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e종목] AP시스템, OLED 장비 공급 계약으로 주가 상승 동력 얻을까
신한금융투자 "단기 실적 모멘텀 아쉬어…목표가 2만8000원" 한국투자증권 "고객사 투자 재개로 주가 반등 기대…목표가 3만8000원"
[데일리인베스트=방보경 기자] 디스플레이·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P시스템이 지난해 영업이익 643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영업 실적을 달성했다. 최근에는 418억원 규모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장비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4년에 설립된 AP시스템은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로, 다양한 AMOLED용 공정장비를 개발하여 공급하고 있다. AMOLED는 백라이트에 의해 빛을 발하는 LCD와는 달리 자체에서 빛을 발하는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TFT LCD와 다르게 밝은 조명 아래서도 또렷하게 잘 보이며, 시야각 문제도 없다. AP시스템은 삼성디스플레이(SDC)사뿐만 아니라 해외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로 공급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초 2만5000원대로 시작한 AP시스템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더니 지난해 6월22일 3만42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으며 지난해 12월1일 2만900원까지 떨어졌다. 올 3월에 들어 주가는 2만4000원 안팎에서, 4월에는 2만3000원 안팎에서 움직였다. 11일과 12일에 2만2550원, 2만2350원을 기록한 이후 완만하게 상승하다가 20일에는 전일 대비 2만33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3월3일 공시된 지난해 자료를 살펴보면 AP시스템의 매출액은 5287억4097만343원으로 전년 동기 5917억9532만2612원에서 1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43억549만5077원으로 전년 동기 462억7780만8090원에서 39%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771억6623만146원으로 전년 동기 249억5102만6992원에서 12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2.1%대로 창사 이래 최대 영업 실적이다. AP시스템 관계자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일시적으로 설비투자가 감소했지만, 반도체 매출 비중이 증가함으로써 이익률이 상승했다.
AP시스템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하이엔드 시장에 진입한다는 방침이다. 즉 중화권 시장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저마진 마켓'이 구축된 디스플레이 AMOLED 시장보다는 반도체 시장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반도체 장비사는 디스플레이 장비사에 비해 영업이익률, 순이익률이 높다. 현재 AP시스템은 사업 중 디스플레이 비중이 80%를 차지한다.
AP시스템은 삼성전자와 반도체 웨이퍼 생산에 필수적인 RTP 장비를 공동개발했다. 반도체 웨이퍼는 공정 과정에서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변할 수 있는데, RTP 장비가 고온의 열을 가한 뒤 식히면서 웨이퍼 표면을 평평하게 함으로써 손상을 완화한다. 특히 고집적화 디바이스에서는 산소 제어가 문제점으로 제기되는데, AP시스템은 히팅 메커니즘과 제어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이를 해결했다.
AP시스템은 2017년 이전부터 RTP를 낸드플래시 공정에 공급하기 시작했고 지난 2019년부터는 고객사 D램 공정에 공급을 확대했다. 2019년 일본의 무역도발로 국산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고객사가 국산 장비 수급을 확대한 턱에 약 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대용량 저장장치(SSD, HDD)에 쓰이는 D램 수요가 늘어나면서 매출액은 상승세를 이뤘다. 2020년에는 RTP 관련 매출이 400억원을, 2021년에는 600억원을 기록했다. D램은 반도체 기억소자로, 전기를 넣은 상태에서도 일정 주기마다 동작을 가하지 않으면 기억된 정보가 지워지는 램이다.
또한 AP시스템은 낸드 플래시, D램 등 메모리 향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비메모리 파운드리 향 공급에도 영업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비메모리 파운드리는 삼성전자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더불어 2018년부터 SK하이닉스 메모리 라인에 공급을 시작한 반도체 증착장비 역시 판로를 확대한다. 증착이란 반도체 표면에 박막이라는 얇은 막을 씌우는 과정을 의미한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AP시스템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신규 장비를 포함한 제품 믹스 전략을 펼친다. AP시스템은 지난 3월23일 418억원 규모의 유기발광다이오드 제조장비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실적 성과를 주주와 공유할 예정이다. 지난 3월3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전년 대비 100% 증가한 보통주 1주당 24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AP시스템은 “지속성장 중인 반도체 사업은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고객과의 긴밀한 협업으로 다양한 공정 적용, 시장점유율 확대, 고객 다변화를 추진 중”이라며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 진출 매출 3000억원이라는 혁신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AP시스템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수익성 높은 반도체 장비 증가로 영업이익률이 상승했고,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신규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8일 AP시스템에 대해 단기 실적 모멘텀이 부재한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다만 신규 장비를 개발 중이기에 현재 밸류에이션에는 부담이 없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4만2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하향했다.
김찬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매출액 898억원, 영업이익 67억원으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고객사의 1분기 투자가 부재한 점과 계절적 비수기 영향에 따라 파츠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 클 전망”이라며 “기존 디스플레이 장비의 실적 개선세는 약할 전망이다. 고객사의 6G OLED 투자가 많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다양한 신규 장비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주 모멘텀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중국 고객사들의 가동률이 높아지는 구간에서 꾸준한 파츠 매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또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월4일 AP시스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반도체장비와 OLED 부품이 받쳐주고 있어 고객사의 대형 디스플레이 투자 재개로 인한 주가 반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예상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3만8000원으로 유지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4분기 매출액은 1742억원, 영업이익은 198억원으로 추정치에 부합했다”며 “디스플레이장비 매출액 감소에도 수익성 높은 반도체장비 증가로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률이 4%p 상승했다. 부품(레이저 등) 매출액은 전년동기와 비슷했다. 작년 상반기 삼성디스플레이의 애플 아이폰향 OLED 패널 생산량 증가 영향으로 2021년 부품 매출액은 20년대비 17%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말 수주잔고는 약 2000억원으로 2020년말 대비 25% 감소했다. 디스플레이장비 수주 감소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장비 수주액(약 600억원)은 2020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며 “작년말 삼성디스플레이향 베트남 후공정 장비 수주 이후 올해 상반기 OLED 장비 수주 공백이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IT패널에 RGB OLED 기술 적용을 준비 중이어서 하반기 대형 OLED 패널 투자 결정에 따른 AP시스템의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매출액을 5634억원, 영업이익을 596억원으로 예상한다. 장비 원가 상승과 수익성 낮은 중국 OLED 장비 프로젝트 매출 반영으로 영업이익률은 전년대비 1%p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투자에 새로운 생산 기술을 도입하면서 AP시스템은 개발 중인 장비의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중소형 OLED는 기술의 고도화에 따른 LTPO 장비, 신규 후공정 장비 추가 수주를 예상한다. 고객사의 기술 로드맵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