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뉴스] 대기업 여직원 연봉, 남성의 68% 수준에 그쳐
한국CXO연구소, 15개 업종별 총150개 대기업 대상 남녀 직원수·연봉 현황 조사 대기업 150곳 전체 직원 83만명 중 여성은 20만명…여직원 비중 24% 수준 불과
[데일리인베스트=민세진 기자] 국내 150개 주요 대기업의 여직원 평균 연봉은 남성의 68% 수준으로 파악됐다. 또 남녀 전체 고용 인원 중 여성 비율은 24%로 4명 중 1명꼴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 보면 유통·상사(유통) 업종에 있는 대기업은 여성 인력 비중이 높은 반면 철강과 자동차 산업군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주요 대기업의 업종별 남녀 직원 수 및 평균 급여 비교 조사’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은 주요 15개 업종별로 매출 상위 톱10에 포함되는 총 150개 대기업이다. 조사에 필요한 직원 수와 평균 급여 등은 2020년 사업보고서를 기초 자료로 삼았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150개 대기업의 2020년 기준 전체 직원 수는 83만1096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남성 직원은 63만1424명, 여성은 19만9672명이었다. 전체 직원 중 남직원 비율이 76% 수준이라면 여직원은 24% 정도에 그쳤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여직원 비중은 극과 극을 달렸다. 롯데쇼핑과 이마트 등이 포함된 유통 업종은 여성 직원 비중이 53.9%나 차지했다. 유통 업종의 경우 여직원(3만9839명)이 남직원(3만4092명)보다 5700명 이상 많았다. 금융업도 49.2%로 여직원 비중이 50%에 육박했다. 이어 식품(43.5%), 운수(34.1%), 섬유(32.5%), 제약(30%) 순으로 여직원 비율이 30% 이상을 보였다.
이와 달리 철강업은 여직원은 겨우 4.7% 수준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 철강 업체 매출 상위 10개 기업의 2020년 전체 직원 수는 4만1207명이었다. 이중 여성 직원은 1952명으로 2000명도 되지 않았다. 철강 업체에서 전체 직원 중 여직원 책상은 100개 중 5개 정도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자동차(5.5%)와 기계(6.1%) 업종도 10% 미만을 보였다. 이외 건설(11.2%), 가스(12.7%), 전기(16.9%) 순으로 여성 인력 비중이 10%대 수준을 보였다.
한편 이번 조사 대상 150개 대기업의 2020년 기준 남성 직원 평균 급여는 7970만원이었다. 같은 기간 여성 직원은 5420만 원이었다. 여직원 연봉 수준은 남직원의 68%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여직원 평균 연봉은 카카오와 네이버 등이 업체가 포함된 정보통신 업종이 7520만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금융(7420만원), 자동차(6120만원), 제약(5800만원), 가스(5780만원), 전자(5710만원), 석유화학(5690만원), 전기(5370만원), 기계(5220만원) 순으로 연봉 5000만원을 상회했다.
개별 기업별로 여직원 연봉이 8000만원 이상 되는 곳은 8곳으로 조사됐다. 150개 대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 여직원 연봉이 9772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NH투자증권(9752만원), 미래에셋증권(9219만원), 네이버(9113만원) 순으로 여직원 평균 급여가 9000만원을 넘었다. 이외 메리츠증권(8832만원), SK텔레콤(8600만원), 삼성SDS(8300만원), 삼성생명(8100만원) 등은 연봉 8000만원대였다.
15개 업종의 남녀별 평균 급여를 비교했을 때 여직원 연봉이 남직원 연봉보다 앞선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그나마 섬유 업종의 여직원 보수는 4270만원으로 남성의 88.6%로 격차가 적었다. 하지만 섬유업종의 남성 직원 연봉이 4820만원으로 5000만 원 이하 수준이다 보니 남녀별 보수 격차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업종은 남성(7930만 원) 대비 여성(6120만원) 직원 보수는 77.2% 정도였다. 이외 제약(77.1%), 전기(74%), 정보통신(73.4%), 전자(73.2%) 업종 순으로 남성 대비 여성 직원 연간 급여 비율이 70%대로 나타났다.
반면 건설 업종은 남성 직원이 8060만 원을 받을 때 여성 직원은 4630만 원으로 계산됐다. 건설 업종의 여직원 연봉은 남성의 57.4% 정도로 남녀별 보수 격차가 타업종에 비해 컸다. 철강(57.5%)과 금융(57.8%) 업종도 남성 대비 여성 직원 보수는 60% 미만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향후 환경·사회·투명 경영(ESG)이 더욱 강화되면 다양성 항목이 강조될 수밖에 없어 기존에 여성 인력이 적은 업종도 단계적으로 여직원 비율을 높여 나감은 물론 남녀별 연봉 차이도 조금씩 좁혀나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여성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남녀 차별 관행을 모두 걷어 내야 한다. 오늘날 기업의 어느 부분을 살펴보아도 여성이기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이란 없다’고 강조했던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말을 경영자들이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