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종목 체크] '1분기 호실적' 심텍, 패키징기판 호황으로 전고점 회복할까

하나금융투자 "영업이익 전년대비 2배 증가…목표가 8만4000원" 한국투자증권 "패키징기판 업계 증설 러쉬 중…목표가 6만7000원→8만7000원" 대신증권 "밸류에이션 저평가돼…목표가 6만6000원" 키움증권 "패키지기판 업황 호조와 함께 역대 최고 실적 달성" 신한금융투자 "1분기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 예상…목표가 7만2000원→8만원"

2022-05-08     방보경 기자
2015년 심텍홀딩스로부터 인적분할한 심텍은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 제조·판매 사업 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사진출처=심텍]

[데일리인베스트=방보경 기자] 심텍이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호실적을 기록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심텍의 주력 제품인 패키징기판의 호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2015년 심텍홀딩스로부터 인적분할한 심텍은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 제조·판매 사업 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PCB는 다수의 전자 부품을 표준화된 방식으로 고정 및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배선이 패턴화되어 있는 기판을 의미한다.

최근 반도체 수요증가에 따라 PCB 중 반도체 패키지 기판인 서브스트레이트(substrate)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패키지용 PCB의 역할은 칩을 보호하며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PCB 서브스트레이트의 종류에는 FBGA, BOC, SiP 등이 있다.

또한 최근 기술의 변화로 MSAP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전자제품이 경량화·소량화되면서 공정 개선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MSAP는 기판의 회로선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반도체 공정으로, 주로 PCB에서 요구하는 기술이다. MSAP 공정을 통해 SiP, AiP, FC-BGA 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 SiP은 기판 위에 서로 다른 기능의 부품들을 다 같이 모아,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AiP는 부품을 SiP 방식으로 PCB에 연결하는 패키징 방법이다.

심텍의 주요 제품은 크게 메모리 모듈용 PCB와 반도체 패키지에 필수적인 FBGA, FC-CSP, BOC 등과 같은 고밀도 회로 기판으로 구분된다. FC-CSP는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BOC는 칩의 본딩패드와 기판의 본딩패드를 중앙에 형성된 슬롯을 통하여 와이어본딩으로 기판에 연결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심텍홀딩스는 반도체용 PCB 제조에 특화되어 있으며 가격, 품질, 기술 등의 측면에서 경쟁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메모리모듈 PCB 위주의 사업에서 SiP, FC-CSP 등 향후 성장성이 높은 서브스트레이트 분야로의 고객확보 및 매출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2만원 초반대에서 시작한 바텍은 7월 말까지 2만원대에서 움직였다. 이후 8월부터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3월28일에는 5만83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하강세를 그리며 지난 6일에는 전일 대비 1050원(2.13%) 떨어진 4만83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3일 공시된 1분기 실적을 보면 바텍의 매출액은 4176억8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2830억9100만원에서 47.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39억1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53억1400만원에서 447.9%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599억7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64억2300만원에서 833.8% 증가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특표 목표가를 잇따라 상향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4일 심텍이 컨센서스를 대폭 상회하는 호실적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목표주가는 기존 7만20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상향하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매출액이 예상보다 양호했던 이유는 우호적인 환율 속에서 FC-CSP와 같은 MSAP부문의 매출액이 확대되어 제품 믹스 개선이 지속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모리향 패키지기판의 타이트한 수급 상황으로 인해 가격 조건이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모듈PCB는 계절적 비수기로 전분기대비 매출액이 8% 감소했는데, 2분기에는 서버 및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향 수요가 양호할 것”으로 예상했다. SSD는 데이터를 기록하는 저장장치로 부팅할 때 속도에 영향을 준다.

