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완제의 증시 엿보기] '풍력 테마주' 씨에스윈드·유니슨의 앞날은?
[데일리인베스트=조완제 기자] 20대 대통령선거가 내년 3월9일 치러집니다. 문재인 정부가 종료되는 날은 내년 5월10일입니다. 그날 새 대통령이 취임하게 됩니다. 정권이 바뀌면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호재를 맞는 종목이 있는가하면 악재로 평가되는 곳도 있게 됩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가장 주목을 받은 종목은 코로나19 관련주였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문재인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한 ‘그린뉴딜’ 중 풍력주도 각광을 받았습니다.
풍력주는 지난해 7월 중순 문재인 대통령이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할 즈음을 전후해 오름세를 탔습니다. 이미 많이 보급된 태양광 관련주는 상승 모멘텀이 약하다고 보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풍력주로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입니다.
풍력주의 대장은 씨에스윈드입니다. 중산풍력이라는 사명으로 2006년 설립된 씨에스윈드는 풍력발전 타워와 풍력발전 타워용 알루미늄 플랫폼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2014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씨에스윈드는 이후 7000~2만원(권리락 감안 가격. 이하 동일)에서 움직였습니다.
그러다가 정부의 그린뉴딜 추진 소식이 흘러나오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뛰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7월초 2만원이던 주가는 지난 2월초 10만원 근처까지 치솟았습니다. 7개월 만에 주가가 400% 가량 뛴 것입니다. 이후 소폭 하락해 최근에는 8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풍력발전시스템을 생산하는 또 다른 풍력주인 유니슨도 놀라운 주가 상승률을 보여줍니다. 지난해 7월초 1600원대이던 주가가 지난해 9월초에는 7000원대로 치솟았습니다. 두 달 만에 400% 가까이 상승한 겁니다. 다만 고점 대비 약간 떨어진 씨에스윈드와 달리 최근 유니슨은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난 36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풍력발전기를 생산하는 동국S&C, 해상풍력 구조물 등을 생산하는 삼강엠앤티, 풍력발전용 부품 생산업체인 씨에스베어링 등도 지난해 중반 이후 300% 이상 올랐습니다.
그렇다면 이들 종목의 주가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먼저 앞선 이명박 정부 때 ‘녹색성장’ 테마주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008년 8월15일 광복절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를 열겠다고 했습니다. 이후 원자력발전·자전거 등 녹색성장 테마주들이 들썩였습니다. 삼천리자전거는 2008년 10월 2000원대에서 2009년 5월 3만원대까지 급등했습니다. 원전 계측제어설비를 생산하는 우리기술은 2008년 10월 400원대에서 2010년 1월에는 5000원대로 솟구쳤습니다. 두 기업 모두 10배 넘게 폭등했습니다.
그러나 삼천리자전거는 이명박 정부가 끝나갈 무렵인 2012년 6000원대까지 떨어지며 고점 대비 5분의 1 토막이 났고 우리기술도 600원대로 무려 90% 가량 폭락했습니다. 하락의 주된 원인은 주가가 상승한 수준으로 실적이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과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이 상당히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을 다 아실 겁니다. 따라서 주가도 판박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권불오년(權不五年)이란 말이 있습니다. 고사성어 권불십년(權不十年)을 우리나라 대통령 임기로 수정한 것인데 아무리 막강한 권력도 5년 못 간다는 뜻입니다.
좌파든 우파든 군사정권이든 문민정권이든 새 대통령은 전임자의 정책을 이어받는 경우가 그동안 거의 없었습니다. 정권이 물러나면 그 정책도 운명을 같이 하게 됩니다. 따라서 씨에스윈드·유니슨 등 ‘문재인 테마주’도 실적이 따라주지 않으면 쇠락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큽니다. 풍력주 투자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