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e종목] 한국카본, 모빌리티 소재 외연 확장으로 성장 기대감 ↑
NH투자증권 "타 모빌리티와의 접점 확대…조선업 의존성 낮아질 것"
[데일리인베스트=김지은 기자] 탄소섬유 및 합성수지 제조 기업 한국카본이 LNG선(천연액화가스) 보냉재 수주 증가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에는 친환경 모빌리티 소재 부문의 성장세도 가팔라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한국카본은 탄소섬유 및 합성수지 제조 기업으로 1984년 9월 설립됐다. 선박용 LNG 단열재 시장에 진출한 이후 현재까지 경쟁사인 동성화인텍과 선박용 단열재 시장을 양분 중인 상태다. 주요 고객사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으로, LNG 운송의 필수요소인 보냉재를 공급하고 있다.
제품별 매출액 비중은 선박용 LNG 단열재(76%), 유리 섬유 시트(12%), 카본(6%), 기타(6%)로 구성됐다. 최근 선박용 LNG 단열제에 대한 의존성은 낮추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자동차, 항공기, 철도 차량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복합소재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영업 확대 및 시설투자를 진행 중이다.
특히 한국카본이 기술력을 보유한 탄소섬유 복합재는 수소 모빌리티 시장, 항공기 소재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재료로 활용 범위가 넓다. LNG선 외에도 적용 분야가 많아 무한한 성장 동력을 장착한 셈이다. 신사업 투자와 연구개발(R&D) 등을 위한 재무적인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월5일 1만4350원으로 고점을 기록한 한국카본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더니 지난해 8월20일 995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반등 조짐을 보이며 1만2000원 안팎에서 오르내렸지만 지난해 11월29일 다시 9890원을 기록하며 저점을 찍었다. 등락을 거듭하던 주가는 지난 14일 1만2200원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15일부터는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1만1000원 안팎에서 움직였다. 지난 25일에는 전일 대비 3.52%(400원) 하락하며 1만95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국카본은 최근 LNG 보냉재를 중심으로 수주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카본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말 수주 잔고는 6340억원으로, 2019년 말 3720억원, 2020년 말 4790억원에서 증가 추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올해에도 계속 보냉재 수주가 증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매출처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LNG선 수주가 이어지면서 보냉재 수주가 늘어날 공산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LNG 보냉재는 LNG를 실어 나르는 운반선과 LNG를 동력으로 움직이는 추진선(컨테이너선, 벌크선 등 포함) 모두에 필요한 핵심 자재”라며 “국내 조선사들의 LNG선 수주가 늘면서 LNG 보냉재 수주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더욱이 한국카본은 LNG선 보냉재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미래 연료로 꼽히는 액화수소 보냉재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탄소섬유 등을 활용한 복합소재는 항공우주와 미래 모빌리티 분야 등에서 친환경 경령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스라엘 국영 항공방산업체 IAI와 ‘걸프스트림 G280 항공기 꼬리날개 구조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2018년 IAI와 함께 합자회사인 한국항공기술케이에이티(KAT)를 설립해, 군사·민간용 수직이착륙 무인항공기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재무 안정성도 조선 기자재 업체 중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차입금은 2500억원 내외로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수준도 되지 않는다. 1년 치 이익으로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고도 남는다.
또한 10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사실상 차입금이 없는 무차입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순현금만 700억~800억원 규모다. 이번 실적 개선으로 현금성 자산이 축적되면 투자 여력으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카본은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중공업과 ‘LNG 수송선 화물창용 초저온 보냉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해 12월29일 공시했다.
현대삼호중공업과는 161억원 상당의 공급 체약을 맺었으며 이는 2020년 연결 매출액의 3.91%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중공업 역시 322억원 상당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 연결 매출액의 7.81%에 해당하는 규모다.
증권가도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한국카본에 대해 선박용 보냉재 기업에서 모빌리티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목표주가 1만5000원과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4일 “LNG 운반선 발주 프로그램에 따른 수혜로 수주잔고가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선박용 보냉재 부문에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2021년 3분기까지 보냉재 부분에서 1년7개월 치 수주잔고 확보에 성공했다”며 “4분기에도 LNG선 발주가 강세를 나타냈고, 2022년 1월 현재도 LNG선 발주가 지속되고 있어 현재 수주잔고의 추가 확대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주잔고 규모는 향후 2년 치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보냉재 관련 생산 가동률은 100%에 근접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한국카본의 2021년 4분기 실적은 매출액 928억원, 영업이익 1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3%, 8.7%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연구원은 “한국카본 실적과 관련해 별도의 우려 요인이 포착되지 않았으며, 달러화 강세 등 단기 외부 요인도 긍정적”이라면서 “매출액과 무관하게 높은 설비 가동률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카본은 철도차량 판넬·풍력 블레이드·도심항공모빌리티(UAM) 프로펠러 등 경량화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비조선 분야 개척을 주요 사업전략으로 추진 중”이라며 “자동차·UAM·철도 등 타 모빌리티와의 접점 확대 노력으로, 조선업에 대한 의존성은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이프투자증권도 한국카본에 대해 시장 지배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26일 “단열재를 구성하는 부품 중 트리플렉스가 있다”며 “한국카본의 경우, F-트리플렉스는 글로벌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R-트리플의 경우는 글로벌 독점 구조”라고 했다.
이어 “이는 1년 반 수준의 수주 잔고이며 카타르 LNG선과 같은 대형 조선사들의 메가 딜이 확정될 경우 괄목할 성장세를 나타내며 수익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글로벌 LNG선 점유율은 수주 잔고 기준 72%”라며 “글로벌 LNG 수요 증가에 따른 전방산업의 활황은 직접적으로 수혜 요인이 될 것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우주항공, 레저용품, UAM 추진체 등의 산업재 진출시 선발자 이점을 극대화하여 높은 시장 점유율 형성 또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카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865억5338만원으로 전년 848억8197만원 대비 15% 감소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294억5515만원 손실로 전년 629억5205만원 손실 대비 5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30억3944만원으로 전년 동기 479억914만원에서 적자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