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e종목] '4분기 영업적자' 에스엘, 전기차 램프 기술력으로 반등 성공할까
삼성증권 "완성차 생산 회복 3월에 이뤄질 것…목표가 3만5000원" 한화투자증권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 차질…목표가 4만2000원→3만8000원" KTB투자증권 "북미 중심으로 실적 본격화될 것…목표가 3만3000원"
[데일리인베스트=박지원 기자]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며 연말 영업적자를 기록한 에스엘이 올해 전기차 전환 흐름 속에서 반등 모멘텀을 마련할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1954년 설립된 에스엘은 자동차 램프 및 샤시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납품 전문기업이다. 본사를 거점으로 한국, 중국, 북미, 인도 등 16개 계열회사에서 각종 램프와 샤시, 도어래치, FEM(Front End Module) 등을 제조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로는 현대차, 기아차, GM, 포드(Ford), 지리(Geely) 등이 있다. 특히 1986년 미국 GM사와 합작으로 성산을 설립해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1987년에는 에스엘라이팅을 설립해 국내 최초로 신소재(BMC)를 이용한 헤드램프를 개발했다. 2020년에는 자동차부품산업 모듈화 추세에 맞춰 독일의 HBPO사와 합작하여 FEM을 선도하기 위해 SHB를 설립했다.
2012년에는 중국정책에 맞는 영업전략 제고를 위해 ‘상해관리유한공사’를, 2017년에는 중국 중경지역에 ‘중경진천삼립차등유한공사’를 설립했다. 2018년에는 중국 우한지역에 호북삼립차등유한공사를 설립했다.
또한 1997년에는 인도 합작법인을 설립햇으며 2012년에는 폴란드에 법인을 설립해 유럽 현대차, 기아차, 오펠(Opel), 포드에 샤시부품인 자동차 페탈, 쉬프트 레버, 리어뷰미러 등을 공급하고 있다.
에스엘은 지난해 상반기 2만원대에 머무르다 5월 들어 급등하며 6월25일 장중 3만8250원(52주최고가)까지 올랐다. 이후로 9월까지는 2만원대로 조정을 받았으나 10월 3만원대를 회복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다시 2만원대로 추락했으며 지난 3일에는 전일 대비 0.20%(50원) 오른 2만46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월18일 에스엘은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영업이익 1105억원, 매출액 3조1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18.7%, 19.8%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962억원으로 49.9%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8281억원으로 4.9% 늘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5억원 손실, 113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지속된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로 4분기 실적이 부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목표주가는 3만3000~3만8000원 사이에서 제시됐다. 다만 전기차 램프시장의 독점적 지위에 기반해 전기차 전환 흐름 속에서 올해 실적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지난 4일 삼성증권은 에스엘이 주주정책 친화 기조로 돌아선 데 더해 올해는 반도체 수급난 이슈도 해소될 것으로 내다보며 목표주가를 기존 3만3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투자의견도 ‘매수’로 유지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3일 자사구 175만4000주 소각을 공시했다”며 “2020년 5월 회계처리 위반 이슈로 2개월 거래정지, 과징금 납부 등이 주주가치 제고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1년 말 배당은 500원으로 배당성향 20% 유지 노력을 하고 있다”며 “향후 전기차 모델 대응을 위한 R&D 투자가 안정화되면 배당성화 강화를 목표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수급난은 완화되는 추세라고 판단했다. 임 연구원은 “현대차·기아는 2021년 3월을 피크로 생산이 감소해 2022년 3월에 기아는 인도 공장 3교대 전환한다”며 “GM도 실적 발표를 통해 2021년 3분기를 저점으로 생산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어 “2022년 4월에 볼트 생산 재개가 예정되어 있으며 GM의 2022년 판매목표 가이던스는 25~30%로 글로벌 업체 중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또 “2022~2023년 출시되는 현대차·기아 전기차 모델 8개 차종에 LED 램프를 납품하며, G80을 제외하고는 제네시스 전 차종에 LED 램프를 납품하고 있다”며 “2025년 이후 제네시스 전 차종 전기차 전환의 수혜주가 될 전망”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2월24일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미국 내 생산 차질 영향으로 4분기 실적이 부진했다고 지적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4만2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하향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박준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해 “원재료비 상승, 종업원급여 증가,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주요 고객사 생산 차질 지속 등으로 추정한다”며 “특히 미국 테네시 공장의 가동률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GMC Terrain 차종의 생산량이 2021년 하반기 내내 사실상 전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4분기 매출액은 컨센서스를 10.2% 상회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박 연구원은 “양대 고객사 모두 생산 및 출하가 2020년 4분기 대비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보였음에도 에스엘의 매출액은 오히려 성장했다”며 “헤드램프 침투율 확대 및 완성차 믹스 개선에 따른 블렌디드 평균단가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1년 4분기 중 고객사 완성차 생산 차질 물량이 10%였다고만 가정해도, 정상적인 환경에서 8000억원 중후반대의 매출액을 시현할 수 있는 아이템 포트폴리오가 갖춰진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고 말했다.
올해 전망에 대해서는 “LED 헤드램프 침투율 확대에 따른 평균단가 상승, 양호한 고객사 도매판매 가이던스, 북미지역 램프 공급 차종 증가 등 매출 성장의 근거가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21일 KTB투자증권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올해 실적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며 목표주가 3만3000원, 투자의견 ‘매수’를 신규 제시했다.
유지웅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사의 최대 주가 트리거는 에스엘 아메리카를 필두로 한 북미 자동차 산업 턴어라운드”라며 “현대기아·GM을 현지 대응하는 구조이며, 2022년 하반기부터 자동차 산업 가동률 회복이 점쳐지고 있어 구조적 수혜를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대기아의 경우 미국은 에스엘, 멕시코는 현대모비스가 각각 현지 램프대응을 하는 구조로, 알라바마·조지아 공장 가동률 개선 또는 증설시 동반 증설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현대차의 경우 미국 알라바마 공장의 생산능력 대비 현재 현저하게 가동률이 낮은 상황으로, 전기차 라인업 확충이 가시화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는 고객사 확대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동사는 최근까지 현대기아·GM을 중심으로 공급해 왔으나, 향후 유럽 프리미엄 메이커로도 고객사 확대 기회를 확보하고 램프산업의 경우 특성상 과점형태를 띄고 있어 신규 고객사 확보 시 지속적으로 수주가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GM의 경우, 기존 벤더인 발레오에서 대응하던 북미볼륨 상당부분이 에스엘로 이전되는 그 과정에서 대형SUV, 픽업트럭 수주가 이뤄진 상태로, 2023년부터 매출 현실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영업이익으로는 1834억원을 추정하며 “2022년 1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이익모멘텀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