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탐구] 친환경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현대중공업, 9월 코스피 상장

공모 희망가 5만2000~6만원…내달 7~8일 일반 청약

2021-08-18     박지원 기자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으로부터 물적분할되어 2019년 설립됐다. 조선, 엔진기계, 해양플랜트 부문 등의 생산업을 주력으로 영위하고 있다. [사진출처=현대중공업]

[데일리인베스트=박지원 기자] 현대중공업이 지난 1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절차에 돌입해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공모주식수는 1800만주이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5만2000~6만원으로, 공모 예정 금액은 최대 1조800억원이다. 9월 2~3일 기관 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9월 7~8일 청약을 받아 9월 중 코스피시장 입성을 목표로 한다. 공동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이다.

현대중공업은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친환경 사업을 통한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5대 연구개발 사업 및 자재 구매자금으로 활용한다.

현대중공업의 사업은…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으로부터 물적 분할되어 2019년 설립됐다. 조선, 엔진기계, 해양플랜트 부문 등의 생산업을 주력으로 영위하고 있다. 각 부문이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조선 75.4%, 엔진기계 18.3%, 해양플랜트 5.5%이다. 
 
현대중공업 조선 부문의 주요 제품은 액화천연가스(LNG)선, 액화석유가스(LPG)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컨테이너선, 특수선 등이 있다. 현대중공업은 1972년 조선소를 건설한 이래 지난해까지 세계52개국 323개 선주사에 총 2069척의 선박을 인도했다. 
 
현대중공업은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 따라, 친환경 선박 시장을 새롭게 선도하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LPG 이중 추진선을 수주했다. 또한 VLCC 부문에서도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탈탄소화 등 다양한 환경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 및 검토하고 있다.  

엔진기계 부문에선 2행정 저속 엔진과 4행정 중속엔진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엔진기업인 덴마크 만디젤&터보(MAN Diesel&Turbo), 스위스 빈터투어가스&디젤(Winterthur Gas&Diesel)사와 장기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디젤, 가스 및 이중연료 엔진 등 2행정 대형엔진에 대한 원천기술을 제휴 받아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2000년 독자 기술로 4행정 중형엔진인 힘센엔진을 개발했다. 현재까지 60여개국에 1만2000여 기기가 수출되어 중형엔진 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부문에선 부유식 설비와 고정식 설비를 제작하고 있다. 부유식 설비란 생산된 원유를 정제하고 이를 저장하여 셔틀 탱크나 기타 이송 장소에 하역할 수 있는 방식을 이른다. 고정식 설비는 근해에 설치해 석유나 가스를 생산한다. 

지난해 매출 52% 늘어…올해 상반기 실적은 ‘주춤’

현대중공업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9467억원으로 전년 2조2117억원 대비 16,5% 줄었다. 영업이익은 4226억으로 전년 653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3514억원으로 전년 1억원에서 적자전 환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8조3120억원으로 전년 5조4566억원에서 52.3% 늘었다. 영업이익은 325억원으로 전년 129억원에서 151.9%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4314억 손실로 전년 889억 손실에서 385.2% 늘었다.  

나이스 기업정보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동종산업 내에서 △활동성-중위 △수익성-하위 △안정성-중위 △성장성-상위 △규모-최상위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조선경기 침체는 위험요소…올해는 코로나19 완화로 수주 확대

현대중공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및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조선경기 침체를 위험요소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해상 물동량이 감소하며, 2016년 전 세계 발주량은 198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 및 선주들의 의사결정 지연으로 신규 수주가 감소했다. 

반면 올해는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코로나19 확산 완화 기대 및 물동량 증가에 따른 컨테이너 운임상승으로 수주가 확대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요인으로 신규수주가 부진할 경우,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사들이 지출하는 임금과 시설운영비 등 고정비 부담이 커지며 조선업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환율 차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 위험도 존재한다. 조선업의 경우 선박대금이 대부분 달러화로 결제되기 때문에, 수주시점의 환율과 실제 선박대금을 수령하는 시점의 환율 차이에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늘며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미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합의, 브렉시트 합의, 중국 경제 회복 등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엔 경제 재개 지연에 대한 우려로 다시 상승했다. 

현대중공업은 “환율 하락은 제품의 가격상승을 초래해 매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도 “당사는 파생상품 및 외화결제를 통한 환헤지 정책을 채택하고 있으므로 환율변동에 따른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선박의 주요원재료인 조선용 후판 등, 철강 제품의 가격상승도 위험요인이다. 특히 선박은 계약 후 일정 시점이 지난 후 건조가 시작되므로, 가격 변동 리스크가 존재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글로벌 경제의 빠른 정상화로 철광석 수요가 늘어나는 데 더해, 경기 회복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후판 가격이 최근 상승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생산에 소요되는 적정 수준의 주요 원재료를 적절한 비용으로 적시에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에 사업, 재무상태, 영업실적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공모자금으로 환경규제에 선제적 대응·미래 성장동력 발굴 

현대중공업의 공모가 밴드 최저가 5만2000원으로 산출한 조달금액은 9271억원이다. 이는 연구개발 및 자재 구매자금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우선 연구개발 자금에 7578억5000만원을 투자한다. 최근 조선산업의 환경 규제 및 안전 규정이 강화되며, 친환경 고효율 선박으로의 선박 교체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환경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가스선 화물창 및 화물관리 시스템 100% 독자 모달 개발 △고효율·친환경 솔루션 기반 온실가스 규제 대응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십·자율운항, 전기추친 솔루션 개발 △자동화·디지털 기반 스마트 조선소 구축 △암모니아·수소연료 추진선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등 5대 연구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공모자금 중 1223억4500만원을 선박건조 등 자재 구매자금으로 사용한다. 최근 조선업의 선박대금 입금구조는 선박 건조 완료 후, 인도시점에 선가의 50% 이상을 수취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처럼 신조선 건조 진행에 따라 매출대금이 회수되지 않기 때문에, 늘어나는 수주 속에 원활한 자금운영을 위해 자재구매 대금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