김 연구원은 올해 매출액 1조7682억원, 영업이익 3558억원을 전망했다. 그는 “스마트폰 및 PC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심텍의 실적이 견조한 이유는 메모리향 패키지기판의 타이트한 수급 상황과 제품 믹스 개선이 지속되기 때문”이라며 “올해 1분기에도 상대적으로 고부가제품군에 속하는 MSAP 기판의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46% 증가해 외형 성장은 물론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서버 및 데이터센터, SSD 등 수요가 견조한 전방산업향 매출액 비중 합산이 40%로 추정되어 모바일 매출비중 34%보다 크기 때문에 실적이 우상향하고 있다. 대표적인 모바일향 제품군으로 인식되고 있는 MCP 및 FC-CSP 매출액 안에는 SSD 및 서버향 매출비중이 크기 때문에 해당 제품의 매출액이 매분기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심텍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향 패키지기판은 서버·데이터센터, SSD의 견조한 수요를 기반으로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지속중이다. 해당 패키지기판의 증설은 제한적인 상황으로 당분간 공급 부족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비메모리향 패키지기판은 매출비중이 25%인데, 전년동기에는 15%에 불과했다. 상대적으로 고사양 패키지 기판이 사용되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심텍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6.6배에 불과해 이익의 질이 향상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저평가받고 있어 적극적인 비중확대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같은 날 심텍의 매출액이 안정적으로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목표주가를 6만7000원에서 8만7000원으로 상향하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에 대해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도 있었지만, 이를 제외해도 매출액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률 상승효과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패키징기판 매출 비중이 78.2%로 전분기대비 3.4%p 추가적으로 상승했는데, FC-CSP, SiP 등 고부가 기판 매출액이 안정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듈 PCB도 DDR5 관련 매출액이 안정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연구원은 “주요 패키징기판 회사들의 증설 계획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FC-BGA에 조단위 투자를 추진 중이고, 코리아써키트, 대덕전자도 패키징기판 증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대만, 일본 기업들도 2023년, 2024년 가동 시작을 목표로 다양한 증설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칩 패키징 기술 고도화로 고객사들의 기판 요구 스펙이 높아졌기 때문에 패키징기판이 증설되고 있다. 즉 개당 생산 난이도가 높아져 업계 전반적으로 증설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주요 회사 신규 설비 가동 시점이 2023년, 2024년 이후인 것도 많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최소한 내년까지는 공급과잉을 생각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PC 등 IT 세트 수요 둔화 요인이 존재하나, 현재 매출액이 증가하는 이유는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때문이다. 물량 증가에 대한 가정이 공격적이지 않아도 EPS 증가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높은 EPS 증가율과 PER을 감안하면 동종업계 중 가장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대신증권도 이날 심텍의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되었다며 목표주가 6만6000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839억원으로 종전 추정액 752억원과 컨센서스 722억원을 상회했다. 매출은 4177억원으로 컨센서스 3849억원을 상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3개 분기 연속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한 실적을 냈다. 중견 PCB 업체 중 최대 매출, 영업이익을 예상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는 고부가인 MSAP 제품군 매출이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전분기 대비했을 때는 증가했기 때문이다. MSAP 비중이 67%로 전년동기대비 5% 확대되었고 평균공급단가가 상승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환율상승 효과도 반영되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893억원을 전망하면서 “심텍은 MSAP 제품군의 매출 증가 및 믹스 효과로 높은 영업이익률(20.3%)을 유지할 것이다. 밸류에이션 매력을 감안해도 상승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올해 매출액 1조7800억원, 영업이익 3579억원을 전망했다. 그는 “글로벌 PC 시장에서 메모리는 DDR5 전환 가속화로 패키지(BOC)와 메모리모듈에서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평균공급단가도 상승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심텍은 글로벌 점유율 1위 업체로써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국내 반도체 PCB 업계의 낙수 효과 및 MSAP 제품군 비중 확대로 포트폴리오의 고부가 전환은 2분기 및 하반기에 지속될 것이다. FC-CSP는 모바일 AP에서 SSD 컨트롤러로 매출을 다각화할 것이다. SiP모듈 시장에 진출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매출로 성장하면서 수익성의 추가 요인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키움증권도 이날 심텍이 패키지기판 업황 호조와 함께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진단했다.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은 제시하지 않았다.

김자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에 대해 “패키지기판의 빠듯한 수급 여건을 바탕으로 FC-CSP, MCP가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또한 고부가 MSAP 기판 매출이 증대하면서 믹스가 개선되었고, 우호적인 환율 효과도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MCP는 SSD NAND 수요에서 강세를 보였고, FC-CSP는 SSD 컨트롤러, 서버용 버퍼 IC 수요 강세가 돋보였다”며 “DDR5용 PC 모듈PCB 매출도 본격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자회사 심텍 그래픽스는 GDDR6용 기판 매출 호조를 보였고, 엔화 약세 수혜로 영업이익률 15%를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2분기 매출액 4400억원, 영업이익 880억원을 전망했다. 그는 “MSAP 기판 매출 성장 기조가 유지될 것이고, DDR5용 모듈PCB와 Advanced BOC 매출도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 위험 요인으로 모바일용 패키지기판 수요 둔화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스마트폰 시장 침체 장기화에 따른 FC-CSP, MCP 등 모바일용 패키지기판 수급 여건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신한금융투자는 2분기에도 심텍의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목표주가는 7만2000원에서 8만원으로 상향하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호실적의 배경을 “FCCSP와 SiP 매출 증가, 패키징기판 호황 지속, 우호적 환율 환경”으로 봤다.

그는 심텍의 올해 2분기 매출액 4402억원, 영업이익 893억원을 전망했다. 그는 “매출 증가에도 OPM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가정한 수치”라며 “믹스개선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FCBGA 외의 기판은 세트 판매 감소로 피크아웃이 우려된다는 우려에 “세트 출하량은 이미 지난해 3분기부터 가파르게 줄고 있다. 그리고 MLCC, 디스플레이 등에서는 주문·재고조정이 확인된다”며 “반면 기판 기업들은 오히려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수급의 불균형이 다른 어떤 부품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FCBGA만큼 다른 서브스트레이트도 호황”이라고 설명했다. FCBGA는 칩보다 기판 사이즈가 더 큰 제품을 의미하며, PC의 CPU 패키지에 들어간다.

FCCSP와 SiP가 스마트폰 부진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에는 “FCCSP 내 스마트폰 비중은 지난해 기준 33%, 올해 기준 20%에 불과하다. 영향은 미미하다”며 “서버가 더 중요하다. 증설 중인 SiP도 북미 제조사 및 국내외 핵심 고객사들과 긴밀히 신규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답했다. FCCSP는 칩과 기판 사이즈가 비슷한 제품을 의미하며, 스마트폰 패키지에 들어간다.

그는 메모리용 패키징기판이 저부가로 공급과잉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에는 “오히려 DDR5, 서버, SSD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 중이다. 그러나 공급사들은 믹스개선을 추구하며 메모리 기판 매출비중을 줄인다”며 “심텍홀딩스 말레이시아 법인과 해성디에스만이 메모리 기판 투자를 고려 중이다. 공급과잉이 아닌 공급차질을 우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