 파크시스템스는 원자현미경 맞춤형 이미지 분석 소프트웨어 파크스마트어낼리시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기존 원자현미경에 시범 적용해 고객사의 피드백을 받은 뒤 수정을 거쳐 정식 출시한 것이다. 이는 원자현미경 측정으로 얻어진 데이터를 2차원 및 3차원으로 다양하게 이미지·수치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이를 구동할 경우 고객사는 추가 분석 니즈가 생기더라도 재측정에 나설 필요 없이 데이터를 자유롭게 분석해 새로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파크스마트어낼리시스에는 이미지 평탄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이지플래튼(EZ Flatten)’ 기능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이지플래튼에는 이미지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왜곡현상을 없애기 위해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파크시스템은 신규 고객들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후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업데이트된 소프트웨어의 유료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해외 경쟁사 원자현미경과의 차별점을 부각할 고부가가치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9월20일에는 미국 메사추세츠주 벌링턴에 동부지역 원자현미경 응용기술연구소를 개설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소가 개설된 노스이스턴 혁신캠퍼스는 통신 및 전자 산업용 엔지니어링 재료 글로벌 공급업체 로저스, 금속기반 적층 제조용 상용화 시스템 개발 업체 VRC 메탈시스템스 등 22개 기업들이 모여 있는 첨단 연구개발(R&D) 클러스터다. 파크시스템스는 원자현미경 응용기술연구소 신설로 미국 동부 전역의 고객들에게 맞춤형 첨단기술 솔루션을 제공하고, 고객들의 니즈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또 지난 9월6일에는 독일 아큐리온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아큐리온은 초박막 필름의 특성 평가를 위한 첨단 계측장비인 ISE(이미징 타원 분광) 설계·개발의 선두주자로, 원자현미경과 같은 초미세 첨단 계측장비에 필요한 진동 차단 장비인 제진대(Vibration Isolation System)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는 “이번 인수합병은 파크시스템스 창립 이래 첫 사업확장”이라며 “아큐리온의 ISE와 제진대를 파크시스템스 제품군에 추가함으로써 기존 파크시스템스 원자현미경 라인업 판매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9월2일에는 국내 반도체 제조사로부터 극자외선(EUV) 공정용 마스크 리페어 장비인 ‘파크 NX-마스크’를 수주했다. EUV 공정 후에 EUV 마스크에 발생한 이물질을 제거해 마스크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장비로, 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공정 내 원가절감 및 수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지난 8월 테스트를 마치고 납품됐으며 하반기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파크시스템스 측은 국내외 반도체사가 EUV 레이어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와 맞물려 반도체 제조업체 및 마스크 제조업체로부터 향후 주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파크시스템스는 올해 2분기와 상반기에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보였다. 매출은 165억3124만원으로, 전년 동기 124억2540만원에 비해 33.0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9억7663만원 손실에서 올해 1억3559만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132.56% 증가한 17억6815만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24.63% 증가한 343억4756만원, 영업이익은 93.08% 증가한 7억2920만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은 31억788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47억4303만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파크시스템스에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6일 SK증권은 파크시스템스에 대해 “하반기에 호실적 사이클에 진입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고, 목표주가 역시 17만원을 유지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3분기 매출액 334억원, 영업이익 102억원을 예상한다”며 특히 “영업이익률이 3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올해 2분기 말 수주 잔고는 83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중인 가운데, 상반기 신규수주는 974억원으로 최대치였던 2022년 연간 920억원을 이미 상회 중”이라고 밝혔다.
3분기 호실적 예상과 관련, 그는 “상반기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었던 중화권향 매출인식 지연과 저마진인 연구용 원자현미경의 높은 매출 비중(43%)이 3분기부터 산업용 중심의 매출인식 본격화로 빠르게 바뀌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2022년 실적 역시 사상 최대실적을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매출액 1153억원, 영업이익 266억을 예상하며 “기존 웨이퍼용 원자현미경의 시장 침투 지속과 더불어 WLI(White Light Interferometry·백색광 간섭계)를 결합한 원자현미경이 EUV 포토마스크 계측 및 리페어 시장으로 다변화되며 ASP(평균판매가격) 상승 및 전방 다변화에 기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2022년 매출액 중 WLI 기술이 결합된 NX-마스크, NX-하이브리드 WLI 등은 전체 매출액의 13% 수준으로 기여하기 시작하며 성장 구조성이 짙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업황에 둔감한 구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로 2023년 글로벌 반도체 투자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으나, 파크시스템스의 원자현미경은 반도체 웨이퍼 중심에서 포토마스크, 패키지, 디스플레이 등으로 저변을 확대 중”이라며 “반도체 업황 둔화의 시기에도 외형의 역성장 사례가 없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